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알려준 것들 Momory of the Breeze

이진영展 / LEEJINYOUNG / 李珍暎 / photography.installation   2015_0905 ▶ 2015_0925 / 월요일 휴관

이진영_바람기억 Memory of the Breeze_투명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_191×150cm×2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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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홈페이지_www.jinyounglee.org

초대일시 / 2015_0905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12:00pm~01:00pm / 월요일 휴관

우리들의 눈 갤러리 Another Way of Seeing 서울 종로구 화동 23-14번지 Tel. +82.2.733.1996 www.artblind.or.kr

이진영의 암브로타입, 감각의 완성을 향해 ● 이진영의 6번째 개인전 "바람이 알려준 것들(Memory of the Breeze)"에는 하늘 속 구름 이미지의 다양한 변형이 소개된다. 작품들 사이를 서성거리다 보면 마치 구름이 떠있던 그 둘레의 공간을 구름과 같이 빼내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구름을 찍으면서 하늘의 대기(大氣)와 대기 속에 번져있는 파장들이 더불어 빠져나와 사진에 담긴 듯하다. ● 이진영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근본적으로 중요한 점은 그녀가 창작 과정에서 사용하는 특정 방법이다. 이진영의 사진 이미지는 작가로서의 개념적 상상력과 작품을 만드는 '방법'이 계속 긴밀하게 상호 작용하는 속에서 만들어져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진영은 선택한 특정 방법을 통해 관객에게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꽉 차게 전달하려고 한다. 경험에 대한 완전감(完全感)을 투영하고자 노력한다. 따라서 풍경, 인물, 대상을 담은 사진 작품들을 만드는데 있어서 완성된, 보다 꽉 찬 시각적 인식을 유도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적인 개입이 중요하게 된다. ● 이진영은 과거에 여러 종류의 방법을 실험했다. 그러다가 습판 인화술(wet collodion process)이 가져오는 묘한 불완전함과 불명확함이 주는 시각적 효과에 만족을 느껴 그 방법을 쓰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감광제가 마르기 전에 암실로 가져가 현상까지 끝내야 하는 제작 과정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낀 먼지나 이물질(異物質)이 최종 작품의 이미지로 영원히 같이 남는다. 결국 (습판 인화술에 의한) 필름 현상을 해야 하는 '한계 내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것과 (그 과정 중에 생기는) '자연스런 사고'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 이 둘이 이진영의 예술을 만드는 요소이다. ● 이진영은 자신이 친숙하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나 장소를 사진 찍을 때는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진영은 작가 노트에서 '나에게 있어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주변의 환경에 적응해 내려는 내 식의 궁리이다'라고 밝혔다. 작가는 적응을 하고 불편함을 풀어내기 위해 촬영하는 대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그 대상과 친밀해 지려고 한다. 그러면서 그 대상과 대상을 둘러싼 모든 것을 시각적으로 풀어 낼 수 있는 이미지를 찾으려고 한다. '낯설음'을 없앤다는 것은 곧 '알아간다' 것이며, 이 과정이 이진영이 생각하는 예술의 의미인 것 같다. 이렇게 낯설음을 풀면서 대상에 대해 친밀해지는 과정 중에 포착된 이미지들은 모두 뜻밖에도 단순하고 불분명하다. 작품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작가의 관심이 어느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전체의 모습에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이진영의 작품 안에서는 뭔가 칼로 자른 듯이 명확하고 분명한 어떤 것은 없어지지만, 전체를 바라보는 인식의 초점은 더 깊어진다. 대상의 물리적 형태의 명확성이 없어졌지만 대상 주변의 추상적 분위기가 확대 된다. 바로 이 추상적 주변으로부터 대상과의 '친밀화' (혹은 '대상을 알아가는 것')가 형성되는 것이라 하겠다. ● 작품 '바람 기억'과 '하늘 정원'은 작가가 몽골의 고비 사막에 2주동안 몽골과 한국의 다른 예술가들과 함께 체류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 때 이진영은 처음으로 사막의 거대한 적막을 경험하였다. 사막의 고요함은 바람, 햇빛, 하늘에 매달린 구름등 모든 자연 환경을 느끼는 감각들을 증폭시키는 그런 종류의 고요함이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사막의 마루에 구름이 남긴 그림자의 섬세함과 부유하는 상태에서 특히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작가는 회고했다. 그러나 '바람 기억'과 '하늘 정원'은 몽골 사막의 풍경이 결코 아니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몽골 사막의 자연 경관을 보고 느꼈던 감각들을 가장 꽉 차게 투영하는 것이다.

이진영_하늘정원 SkyGarden_투명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2장)_53.2×70cm_2015
이진영_하늘정원 SkyGarden_투명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2장)_53.2×70cm_2015

이러한 감각의 꽉 찬 경험을 달성하기 위해선 시도한 방법중의 하나가 서로 다른 암브로타입을 두께가 서로 다른 아크릴 케이스들 사이에 끼워 넣어 만든 1.2미터의 설치 작품이다. 두께가 다른 아크릴 케이스는 서로 다른 양(養)과 강도의 빛을 통과시키고 비춘다. 서로 다른 형태와 구도를 가진 구름 이미지들이 투명한 아크릴 케이스를 사이에 두고 여러 겹이 쌓이면서 하늘의 손에 잡힐 수 없는 공간성과 무한한 깊이가 재현된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따라서 작가의 예술적 개입이 사진을 촬영했던 한 순간의 '한정된' 감각적 경험을 뛰어넘는 좀 더 완전하고 찬 감각적 경험으로 변형시켜준다. ● 또한 작가는 사운드리서치기반 설치작업을 하는 김준과의 협업으로 전시공간에 자연에서 채집되어 변형된 화이트 노이즈 형태의 사운드 결과물을 병치하여 관객들이 작가의 장소 특정적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진영_바람기억 Memory of the Breeze_투명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_93×71cm_2015
이진영_바람기억 Memory of the Breeze_습판인화술(암브로타입), 유리 네가티브원판, 아크릴, 쇠_ 12.6×9.6cm×2, 13.4×9.6×20.8cm_2015

암브로타입 작업은 변화에 민감한 많은 요소들의 상태에 작가가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구한다. 규격화되지 않은 일련의 수작업에 바탕을 둔 상호 연결되고 상호 의존적인 작업 과정이 최종 작품을 만드는 중심에 위치한다. 이러한 제작법을 고려해 볼 때 이진영의 방법은 단색화 작가의 제작 방법과 비슷한 점이 있다. 주요 단색화 작가들은 모두 개인적인 제작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색화 작가들은 작가의 제작법, 제작 과정을 통해 예술적 자아와 물질(미디엄)이 합일될 수 있다고 믿었다. 예술적 자아와 물질이란 개념은 은유적으로 의미가 확대되면서 종종 자아와 타자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필자의 생각에는, 단색화 작가들은 예술적 창작 과정의 진수(眞髓)를 소박하면서도 거짓이 없게 표현했다고 본다. 창작 과정이란 예술가가 선택한 물질에 물리적, 신체적으로 몰두하고 열중하는 것이며 이는 예술 자체를 정의하는데 있어 절대적인 중요성을 갖는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더 나아가 개인적인 방법을 통하여 만들어진 예술 작품은 지각의 잠재력을 크게 내포하며, 이는 단색화 작가들이 자신들의 주어진 삶과 세계를 받아들이는 방법이라고 인식되었다.

이진영_바람기억(Memory of the Breeze)_습판인화술(암브로타입), 유리원판사진, 아크릴+쇠, 쇠 지지대, 스피커, 엠프, 유리원판사진설치에 사운드_ 유리원판사진 12.6×9.6cm×6, 아크릴+쇠 13.6×9.6×120cm, 쇠 지지대 95×9.6×120cm_ 우리들의 눈 갤러리_2015
이진영_바람기억(Memory of the Breeze)_습판인화술(암브로타입), 유리원판사진, 아크릴+쇠, 쇠 지지대, 스피커, 엠프, 유리원판사진설치에 사운드_ 유리원판사진 12.6×9.6cm×6, 아크릴+쇠 13.6×9.6×120cm, 쇠 지지대 95×9.6×120cm_ 우리들의 눈 갤러리_2015
이진영_바람기억(Memory of the Breeze)_습판인화술(암브로타입), 유리원판사진, 아크릴+쇠_ 유리원판사진 12.6×9.6cm×2, 아크릴+쇠_13.4×9.6×20.8cm_2015
이진영_바람기억Memory of the Breeze_습판인화술(암브로타입), 유리원판사진, 아크릴+쇠_ 유리원판사진 9.6×12.6cm×2, 아크릴+쇠, 13.4×9.6×17.8cm(좌), 13.4×9.6×20.8cm(중), 13.4×9.6×15.8cm(우)_2015
이진영_바람기억(Memory of the Breeze)_습판인화술(암브로타입), 유리원판사진, 아크릴+쇠, 쇠 지지대, 스피커, 엠프, 유리원판사진설치에 사운드_ 유리원판사진 12.6×9.6cm×6, 아크릴+쇠 13.6×9.6×120cm, 쇠 지지대 95×9.6×120cm_ 우리들의 눈 갤러리_2015

단색화 작가들과 비슷하게 이진영의 제작법도 이진영이라는 작가만의 개별화된 과정이다. 이진영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뜻밖의 요소들'(우연적 사고들)과 '확실한 것'(촬영하는 대상)과의 융합 영역을 작업화 한 것이다. 즉, 이진영은 조심스럽게 상황이 그냥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한편 또한 조심스럽게 간섭을 한다. 어떤 각도에서 보면 이는 위험한 일이다. 이 위험함 속에서 이진영이 '뜻밖의 요소'와 융합하여 작업을 하는 것은 미술사적으로 볼 때, 단색화 작가들이 추구한 예술적 자아와 물성의 합일을 좀 더 모험적으로 탐험한 예술 행위이다. 통제할 수 없는 '자연스런 뜻밖의 요소'를 예술 제작에 연루시키는 '창의적 위험 지대' 속에서 이진영의 작품은 번성한다. ● 이진영의 작품에 관객이 끌리는 이유는 자연스런 사고들이 끼어 섞여서 생긴 불확정한 분위기 때문이다. 자연스런 사고와 원래의 촬영 대상인 중심 소재가 합치되어 나타난 이미지는 이진영의 작품에 섬세하면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부여한다. 이러한 '합치'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경험의 강렬함을 실현한다. ■ 케이트 림

Vol.20150910f | 이진영展 / LEEJINYOUNG / 李珍暎 / photography.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