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WALK

이강화展 / LEEKANGHWA / 李康和 / painting   2015_0908 ▶ 2015_1011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이강화_리듬-律_캔버스에 유채_97×194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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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요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인천신세계갤러리 INCHEON SHINSEGAE GALLERY 인천시 남구 연남로 35(관교동 15번지) 신세계백화점 5층 Tel. +82.32.430.1158 shinsegae.com

신세계갤러리는 2015년 인천대표작가 전시로 『이강화: 산책』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자연 풍경이 미적 대상물로 거듭나는 이강화의 작업에 주목하여 기획한 전시이다. 이강화는 작업 초기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늪지의 생태, 주변의 식물들과 같은 소소한 자연의 모습을 작품으로 끌어들였으며, 자연은 그의 핵심적인 모티브이자 이미지다.

이강화_신화_혼합재료_112×162cm_2015

이번 전시에는 그의 지속적인 관심사인 자연의 조각들이 담겨 있다. 평범하고 시시해 보이기도 하는 엉겅퀴, 흐드러진 들풀과 이름 모를 꽃들이 화면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작가가 자연에서 직접 관찰한 이 식물들은 독특한 제작방식을 통해 사실적이면서 서정적인 분위기로 재현되고, 그 생명력이 전해주는 신비로움과 위안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 있다. 버려진 목재문에 그려진 나팔꽃 넝쿨의 생생함은 실재와 예술작품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이강화_생명1-力_혼합재료_62×178cm_2015
이강화_생명2-力_혼합재료_70×178cm_2015

산책하는 작가의 시선과 감성을 따라가듯 섬세한 필치로 묘사된 작은 풀꽃 한 포기의 생명력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고 깊은 내면의 울림으로 전해진다. 이것은 작가의 예술관과 자연관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으로, 예술과 아름다움의 가치가 특별한 것만이 아닌 작은 풀꽃 하나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또한 서둘러 발전하고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차분히 주변을 살펴보며 소소한 자연, 일상과 미술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것도 이번 전시의 의미가 될 것이다. 이강화 작가는 얼마 전 작업실 화재로 인해 그 동안의 소중한 작품들이 소실되는 안타까운 사고를 겪었다. 이번 전시는 이강화 작가의 사라진 작품들을 재탄생 시켜 다시금 그의 미술과 정신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신세계갤러리

이강화_인연_혼합재료_60.5×91cm_2015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시점을 어디쯤 두어야 할 지 몰라 헤매며 시작한 작업이다. 작가에겐 최악의 상황일 수밖에 없는 작업실 화재로 인하여 잃은 것들이 비단 작품뿐만은 아니기에 나를 둘러싼 이야기의 맥락은 분절과 확대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스스로를 자연의 한 포기 생명력에 비유하기도 하고, 녹아들고 여과되고 성장하는 자연의 순환을 터득하는 기회로 삼아보고자 예전처럼 자연에 묻기도 하고 자연을 끊임없이 모방하기도 했다.

이강화_만남Ⅱ_혼합재료_33×77cm_2015

상투적인 것들이 가장 가슴에 와 닿던 시간들...그래서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하는 표절 아닌 표절이 진실로 남게 되는 우(遇)를 범하게 되더라도, 잿더미가 되어 사라진 작품들을 재탄생 시키며 스스로를 위로해야 했다. 과거가 내게 던져놓은 현재의 무게는 오래도록 중압감으로 남았지만, 나를 다스리게 하던 효과적인 도구들 – 숲 속의 작업실, 온실 속 작은 정원, 저녁노을을 치마폭처럼 감싸 안은 바다, 내게로 와 처음으로 꽃을 피운 배롱나무, 그리고 텃밭의 상추와 토마토 -은 지난여름 나를 지켜주던 오랜 벗이었음을 이제는 고백해야 할 것 같다.

이강화_축제-엉겅퀴_혼합재료_78×62cm_2015
이강화_소망Ⅱ-엉겅퀴_혼합재료_72.5×91cm_2015

인천 신세계갤러리에서의 전시는 지난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여는 초대 개인전이다. 우포늪과 습지, 생명을 주제로 주변의 소소한 풀들을 감성으로 담아내던 그 시절과 별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자연을 통해 터득한 담담한 소재들이 때가 되어 질서를 지키며 차례대로 꽃을 피우는 봄꽃처럼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세월의 힘을 담았다.

이강화_가을단상_혼합재료_69×145cm_2015

허술하게 피는 꽃은 없단다. 소중하고 참된 과정들이 아름답듯이 이 또한 흘러가리니... 그동안에 그렸던 작품들이 소실되어 다시 펼쳐 보이는 기회다. 없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로워지지 않았을까... ■ 이강화

Vol.20150909k | 이강화展 / LEEKANGHWA / 李康和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