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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홈페이지_www.yeongkyeongkim.com
작가와의 대화 / 2017_0518_목요일_11:30am
기획 / 양지영
관람시간 / 11:00am~10:00pm
공간 이다 alternative culture space IDA 경기도 하남시 검단산로 271(창우동 249-7번지) Tel. +82.(0)31.796.0877 blog.naver.com/space-ida
도시의 확장은 퇴적된 시간과 더불어 오래된 주택가와 골목길, 구도심 상권의 쇠락 등 개발의 그늘을 고스란히 잉태한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앞에서 오래된 주택과 건물, 골목, 지붕, 타일 등은 한갓 구시대의 유물로 비춰질지 모른다. 도시들의 지난 몇십 년 동안의 여정은 끊임없이 개발과 자본을 축적하는 과정 속에 아파트와 신도시들이 우후죽순으로 건설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제 도시들은 무차별적인 재개발시대의 광풍을 지나 '도시재생'이라는 화두를 맞이하고 있다.
오래된 동네의 풍경은 자본과 문화 등 다양한 사회현상과 맞물려 급속하게 변하며 새로운 지형도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장소의 소멸'과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정서'를 온 몸으로 체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기도 하다. 골목, 지붕, 타일 등의 사라지는 것들은 앞으로 '다가오는 것들' (Things to come) 앞에 담담히 마주서서 많은 사람들의 다채로운 기억으로 간직될 역사와 추억을 되새길 것이다. 단지 원도심의 집적체들을 복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길 바라며, 지난 몇 년 동안 포착한 아니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작업의 결과물들을 통해 다양한 가치와 긍정적인 삶을 발견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원도심과 구도심의 재생을 위한 되살리는 것만이 목표가 아닌, 미래 발전의 동력을 과거에서 찾는 일이 목표가 되는 바램과 더불어 말이다. ■ 김영경
About Things to Come ● 도시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변화와 갈등, 발전 가능성들을 들여다본다. 이제까지는 도시가 확장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신도시나 뉴타운으로 그 범위를 넓혀 왔다면 현재는 도시 자체가 가지고 있는 발전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것은 지난 과거의 흔적을 송두리째 지워왔던 개발의 논리가 치달아왔던 그 속도를 잠깐 멈추자,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성찰의 공감대를 우리들 모두가 형성했기 때문이다. 요즘 도시재생이란 단어를 빈번히 사용하는 것도 우리가 살아온 환경을 보존하는 것이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그만큼 깊이 인식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Things to Come에서 김영경은 이러한 도시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곧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그리고 방치되어 있던 원도심의 풍경에 주목한 작업들을 재구성해 보여준다. 즉 김영경의 사진은 원도심의 골목 풍경, 골목을 구성하고 있는 집(지붕)의 다양한 형태와 색채, 재개발 지역 철거 현장에서 드러난 타일이라는 세 가지 소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영경이 원도심의 골목 풍경에 주목하게 된 것은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서 살았던 그의 유년 시절의 체험에서 기인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골목 풍경에서 사적 기억과 시간들을 돌아보기도 하고, 구도심의 밤풍경이 만들어 내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오랜 시간 방치되어 낙후된 골목 풍경은 밤이 되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가로등 불빛 아래 빛바랜 집들의 다양한 색채들은 평소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골목의 진풍경을 만들어 낸다. 에드워드 호퍼의 밤의 풍경처럼, 도시의 화려함 뒤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을 김영경 의 골목 밤 풍경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골목 풍경 속에서 김영경은 또한 가옥의 지붕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 원도심 풍경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오브제의 하나로서 지붕을 바라본 것이다. 그의 사진 속 기와지붕, 기와지붕을 흉내 낸 인조 기와지붕, 기와지붕과 비슷한 형형색색의 슬레이트 지붕은 그 형태와 색채들만으로도 지역색을 드러낸 이색적이고 오묘한 풍경들을 만들어 낸다.
나아가 김영경의 시선은 철거된 구조물 속 파헤쳐진 다양한 모양과 색채의 타일들에 머문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가옥의 속살들이 재개발을 위해 원도심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타일 또한 그에게 유년 시절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오브제 중의 하나이다. 김영경은 이러한 구성체들을 하나의 생명체로 여긴다. 그것은 과거의 흔적으로 존재하는 사물로서의 그 오브제들이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도 현재 진행형으로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도시 형성 초기부터 도시의 중심이 되었던 장소를 우리는 원도심이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낙후된 원도심을 부수고 다시 짓는 개발의 방식에서 벗어나 원도심이 지닌 장소의 중요성과 의미 속에서 새로운 발전 가능성들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경이 직접 밝힌 바 있듯, 장소의 소멸과 사라지는 오브제들에 대한 정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서 원도심은 다시 도시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다만 과거의 시간과 공간이 집적된 장소성 탐구에 집중한 김영경의 『다가오는 것들』은 그 발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미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지난 시간과 역사에서 오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 양지영
Vol.20170422b | 김영경展 / KIMYEONGKYEONG / 金暎卿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