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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1216_금요일_05: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써드플레이스 The 3rd Place 서울 중구 동호로17길 178(신당동 432-1915번지) Tel. +82.(0)2.2633.4711 www.facebook.com/3rdplace2016
몸 속 장기는 직접 육안으로 볼 수 없다. 기계를 통해서 그것도 아찔한 과정을 거쳐야 볼 수 있다. 직접 볼 수도 없는 장기를 사실적으로 그리려는 것은 불확실성에 토대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그림이다. 그 실패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은 무지(無知)와 그 무지(無知) 앞에 서 있을 때 마주하게 되는 무력감(無力感)이다. ● 우리가 마주하는 실체는 대부분 그 안에 진실을 숨기고 있다. 그 진실도 보는 입장에 따라 유기체적으로 변화하는 속성 때문에 그저 일부만 공유된 가치인지도 모른다. 가증스러운 외피가 싸고 있던 그나마의 진실은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그 일부 실체를 드러낸다. 그 실체를 마주한 다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결국 알 수 없는 속 안에 이미지를 보려는 시도는 무엇을 보았느냐가 아닌 보고자 하는 노력에 그 허무한 목표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복잡한 의료 기계들은 장기를 이미지화 한다. 이미지화 된 장기는 문제점을 조금은 더 단순화 시켜 보여줄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문제를 해석하고 분석 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그 무기력 하지만 최선의 방법으로 고통스럽게 몸 속을 보면 그 안은 혼돈과 낯설음 그 자체다. 불완전하고 혼돈한 삶을 오히려 더 정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 몸 안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나이 만큼의 서사를 가지고 존재한다. 유사한 병에 반복적으로 걸리고 새로운 항원에 여지없이 굴복했거나 어쩌면 지난번의 실수를 기억하고 이번 만큼은 세균의 변화에 속지 않고 승리 했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누구나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들리는 이야기가 있고 읽어내야만 하는 이야기가 있다. 들리는 이야기를 듣는 게 수월하다. 능동적인 건 언제나 번거롭고 힘들다. 약간의 용기와 최소한의 지식도 필요하다. 하지만 읽어내야만 하는 이야기가 확률적으로 진실에 가깝다고 믿고 싶고 그것이 결국 배반하더라도 외면하지 않고 들여다보는 태도를 가질 때 뻔한 굴레로서의 삶에서 조금은 다른 지점으로 이동한다. 힘들게 읽어낸 이야기가 결국은 비극일지라도 그 비극의 역사를 읽어낸 순간 내 태도는 달라진다. 비록 명료한 단 한 가지는 몸속 이야기는 시간 안에서 만들어지고 시간 앞에서 사멸된다는 것이지만. ■ Dr.Lucy
Vol.20161216e | 박지은展 / PARKJEEUN / 朴芝恩 / draw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