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집

연기백展 / YUONKIBAIK / 延伎栢 / installation.video   2015_1006 ▶ 2015_1128 / 일,공휴일 휴관

연기백_곁집展_송은 아트스페이스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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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1006_화요일_06:00pm

3 in 1 아티스트 토크 2015_1015_목요일_03:00pm~05:00pm_B2 S.Atrium 예약문의[email protected] (성함, 연락처, 동반인원 수 기재, 예약자 우선 착석 안내)

주최 /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 기획 / (주)로렌스 제프리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송은 아트스페이스 SONGEUN ARTSPACE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5길 6(청담동 118-2번지) Tel. +82.2.3448.0100 www.songeunartspace.org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국내 젊은 작가들의 역량을 키우고 이들의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지원하고자 작가를 선정해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그 네 번째 기획으로, 지역과 건물을 매개체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파생된 산물과 삶의 이야기들을 고찰해 온 연기백 작가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 연기백은 일상 사물과 공간에 관심을 두고 주변에 버려진 집의 물건들과 낙서, 벽지를 비롯한 다양한 흔적을 수집해 특정 장소에 축적된 개인사(個人史)와 사회 맥락을 되짚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물건 개개에 대한 작가의 면밀한 관찰은 국기(國旗)나 저고리 직물의 실을 한 가닥씩 풀어 해체된 결들로 형상을 재구성한 "漂, Fade"(2008) 작업에서 잘 드러난 바 있다. 이후 연기백은 동네에 버려진 물건들을 수거해 필요한 이들에게 빌려주고 돌려받는 중개소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 「냉천만물상」 (2010)을 제작했는데, 이는 기능이 상실된 채 표류하는 물건들을 현대사회가 지향하는 욕망의 지표로 바라보고 부지불식(不知不識)중에 간과된 가치들을 재고하는 작업이었다. 이웃으로부터 우연히 건네 받은 자개장의 몸체와 자개를 낱낱이 떼어 나무 본체들을 전시장 벽에 나열하고, 뗀 자개 하나하나를 낚시 줄에 매달아 자개장에 박혀있던 순서대로 맞춰 공중에 재배열한 「그린하이츠」 (2011)와 작가가 이사 온 당시 방 벽지를 뜯어 전시장 천장에 매달아 이전 방의 흔적을 재현한 「인왕산이 보이는 남쪽 창이 있는 방」(2013)은 일상의 면모를 주목하여 각각이 갖는 고유한 가치를 재조명하려는 탐색의 연장선에 있다.

연기백_물 이용 방식 세 번째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5

이번 전시 "곁집"은 기존 건물에 덧붙여 지어진 집이나 구조물 그리고 도심 한편에 형성된 집단 임시가옥들의 생성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반적으로 곁집은 개인의 필요나 환경에 따라 부수적인 구조물 형태로 지어지는데, 본 전시에서 연기백은 '곁집'의 의미를 본체에 의지하는 장치, 사물 및 구조에서부터 낙서를 비롯한 삶의 흔적 모두를 아우르는 삶의 태도로 바라본다. 다양한 곁집의 양상은 마치 숙주에 기생하는 방식과 같이 존재하며 작가는 이를 한 시대의 산물로 읽어내고 현대사회 이면에 숨겨진 가치들을 고찰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메자닌 천장에 매달려 설치된 작업 「물 이용 방식 세 번째」(2015)과 마주하게 된다. 이는 가옥의 빗물을 모아 배수를 원활하게 하는 빗물받이를 옮겨와 허공에 재현한 것으로, 건물에 밀착되어 눈에 확연히 띄지 않던 구조를 주시하게 된다. 한국 가옥에 등장한 빗물받이는 서구식 고층 건물이나 비가 많이 내리고 목조가옥이 대부분인 일본 건축양식에 적합한 장치로, 추녀가 긴 한옥에 굳이 필요 없는 곁집의 형태였다. 근대화로 유입된 빗물받이는 오늘날 부식을 막고 빗소리를 줄여 효율성을 극대화한 구조로 생산되고 있다. 함석지붕 위로 떨어지며 전시장 전체에 울려 퍼지는 빗소리는 한 세대에 풍미하던 녹슨 곁집 구조에 얽힌 시간의 추이와 기억을 공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연기백_낙엽이 달을 부수다_장판, 종이테이프, 핀_가변크기_2015
연기백_생각 산_비닐, 나무_가변크기_2015
연기백_낙엽이 달을 부수다_장판_가변크기_2015

「낙엽이 달을 부수다」(2015)는 낙서를 고찰한 작업으로, 두 개의 전시장에 나뉘어 전시된다. 첫 번째 전시실은 작가가 벽지 및 길거리 벽에 있는 낙서들을 비닐에 본을 뜬 후 폐기된 장판에 옮겨 글자 모양대로 잘라내 벽에 부착한 작품이다. 관람객은 현장에 쓰여 있던 낙서들을 구분된 공간 즉, '전시장'에서 '문자'로 명확히 읽게 된다. 다음 전시실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작가가 낙서의 본을 떴던 비닐 「생각 산」(2015)이 공간을 겹겹이 메우고 있어 수많은 생각과 글자들이 교차한 모습을 보여준다. ● 이어지는 전시실에는 어두운 불빛 아래 낙서가 오려진 수많은 장판이 바닥에 가득 깔려 있어 무심코 지나가면 그 흔적을 알아채기 어렵다. 작가는 시선이 모이는 '벽'과 시선이 분산되는 '바닥'과 같이 상반된 두 지점에 낙서 흔적을 옮겨 낙서의 가독성과 보여지는 방식을 비롯한 다양한 속성들을 고찰한다. 버려진 메모, 철거를 앞둔 건물 외벽, 겹겹이 도배된 숙소의 벽지, 빈집의 출구를 막은 합판 등에 남겨진 수많은 익명의 낙서들은 물리적인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우리의 삶을 점유하는 곁집과도 같다.

연기백_교남 55+가리봉 137_도배지, 나무_가변크기_2015
연기백_곁집 52-106 열 번째 장소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5

작품 「교남 55+가리봉 137」(2015)은 2013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장기 도배 프로젝트이다. 이는 도배사와 도배에 관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겹으로 도배되었던 벽지 층을 작가가 직접 뜯어내고 이를 물에 불려 하나씩 분리한 후 건조해 수십 년 전에 발라진 도배지에 남겨진 낙서와 여러 흔적을 살피는 작업이다. 벽지는 건물 가장 안쪽에 덧붙어 있기에, 연기백은 이를 거주자와 물리적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건물의 내피로 보고 여기에 배어있는 개개인 삶의 호흡과 양태들을 살핀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의 물리적인 크기와 시간의 깊이 모두를 아우르는 도배지의 속성을 조명하고자 현재까지 수집된 내용을 영상으로 상영하는 한편, 세밀한 흔적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도배지 조각들이 집중적으로 선보여진다. 2009년에 시작된 또 다른 장기 프로젝트 「곁집 : 52 - 106 열 번째 장소」(2015)는 사용되지 않는 잉여 공간에 구조물을 지어 작가가 전시장 인근 도서관 및 여러 장소에 무작위로 꽂아 놓은 책갈피 메시지를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작업이다. 책갈피를 발견한 사람만이 작가를 만나는 정보를 우연히 알 수 있어 작업이 누군가의 일상으로 우연히 개입되고 메시지에 응하는 사람과의 소통이 형성된다. 작가가 근무했던 당시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실습장 조교실 52-106호에서 시작되어 소마미술관 올림픽공원 잔디밭, 울산대학교 박물관, 테이크아웃 드로잉 카페 내부, 금천예술공장 외벽 사이 등 생성과 소멸을 거듭한 52-106 공간은 이번 전시에서도 전시장 밖에 설치되어 작품의 형성되는 방식처럼 작가와 참여자간의 대화 역시 특정한 주제 없이 즉흥적으로 오가게 된다. 또한, 이전에 진행된 프로젝트 "52-106호" 기록 영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에 일어나는 일들」(2009-2015)이 전시장에 상영된다. ● 시간의 흐름에 따라 퇴색하는 삶의 녹록한 물건과 공간에 숨을 불어넣는 연기백의 작업은 시대와 사회적 구조에 맞물려 유기적으로 형성되고 소멸하는 대상과 그 이면에 있는 가치들을 되짚어보고 표면 위로 드러낸다. 이처럼 잊히고, 가려져 있고, 가장자리로 밀리거나 덧붙어 서식하는 일련의 지점들을 향한 작가의 주목은 우리의 의식이 편중된 가치관에 매몰되지 않도록 환기하고 순환시키는 통로가 된다. ■ 송은 아트스페이스

전시 부대 프로그램『3 in 1 Artists Talk』 일시 / 2015년 10월 15일 목요일 오후 3-5시 (무료입장) 장소 / 송은 아트스페이스 B2 S.Atrium 참여작가 / 연기백(송은 아트스페이스), 한경우(salon de H), 이수인(이유진갤러리) 신청방법 / 프로그램명, 이름, 연락처, 동반인 수 기재 후 [email protected]로 신청

Vol.20151006c | 연기백展 / YUONKIBAIK / 延伎栢 / installation.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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