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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석 블로그_blog.naver.com/kkarak2004
초대일시 / 2016_1227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화인 GALLERY FINE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287 씨클라우드 호텔상가 111,112호 Tel. +82.(0)51.741.5867 www.galleryfine.net
이름하여 날로 먹는 화가, 기생 미술의 창시자 ● 1 짜잔 한 그림들을 모아 보았다. 아니 그림이 꼭 아니라고 해도 좋겠다. 편의상, 직업상 만들고 쓰였던 그림이라고 하자. 개인적으로는 물건이란 표현이 더 좋긴 하지만, 그동안 대사에 쓰인 것 보다는 잔잔한 쓰임새로 세상의 언저리에서 살짝 드러낸 작업이다. 그리고 까마득하게 잊고 살아온 단상들을 추가하였다. 예전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외지에 나와서 사무나 행정 일을 주로 보기 때문에 그때그때 생각나는 구상을 모아두었다가 언젠가는 여유가 있을 때 한꺼번에 작업을 모조리 완성할 것이란 생각이었다. 과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하지만 간간이 했던 작업을 가끔 보이면서 세상에 본의 아니게 간섭도 하고 새로운 화파를 창시하는 성과를 보이는 듯도 하였다. 이름하여 날로 먹는 화가, 기생 미술의 창시자가 된 것이다. 여기에 일조를 한 것이 네이버의 블로그와 그 이후로는 페이스북이었고 세상의 자잘한 골칫거리로 만들어진 사건들이기도 하였다. 이를 편의상 드로잉이라 하고 3.8.6은 인생을 계속 따라다니는 나의 세대 명칭이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작품의 가격이 3만 원, 8만 원, 6만 원짜리인 소장 금액으로 하려다가 3천 원, 8천 원, 6천 원의 다이소의 액자 가격으로 정정하였다. 사실 더 싸게 구매하였다. 그러니깐 작품의 원가를 일부 밝히는 전시 제목을 채택한 것이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림을 하면서 대중들과 허물어야 하는 과제와 그림의 깊이는 배치되지 않아야 한다는 일념 곧, 대중들이 그림이란 이런 거라는 고상하게 알고 있는 것들의 허위의식에 대해 의심을 권하는 방편으론 그리 나쁘지 않은 듯하다. 그림이 작품이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하여야 한다는 것과 예술의 가치는 어느 지점에 존재하는 것일까? 그때그때 쏟아내는 시사저널과 같은 것은 아닐 진데 또 그것을 외면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예술의 가치 또한 마찬가지라고 본다. 거기다 새로운 가치의 창출은 더더욱 재주보다는 심장과 간의 튼튼함을 먼저 요구하기 마련이다. 왜냐 예술이란 표현을 하는 것이 주된 목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표현과 발표와 자유의 관계는 이런 것이다. 머리와 심장과 간이 튼튼한 예술가들의 헛짓거리가 한국사회에서 계속되길 바라본다.
2 히트하지 못한 위대한 명작! 댓글 티셔츠와 그것을 담은 깡통의 원본인 댓글 붓글씨를 선보인다. 2015년 초 국정원의 댓글 공작이 드러나기 시작할 때 '댓글'이란 단어는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그 의미에 보태져 제18대 대통령 부정선거를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 달리 부정선거라 주장하지 않아도 댓글만으로 무엇을 주장하는지 즉답이 된 것이다. 하지만 본 작업은 아주 건전한 26자의 댓글을 담았다. ● 요즘 내가 사는 망원시장은 현금카드가 쓰이지만 어떤 가게는 아직도 현금으로만 거래되기도 한다. 문제는 카드와 현금이 함께 가능한 집도 있다는 것인데 단, 조건이 1만 원 이상 구매를 하여야 한다. 1만 원이 채 안 되어 붉은 감을 5개 더 샀는데 하나를 깎아보니 떨 감이었다. 할 수 없이 창틀에 놓고 홍시가 되길 기다리며 4개의 감을 오며 가며 보면서 드는 생각일랑 4개라는 감의 숫자는 곧장 4월 16일을 연상하게 되었다. 이 추운 겨울에 4월을 떠오르게 하다니 겨울 속의 4월 16일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 다시 지난해 남북고고학자들의 초청으로 개성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이런, 박근혜 정부 하에 북조선을 방문하게 되다니, 개성은 처음이 아니지만 줌인 기능의 카메라 규제는 여전하였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럴 때는 카메라를 포기하고 그냥 스케치북에 연필을 선택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는 판단을 하였다. 행사용 방문이라 스케치는 걸어가면서 또는 뛰면서 해야 하는 실정이다. 안내원 동무들의 시선은 당연히 끄는 것이고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마련이다. 북한이란 용어를 쓰지 말라는 월경 교육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자연스럽게, 긴장 없이 나오는 북한이란 말에 "아무도 안 봤으니깐 일 없음네다." 하는 배려까지 받으며 날로 그린 몇 점의 스케치 작업도 있다.
이왕 북조선 이야기가 나왔으니 너스레를 한 판 더 떤다면 2014년 앗싸라비아의 창작단이 만든 「청와대 침몰」이란 미완의 작업이 남한의 인터넷 계를 강타하면서 그 이후 북조선의 TV에서 여러 차례 소개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은 유튜브에 있는 영상마저도 삭제가 되었다. 그러니깐 실제로 미술로 남북교류를 한 셈이다. 그리고 2016년 박근혜 정부 탄핵정국에서 선보였던 박불똥 화백의 1987년 작품을 합성한 패러디 작업 「나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부(담)스럽습니다」를 광화문 광장에서 들고 있는 장면이 조선 로동신문에 화보로 게재되었으니 또다시 남북 미술 교류의 쾌거를 이룬 것이 아니겠는가? 믿거나 말거나 그러나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는 남북의 제도와 정치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정치 분야의 정체 현상과 뒤꽁무니 따라오기는 지도가 아니라 민폐를 끼치는 낙오에 가깝다. 나머지의 작업들은 전시장에 와서 보길 바란다. 시간은 딱 7일 그리고 부산 해운대. 꼭 필요하지 않으면 안 와도 그만이다. 세월은 어찌 흘러갈지 모르니깐 ■ 배인석
Vol.20161226c | 배인석展 / BAEINSOEK / 裵仁錫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