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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50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노암갤러리 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0)2.720.2235~6 www.noamgallery.com
유년 시절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방 모서리쯤에 보자기나 이불 같은 것으로 얼기설기 허름한 천막 비슷한 공간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안에 있으면 마치 기억에 잡히지 않는 어렴풋한 엄마의 자궁에서처럼 나는 행복했으며, 편안했다. 나만의 소중한 공간, 그렇게 소중했던 나만의 공간이었건만 살면서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숨막히게 분주한 현대인들의 삶속에서 가끔씩 고단해진 마음과 몸을 쉬게 할 그 어린 시절의 공간이 그리워졌다.
나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일정거리를 두고 위치한 작은 텐트는, 접촉을 잃어버린 현대사회의 하나의 반영이다. 마음 저편에 유폐시킨 오래된 상처와 불편한 기억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고 유유자적한 삶에 대한 지향들을 은유하고 있으니 산이나 텐트 등의 모티브는 내 그림에서 중요한 의미론적인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내심 속세를 벗어나 강호江湖에 은거하여, 세상사의 한적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려 했던 나의 솔직한 심경의 발로 같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
전통적 의미의 산수화가 산수를 체험하는 공감각적 교류를 전제로 하듯이 "와유(臥遊)"는 감정이입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흔히 동양화의 대표적 표현양식으로 언급하는 "이동시점(遊目)"을 예로 들어보면 이해하기 쉽다. 어느 한 장소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라 근경, 중경, 원경의 장소 이동으로 경험한 확장된 시선을 반영하여 그 장소를 온전히 감상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이는 심미적 주체의 시간적 경험에 따라 나타나는 의식의 변화와 여기에 또 다른 예술적 상상력에 의한 경험의 시각을 나타낸다. 이것은 바로 하나의 풍경이 그림을 보는 주체의 의지와 시점에 따른 차이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보는 이의 경험과 기억이 요소요소에 닿아 동적인 풍경이 종합적으로 완성된다.
나의 산수는 자연을 벗 삼아 노닐고자 했던 옛 문인들의 로망인 강산무진의 현대적인 한 형태로서,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게 하고, 우리가 구분 짓는 경계들을 모호하게 하며, 현대의 바쁜 삶에서 생각과 삶의 여유를 되짚어 볼 수 있게 한다. ■ 유혜경
Vol.20150506d | 유혜경展 / YUHAEKYUNG / 劉惠鏡 / painting.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