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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중관(전후아) 홈페이지_http://www.hooam.pe.kr 블로그_http://blog.naver.com/jujukey
초대일시 / 2015_0926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09:30am~06:00pm
코리아플라자센터홀 Korea Plaza Center Hall 4501 North Rd. #103 Burnaby BC, V3N 4J5 Canada Tel. +1.604.474.0806
이번 전중관 작가의 전시는 첫 해외 전시이고, 첫 드로잉 작품의 전시이다. 이 드로잉은 2013년 어느 소설가의 편린소설(片鱗小說) 『우리의 사랑이 끝없이 투명할 때』의 내지에 넣을 목적으로 그린 그림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의 바람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 그의 드로잉은 자신의 감정의 데이터를 기록하는 일종의 레코드 장치다. 생각이 잡히면 언제 어디서나 손에 잡히는 필기구로, 근처에 있는 아무런 용지에다 그려둔다. 일종의 생각의 메모요, 사색의 발상 스케치인 셈이다. 그의 드로잉은 사색 당시에 주로 선으로 그려지지만, 나중에 꼼꼼하게 채색되어진다. 그래서 흡사 수채화 같다. 그 중의 일부는 다시 보완되어져,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 그의 작업과정의 내면을, 밖에서 작은 문틀을 통해 들여다본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받아들인 삶의 공간과 관성적으로 움직였던 인간 세상의 활동을, 우리는 다시 그의 눈을 통해 새롭게 보게 되고, 그것들의 다양한 본질에 접근하게 된다. 그것들은 각자에게 내재된 '존재 이유(raison d'être)'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다양한 표정으로 변환되어, 그의 드로잉이나 작품 속에 나타난다. 예술가는 일상생활이 예술적 대상으로 전이되는 순간을 포착하여 작업하기 때문인 것 같다. 작가는 이러한 전이를 가능케 하고 사물의 상태와 속성을 변화시키는 주체이므로, 그것을 자신의 의도대로 의미를 부여하여 재구성하고, 결국에는 그만의 '예술적 표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림이란 무엇이며,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는가?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면, 누구나 일생동안 공통적으로 씨름하는 화두다. 작가마다 해답은 다를지 모르나, 그도 예외는 아니어서―오랫동안 그 물음에 천착해온 그는―나름대로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사람을 이해하려는 데서 출발하여 그림을 그리자.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가장 창의적이지 않겠는가?" 이는, 자신을 향해 내리치는 매서운 죽비이기도 하고, 그의 작품세계를 대변하는 짧은 말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삶과 더불어, 사회 어느 곳에서나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평범한 이웃의 삶을 작가 자신의 삶으로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하여, 인간의 내면 깊숙이 가라앉아 있는 자의식을 길어 올리려 한다. ● 그리고 그것은 작가 자신의 투영의 한 방식인 것이다. ● 그는 다년간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이면에 가려진 '진실'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장님들이 거대한 코끼리를 만져보고 나서, 자기가 만져본 부분의 감촉만으로 코끼리의 진면목을 잘못 파악하는 우화에서 보듯, 어떤 일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역설적(paradox)인 시각과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게는―다른 사람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심안(mind's eye)을 가지고 있다. 즉, 그만이 가지고 있는 '거꾸로 보기'라는 특유의 시각으로 사물을 걸러내어, 비가시성의 세계로까지 확장시키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거꾸로 보기'는 세상을 보는 '역설적 뒤집어 보기며, 엿보기'다.
그는 자신의 작업 태도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그림을 그리는 데는 작가마다 특이한 작업 방식이 있다. 누구는 이에 대해, '즐기면서 그려야한다' 고 말한다. 그러나, 내게 있어 그림을 그리는 것은 매우 고통스런 작업이다. 한 달 동안 한 점도 그리지 못한 적이 있는가 하면, 사흘 밤낮을 계속 그렸는데도, 그 결과 그것이 마음에 전혀 들지 않아 모두 지우느라 참담한 마음으로 며칠을 지새운 적도 있다." 이어서 그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정말 즐거운 작업이기도 하다. 인생살이의 고단함에 비해, 거기에 의미를 붙이는 것은 너무도 행복하고 즐겁다. 그것은 이리저리 사고한 발상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에, 나름대로 긍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상호 모순되는 것처럼 들리는 작가의 이 말은, "예술은 슬픔과 고통의 산물"이며, "사람은 모두 예술가로 태어나지만, 예술가로 남는 것은 매우 어렵다." 라고 말한 파블로 피카소의 견해와 상통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가 예술가로 살아 남기위해 더욱 노력하라고 말할까, 아니면 자신의 건강을 위해 이제는 좀 쉬라고 말할까? 어려운 물음이다. 그러나 전중관은 마음으로 움직이는 작가이기에, 그의 사고와 체력이 다음 진행되어갈 길을 알려 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다음 작품들이 더욱 기다려진다. ■ 김성식
Vol.20150926a | 전중관(전후아)展 / JEONJOONGKWAN / 全重官(厚兒)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