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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월요일_12:00pm~06:00pm / 화~일요일_11:00am~06:00pm
사이아트 스페이스 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3141.8842 www.cyartgallery.com
매체로서의 회화 그 구조가 가지는 의미들 ● 시대의 색(Color of Age-20140416304)이라는 명제로 진행되는 송영후 작가의 이번 전시에서의 특징은 하나의 작업방식에서 산출되는 세 가지 종류의 작업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세가지 종류의 작업이라고 말하는 것은 첫째는 종이 위에 색펜을 사용하여 픽셀처럼 작은 단위 면적을 불규칙적인 형태로 채워내는 방식의 일종의 드로잉 작업 부분이며 두번째와 세번째는 이 과정에서 색펜으로 그려지는 종이 밑에 먹지 그 자체 부분과 먹지 밑에 다시 종이를 둠으로써 먹지에 의해 처음 드로잉 작업에서의 흔적만 남겨진 단색조 드로잉 결과물이 남게 되는 부분을 말한다. 전시에서 세가지 부분이 차례로 나열되어 전시되므로 세 가지로 나뉘어진 작품은 각기 독립된 작품으로 보이게 되지만 사실 하나의 프로세스에서 발생된 것이며 일종의 레이어들을 분리해 놓은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작가와의 대화 가운데 이 작업들이 대상과 재현, 원본과 복제와 같은 회화의 작업 방식에서 본질적인 부분을 은유적으로 대체하여 표현한 작업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회화를 하는 작가 역시 역사를 기록하는 역사가처럼 눈앞의 현실 혹은 지나간 사건들에 대해 상호작용하며 그것을 해석하고 기록해내는 일종의 기록자로서의 위치에 있음에 대해 작가가 지금까지 주목하면서 작업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인간이 수행하는 이와 같은 작업 행위에 있어서는 부분적으로 손실과 오류가 있을 수 밖에 없으며 완벽한 재현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는 의도적으로 왜곡시키거나 착시를 일으키게 만들 수 있음을 작가는 그가 수행한 작업의 결과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전시제목으로 사용한 'Color of Age-20140416304'에서 숫자 부분은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날짜와 희생된 사람들의 숫자라고 한다. 그 당시 각종 언론매체는 다양한 형태의 보도를 하였고 매체마다의 정치적 경향에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채색된 형태의 보도를 하기도 하였다. 작가는 미디어 역시 기록하고 전달하는 프로세스가 작업매체와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것을 그의 작업에서 하나의 소재로 사용하고자 한 것 같다. 어떠한 사실을 기록하고 매체에 의해 옮기는 과정에서는 손실과 오류가 일어날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매체적 한계로 인한 오류와 의도적 왜곡 사이의 차이를 구별하기는 사실 매우 어렵게 된다. 작가는 대상의 재현, 원본과 복제 등의 회화의 전통적 문제가 결국 매체적 문제라는 점에서 정보의 손실과 왜곡과 같은 현상은 현대사회의 미디어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는 문제라는 것을 이와 같은 상징적 사건을 인용하여 시사성에서는 매우 강렬하면서도 조형언어라는 극히 완곡한 어법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송영후 작가는 결과적으로 이 같은 작업을 통하여 사물이나 사건을 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기록하고 재현한다는 것의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그 의미를 묻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적 형상단위와 레이어의 구조를 사용하되 수공예적 작업방식과 전통적인 복사원리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들이 함께 수평적 위치에서 비교되며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든 지점은 자신의 작업이 작업 과정을 통하여 형성된 어떠한 특정 이미지나 그것이 지시하는 형상과 의미들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다. 수평적 위치에 놓여진 작업의 프로세스를 대표하는 세 지점은 작가가 작업의 프로세스 그 자체와 작업에서의 전체 구조가 가지는 총제적 의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임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미술에서 최근의 작업들은 그것이 다루는 내용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이처럼 메타적 차원에서 예술의 구조나 사회의 구조 혹은 이와 관련한 작가의 태도 자체를 보여주는 경향들이 발견되고 있다. 예술은 이미 규정할 수 있는 범주를 너머 융합적 시각과 총체적 사유를 향한 매개적 지점으로 역할을 수행하면서 무한히 확장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영후 작가의 작업은 현대미술에서의 최근 경향처럼 확장된 예술개념 가운데 회화와 예술의 매개적 위치를 다른 시각과 차원에서 점검해 보도록 하는 의미 있는 작업으로 평가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 이승훈
Vol.20160412e | 송영후展 / SONGYOUNGHOO / 宋營厚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