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 – 기억의 미래 WHITE HOUSE

길음역 10번 출구로 나와 걷다보면 기이한 풍경이 펼쳐진다. 어른 무릎까지 내려오는 길이인 원색의 허름한 차양, 그리고 19세 이하 24시간 청소년출입금지라고 큼지막하게 쓰여진 문구, 분명 이 키치한 차양으로 인해 안의 장소는 밖의 그것과 분리 또는 유리되어진다. 이곳은 길음 뉴타운과 월곡 뉴타운 사이에 위치한 큰 사다리꼴 모양의 지형에 복잡한 골목들을 따라 오래된 건물들이 빽빽이 늘어서 있다. 이곳으로 들어가는 길은 십여 군데가 있지만 모두 차양으로 가리워져 있는 관계로 쉽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고가도로와 도심의 큰 도로 사이에 길다랗게 외딴 섬처럼 위치한 이곳에서는 하늘보다 주변의 고층 건물들이 먼저 눈에 보인다.

유혜경_遊 I_장지에 채색_30×30cm_2016

유혜경_遊 III_장지에 채색_22.5×15.8cm_2016

유혜경_遊 IV_장지에 채색_22.5×15.8cm_2016

유혜경_遊_장지에 채색_22.5×15.8cm_2016

유혜경_터-기억의 미래 WHITE HOUSE展_더텍사스 프로젝트_2016

유혜경_기억의 미래_오브제, 드로잉, 설치_가변크기_2016

유혜경_기억의 현재_오브제, 드로잉, 설치_가변크기_2016

이 전시의 작품에는 기억의 과거 속에 이 공간에서 일상을 살아갔던 그들과 비슷한 또래인 동시대를 살아가는 20대 학생들의 희망과 현재의 절망의 이야기를 적어 나뭇가지와 pc 파이프에 묶어 설치한 작품과 전국 각지의 많은 사람들이 보낸 컵홀더로 만든 오브제 산수화 작품도 있다.

유혜경_대체된 산수_오브제, 드로잉, 설치_가변크기_2016

유혜경_대체된 산수I_오브제, 드로잉, 설치_가변크기_2016

유혜경_미아리텍사스 새벽3시_오브제, 녹음기, 설치_가변크기_2016

유혜경_사랑의 찬가_영상설치_00:02:02_2016

유혜경_일상 그리고 삶_영상설치_00:02:50_2016

유혜경_희망_오브제, 설치_가변크기_2016

이곳에서의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동안 계절이 몇 번 바뀌었고 수많은 일들이 내 주위에 있었다. 유기적으로 인식되어지는 이 공간에 풀어내야할 작업들은 수시로 더하고 덜해지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이상 낯설지도 또 아프게 다가오지도 않는 일상적인 공간이 되었다. 전시를 위해 작업들을 펼쳐놓고 바닥에 주저앉아 설치를 하며 마치 이 공간에 나와 내 작업이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예술 작품을 존재의 진리가 스스로를 드러내는 장소로 이해하였다. 예술은 잊혀지기 쉬운 존재의 진리가 개방되는 사건, 작품화 되는 사건이다. 이 사건 속에서만 예술은 예술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일상적이지만 특별하기도 한 이 전시는 이 공간에서 일상을 보냈을 기억속의 그네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들이 공존한다. 이 공간도 일상이었으며 허물고 다시 세워져 또 다른 일상으로 채워나가는 꿈을 꾸는 공간일 것이다. ■ 유혜경

- 더 텍사스 프로젝트 오시는 길(이대로만 오시면 10분 내외) 1. 길음역 10번출구에서 300m 직진 2. 첫번째 삼거리에서 이동통신사를 끼고 우회전 3. 설농탕 소머리국밥에서 다시 한번 우회전 4. 한성 교회 지나서 좌회전 5. 천신암 표식과 등에서 다시 우회전 하시면 됩니다. * 이 곳은 청소년출입금지구역입니다. 전시방문을 위한 청소년의 경우는 성인과 함께 위의 경로로 이용하셔야 하며 그 외에는 출입이 제한됩니다. * 주차는 길음역 환승 주차장에 하시면 됩니다. (1일 주차 만원)

Vol.20160521i | 유혜경展 / YUHAEKYUNG / 劉惠鏡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