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ring by line 선으로 걸치다

Dream Time story;Tracing 드림타임 스토리;트레이싱 ● 2015년 호주 노마딕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참여한 5명의 한국 작가들은 테넌트크릭(Tennant Creek)에 위치한 바클리(Barkly)에서 노마딕 체류와 함께 창작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17일간예술가들의 모든 흔적을 담기 위해 다큐멘터리 영상제작 팀(지토패밀리(주), SBS방송사 컬처클럽 기획방영)이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본 영상은 2015년 9월17일부터 총 4부작이 방송되었다. 사막에서 예술로 꽃을 피운 예술가들의 여정과 창작의 프로세스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노마딕적 예술가들의 행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호주 원주민 예술과 그들의 문화를 체험하고 그들의 스토리를 투사하여 작품으로 이어가는 소통의 시간을 이동 경로에 따라 저자의 시각으로 풀어보았다. 드림타임 스토리가 가득한 신화의 비밀정원을 향한 예술 여정은 이방인 이라는 설정으로 스스로 낯선 광경에 맞서서 일상적이고 익숙함을 벗어나 광대한 자연 속으로 밀려들어가는 최소한의 실천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참선의 자세를 갖는 것이다. 앞으로 지속될 예술 여정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태도, 붉은 사막 위에 놓인 작품들의 의미와 삶에 대한 철학적 명상은 이 시대에서 주요하게 읽혀야 하는 메시지이다. ■

다발킴_예술을 걸치다 Wearing Arts_ 천연가죽, 네오플렌에 작품 승화전사, 바디폼_160×40×15cm_2016

다발킴_풍만한 Voluptuous_종이에 레드 잉크, 의상제작 작품_240×240×129cm_2016

시간의 누적은 삶과 공간에서 흐르는 생명체를 성장시킨다. 메마른 땅, 사막 한가운데를 찾아가보아도 그 공간을 휘감고 간 흔적들이 매 순간 쌓이기도 하고 떠나가 버려도 미세한 공기의 입자들이 온 몸의 세포를 자극한다. 나의 작업은 자극된 그 어떤 것이건 밀집된 덩어리로 걸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잠재된 것이기도 하고 무의식과 현존하는 것들과 혼합된 세상을 하나의 왕국으로 안내한다. 연약한 존재에 대한 애착과 시각적 강렬함을 이어 붙여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오브제들을 하나의 화면에서 조우하면서 박제한 리얼리티를 섬세한 블랙 잉크의 흐름으로 표출한다. 논리와 설명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을 그린다. 변태되어 있는 동물에 기계부속, 무기, 지도, 산수를 품고 있는 불완전한 객체를 이어 붙인다. 그것들은 이미 무언가로 인해 잘려 나간, 이미 가해진 상태이며, 난 다시 시술하고 고쳐본다. 나의 손은 무한정 부풀어져 가는 과정을 그리고 또 그리고, 치유한다. 노마드적 파노라마의 파편들이 나의 대뇌에 깊게 새겨져 있다. 늘 섭취하면 배설해야 하는 것처럼, 배설의 통로와 상호관계를 자연과 인간, 동물, 현실에서 익숙한 오브제를 도구로 이용하여 표현한다. 서로 상반된, 혹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나의 눈에는 너무 적절한 구성이고, 절경을 그대로 묘사한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 느낌이다. 해부하고 박제하는 일이 나의 작업에 일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오래된 것, 흔적, 시간의 나침반이 뒤로 돌아간 오랜 과거에 있었던 것처럼 꾸며낸 허상을 미래의 돌연변이처럼 각색한다. 알 수 없는 과학적 명칭들, 식물적 동물적 변이를 실험하고 기록한 고고학이나 자연과학을 연구한 드로잉들처럼, 난 이것을 나만의 잠재된(혹은 이상한)정물화라고 말하고 싶다. ■ 다발킴

Vol.20180925g | 다발킴展 / DABALKIM / installation.drawing.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