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Stroll 散策

작가 김재경은 특정한 상황의 구성을 통한 극적 내러티브를 서술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그 대신 자신만의 상징적 기호체계를 만들어 인물들에 투영함으로써 주어진 정보를 마치 색인표(index) 같이 찾아들어가는 재미를 선사해 준다. 제각각의 크기이지만 작품 속 형상들은 주어진 색에 따라 규칙적인 형태를 가지고, 각각의 색과 형태는 인물들의 심리적 내면 상태를 드러낸다. (중략) ● 눈이 닿지 않는 바닥 한편에, 천장 아래 조명 트랙 위에도, 심지어 벽과 벽이 만나는 뜻밖의 자투리 공간에도 작품과 이야기가 숨어 있다. 색과 형태는 작가에 의해 주어졌지만, 그 심리상태에 대한 해석은 감상자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공중에 매달려 빙빙 돌아가는 인물들 속에서 타자가 아닌 나의 내적인 자아와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비록 넉넉한 공간은 아니지만 아크릴 인간들의 배회 속에 '나'의 모습을 투영할 때 비로소 우리는 작가가 마련해 준 산책길로 초대를 받게 된다. ■ 김석모

김재경_산책_아크릴_가변크기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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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일상의 여유, 즐거운 감정, 자연과의 만남이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사람, 꽃, 나무, 개, 고양이, 새 모두 자연의 일부이다. 산책은 실제로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걷는 것이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정신의 자유, 내면과의 만남이기도 하다. 작가의 감성으로 만들어진 공간을 관람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거닐었으면 한다. 이 산책 공간은 동네의 작은 공원 일수도 있고, 혹은 일상의 다른 곳들, 새로운 경험의 순간들, 새로운 사람들, 또는 책 속의 어떤 시공간일수도 있다. ■ 김재경

김재경_산책_아크릴_가변크기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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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ough my work of art, I intend to suggest the joy of our daily lives and communing with nature. People whom we meet while strolling in a park, flowers, trees, dogs, cats, and birds can be part of nature. Taking a stroll seems to be a physical act, but it is actually to find one's true self and sing praise of life. I hope the viewers can walk joyfully on a space created from my artistic sensitivity. The space might be like a small park near your house, familiar places that we walk around, moments when we experience new things, new people, and a particular time and space in a book. ■ Jaekyung Kim

Translation / 김윤경 Kim, Yoon Kyung Photography / 김도형 Kim, Do Hyeong

Vol.20161012c | 김재경展 / KIMJAEKYUNG / 金宰炅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