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이 피면 Camellias in Bloom

심혜정展 / SHIMHYEJUNG / 沈惠貞 / video   2016_0701 ▶ 2016_0723 / 월요일 휴관

심혜정_동백꽃이 피면_영상설치_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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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0701_금요일_06:00pm

오프닝 공연 / 금주악단(노래 '동백꽃','술을 마시고' 등)

매칭토크 / 2016_0706_수요일_06:00pm 김진영(미학,철학아카데미 대표)×심혜정 * 선착순 20명, 성함 및 연락처와 함께 [email protected]로 신청

주최 /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주말_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미디어극장 아이공 I-GONG Alternative Visual Culture Factory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5길 53 B1 Tel. +82.2.337.2873 www.igong.org

동백꽃이 피면-그 위치의 정치학 ● 전시 『동백꽃이 피면』은 세 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카니발」, 「사랑해」, 「동백꽃이 피면」이 그것이다. 그 중 「동백꽃이 피면」은 정통 내러티브 양식을 띤 한 여성의 동백꽃 같은 사랑에 관한 서사영화다. 동백꽃은 진실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니며 이모의 사랑을 대변하는 오브제로 등장한다. 심혜정은 이 작품을 통해 이모의 사랑으로 치환된 동백꽃의 사랑의 위치를 묻는다. 관객에게 이 사랑의 위치를 화두로 던지는 작품이 「카니발」과 「사랑해」다. 계단 아래에서 커다란 사운드를 울리는 「카니발」과 끊임없이 물기가 있어야만 가시화되는 「사랑해」는 이 시대 소수자가 갖는 사랑을 드러내는 장치다. 이데올로기에 의해 호명되는 사랑과 비가시화된 사랑의 스펙트럼에는 이렇게 지정학적 '위치'가 자리 잡는다. ● 작가는 '사랑은 인간 존재의 보편적 문제이자, 존재의 틀을 내파할 수 있는 혁명의 씨앗'이라 말한다. 즉, 이 전시는 이 시대가 규정한 존엄한 사랑과 비천한 사랑의 위치를 지정학적으로 드러내고, 비천한 사랑을 보편적 형식인 고전 내러티브 양식으로 재현함으로써 내파를 실현하려 한다. 고전 내러티브에는 이 영화가 허구라는 것을 잊게 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편집'이라는 영화의 몰입을 위한 장치가 내재해있다. 심혜정은 여기에 모종의 씨앗을 카니발 안으로 던져 넣는다. 「동백꽃이 피면」이 무연고자와 죽은 자의 위치에 놓인 환갑 넘은 이모의 사랑을 직시하고 있다면, 「카니발」은 카니발 축제에서 욕망을 풀 수 있는 주체와 그 울타리 밖에서 구경해야만 하는 타자의 존재를 논한다. 사랑이 가능한 '카니발' 안과 사랑을 할 수 없는 비체(卑體) 들이 들끓고 헤매는 '밖'의 경계는 그렇게 사랑과 욕망의 감정이 둘러진 지점이다. ● 그렇다면 사랑은 무엇인가? 이 사회의 비체가 할 수 없다는 '사랑'은 어떤 성질의 것인가? 심혜정은 「사랑해」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찾고자 한다. 작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글자에는 물이 맺혀서 흘러내리기 시작하고 녹아내리며, '사랑'이란 언어는 사라지고 습도만 남을 뿐"이라 말한다. 이렇게 죽은 이모가 남긴 몇 장의 동백꽃 사진과 동영상 속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사랑해」와 맞닿는다. 여기서 사랑은 언젠가는 물이 되고 기운만 남는 형체를 지닌 속성을 지닌 언어이다. 그 유리창에 '사랑'을 쓴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유리창에 '사랑'이란 글자를 보았던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어느 누구나 쓰고 볼 수 있는 욕망의 형체가 사랑이다. ● 전시 「동백꽃이 피면」은 그림자 위치에 놓인 사랑이 갖고 있는 속성을 탐구하며 사랑의 본질을 묻는다. 이 전시를 통해 우리는 작가가 던진 모종의 씨앗이 뿌려진 카니발 안, 사랑의 극장을 방문한다. ■ 김장연호

심혜정_카니발_영상, 사운드설치_00:10:00 (공동작업 / 영상_심혜정&사운드_조병희)

심혜정의 영화제목 「동백꽃이 피면」은 패러디이면서 아이러니다. 이 동백꽃의 아이러니는 가와바다의 소설 한 문장이 말해준다. 사랑하는 남자와 가출했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와 홀로 늙어가는 젊은 딸을 그는 이렇게 묘사한다: "돌아 온 딸은 종일 정원의 동백나무만 바라보며 지냈다. 빽빽하게 들어 찬 진초록 잎들과 붉은 꽃들의 성채처럼 보이는 동백나무는 한낮의 환한 햇빛을 안에 가두고 있었고 그 빛들의 그늘 속에서는 몰려 든 벌들이 미친 듯이 들끓고 있었다. 그 붉은 꽃들은 미처 피지도 못하는 채 아침이면 뚝뚝 떨어졌다" (가와바다 야스나리, 「잠자는 미녀」). ● 지독히도 붉은 동백꽃의 운명은 미처 다 피기도 전에 미리 진다는 것이다. 마치 스스로 그 붉은 빛을 견디지 못하는 듯 만개하기 전에 저절로 목을 꺾어 땅 위로 추락하는 동백꽃들. 심혜정의 「동백꽃이 피면」은 이 꽃의 운명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의 영화가 말하는 건 어느 부부 혹은 외로운 여인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오히려 영화는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불임의 삶과 세상을 동시에 지시한다. 속으로 타오르지만 아무 것도 피우지 못하는 소시민의 삶, 화려하고 소란스럽지만 아무 것도 새로움을 출산하지 못하는 조로와 불임의 세상 – 심혜정의 「동백꽃이 피면」은 이 필 수 없는 동백꽃의 진실을 해부하는 조용하면서도 날카로운 영화의 메서로 보인다. ■ 김진영

심혜정_사랑해_영상설치_00:08:00_2016

나는 사랑에 대해 관심이 많다. 사랑은 인간 존재의 보편적 문제이자, 존재의 틀을 내파 할 수 있는 혁명의 씨앗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젊은 사람들의 사랑이 아니라 오히려 타자라고 불리는 노인, 병자, 아줌마 들의 사랑에 주목한다. 생물학적으로 무력한 상태에 빠졌을 때 역설적으로 사랑과 욕망은 더 극명해지기 때문이다. 사랑은 유일한 탈출구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 마냥 아름답고, 핑크 빛이라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주체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주체의 죽음은 다시 시작 할 수 생의 에너지를 만든다. 이것이 내가 다시금 사랑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심혜정_동백꽃이 피면_영상설치_00:24:00

「동백꽃이 피면」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사랑을 막으려는 숨은 시스템, 아버지 권력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누군가를 무책임하고 엉망으로 살았다고 비난하지만, 과연 그들보다 '잘 살고 있는가'... 시놉시스 ● 주인공 연화는 중산층으로 평범하게 살고 있다. 연화는 어느 날 이모의 부음을 듣고, 아버지와 함께 장례식장을 찾는다. 이모의 죽음 소식에 아버지는 이모의 지난 삶까지 비난한다. 연화는 이모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이모의 핸드폰에서 동백꽃이 가득한 동영상을 보게 되고, 연화의 삶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심혜정_카니발_영상, 사운드설치_00:10:00 (공동작업 / 영상_심혜정&사운드_조병희)

프랑스 니스의 카니발. 카니발은 억압된 욕구, 욕망을 풀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카니발 안으로 들어 가지 못하고 밖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길게 둘러쳐진 펜스 틈새로 카니발을 구경하고 있다. 그들은 타자의 욕망(자본)을 바라볼 뿐이다. 안으로 들어 가지 못한 그들의 신체, 욕망은 밖에서 맴돈다. 그들의 욕망은 언어가 되지 못하고 파편적 음절, 소리가 된다.

심혜정_사랑해_영상설치_00:08:00_2016

수증기가 가득한 공간. 유리창에 '사랑'이라는 글자를 쓴다. 습도가 올라감에 따라 '사랑'은 선명해 졌다가 이내 흘러내린다. 점점 습도가 낮아지고, 수증기가 거치면서 글씨는 사라진다. 사랑의 언어는 사라지고 물기와 습도만 남을 뿐이다. ■ 심혜정

Vol.20160703d | 심혜정展 / SHIMHYEJUNG / 沈惠貞 / video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