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두는 밤 Turn on the Night

김윤수展 / KIMYUNSOO / 金潤秀 / installation   2015_1031 ▶ 2015_1206 / 월요일 휴관

김윤수_잊혀지지않는마음_벽에 별로 그린 글씨_가변크기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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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블로그_blog.naver.com/kimyunsoo03

초대일시 / 2015_1031_토요일_02:00pm_알떼에고

후원 / 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월요일 휴관

알떼에고 ALTER EGO 서울 마포구 망원동 399-44번지 1층 www.facebook.com/spacealterego

수토메 SUTOME 서울 마포구 망원동 472-20번지 Tel. +82.2.6349.5688 www.sutome.com

속도의 시대는 보이는 것들을 주시한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삶의 방식들은 우리를 찰나의 순간을 맞이하는 경이로움의 숭고함과 진정성으로부터 소외시킨다. 마네(Manet)는 수첩에 "TOUT ARRIVE"(모든 것이 온다)라고 적어 두었다.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어김없이 다가오고 지나가는 모든 순간순간들. 멈춤도 망설임도 없는 무심함은 매번 새롭고 놀라운 경이로움으로 나를 붙든다. 그렇게...지극히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이끈다.

김윤수_바람은쉼이없이세상의모든경계를어루만져준다_종이에 흑연가루_가변설치_2014-15

지난 가을,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된 개기월식을 바라보았다. 서로 다른 세 개의 세계들이 하나의 선(평행)을 그리는 시간동안, 빛은 어둠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진다. 어둠속에서 비로소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언어로 지어지기에 너무도 무르고 희미한 것들...그것들을 더듬어가는 일이 나에게 시가 되고 그림이 된다.

김윤수_달의소리 no.22_캔버스에 파스텔_19×27cm_2014
김윤수_달의소리(4/3600시간)_캔버스에 파스텔, 나무_30개의 드로잉 가변설치_2014~15

밤의 장막이 내리면 깊고 깊은 시간의 하늘이 눈앞에 다가선다. 서울을 벗어나 파주에서 지낸 날들의 밤은 도시 불빛의 뿌연 안개를 벗어나 사위를 에워싸는 짙은 어둠의 한가운데 있게 했다. 먼 시간과 '지금'의 아득한 사이의 공백을 메우며 끝없이 도착하는 별빛을 만지고, 서서히 차오르며 나를 감싸는 달빛의 공명을 그리는 시간... 밤의 하늘은 '지금' 뒤로 흩어지는 시간들을 거슬러 잃어버린 처음의 얼굴을 그려보게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 본연을 그리는 것... 나는 저편으로부터 서서히 귀환하는 사라진 것들의 반짝임을 붙잡아 둔다.

김윤수_그 밤_캔버스에 울트라마린블루 파스텔_27×22cm_2014
김윤수_그 밤_면천에 자수_52×36cm_2015

2011년 가을, 별로 쓰여진 글귀 '잊혀지지않는마음'이 인쇄된 종이를 놓아두고 안내문을 달아두었다. "이 별로 그려진 글귀 '잊혀지지않는마음'을 마주한 순간당신 마음에 잔잔한 물결이 일거나 한줄기 섬광 같은 반짝임이 스치거나 막연한 어떤 것으로든 다가오는 것이 있다면, 당신이 그 별을 데려가시길 바랍니다. 부디 그 별을 데려가시어 당신의 마음이 머무는 곳에 두시기 바랍니다. 그 별은 언제나 당신 곁에서 빛을 밝히고 있을 것입니다" 한 달여의 시간동안, 별을 데려간 97명으로부터 기록이 남겨졌는데, 이는 각각의 별들의 탄생기록과 좌표가 되어 '밤의 상자'에 보관되었다. 지난 1년 동안 나는 '그 별'들을 생각하며 97개의 밤을 캔버스에 그리고, 천에 수놓았다. 작업 '그 밤들'은 나와 당신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지지않고 반짝이는 그「별」들을 위해 밤을 켜두는 시간이다. '바다 저편'의 어원을 가진 '울트라마린'의 푸른빛으로 그려지고 문질러진 자리는 그림의 표면을 넘어 아득하게 깊어진다. 점처럼, 얼룩처럼 흔적을 새기며, 아련한 심연의 저편과 당신을 이어주기를 바란다.

김윤수_그 밤들(97개의 밤)_캔버스에 울트라마린블루 파스텔, 천에 자수_가변설치_2014~15

그 밤들, 당신에게 ■ 김윤수

Vol.20151031d | 김윤수展 / KIMYUNSOO / 金潤秀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