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ir Landscape

땅의 기운과 공기의 온도 차로 대기에서 알 수 없는 신기루와 같은 너울거림을 볼 때가 있다. 아지랑이와 다른 무게를 지닌 이 묵직함은 오랫동안 뇌리에 남는다. 뚜렷하지 않은 형상과 다시금 언제 볼 수 있을 거라는 기약 없이, 기억으로만 자리 잡고서는 어느 순간부터는 그 찰나의 감정이 더 크게 마음 한 켠에 놓여 있게 된다. 작가 유정현이 보여주는 형상들은 개인적으로 그런 의미를 증폭시키는 이미지들로 들어난다. 무언가의 뚜렷한 형태를 띄기 보다는 전체가 숨 쉬는 듯한 움직임으로 숨차 오르는 그런 묵직함으로 말이다.

유정현_달의 그림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180cm_2017

유정현_경계의 면_170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50cm_2017

유정현_경계의 면_170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50cm_2017

유정현_도시식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10×100cm_2017

유정현_두개의 움직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10×150cm_2017

턱 밑까지 밀려오는 호흡의 치받치는 답답함 보다는, 내 쉬어야 할 때를 기다리는 숨고르기. 작가는 금번 전시의 신작들에서 이런 무게를 품고 있다. 형상의 잔상으로 설명되지 않는 그런 너울거림을. ■ 이진성

Vol.20170215g | 유정현展 / YOOJUNGHYUN / 劉正賢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