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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그리다 GALLERY GRIDA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2길 21(창성동 108-12번지) B1 Tel. +82.2.720.6167 www.gallerygrida.com
엉뚱한 꿈을 꾸었는데 내가 사물이 되는 꿈이었다. 바위였는지 의자였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몸은 둔중했고 의식은 아련히 남아 가눌 수 없는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카프카의 벌레인간처럼 자신을 스스로 이상하다 여기지 않았다. 심지어는 불편해 하지도 않았었다. 생명체가 아닌 사물이 되는 것은 흔치않은 경험이지만 그것은 제법 그럴법한 세계로 사람이 사물이어도 아니면 의자가 내가 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었고 숨을 쉬지 않아도 심장이 있고 생명이 있는 것들과 없는 것들의 구분조차 느낄 수 없는 당연한 세계였다.
작업을 하다보면 도통 알 수 없는 것들이 뒤섞이기도 한다. 형상이나 색들이, 이것들과 저것들이, 경험했던 것들과 경험치 못했던 것들의 구분이 사라지게 된다. 보여 지는 세계와 보여 지지 않는 세계를 동시에 바라보기도 하고 한때 자신의 의지였던 것들이 먼데서 부는 바람 같이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작업의 시작은 자신을 세상과 그 밖의 모든 사물로부터 분리시키는 데서 출발하지만 돌고 돌아 같은 자리를 곱씹고 더뎠던 기억을 기어이 이끌어내 온갖 것들의 마음 상태를 헤집고 다니면서 자란다. 꿈에서 사물이 되었던 나는 추호의 의심 없이 자신을 어떤 사물이라 받아들이는데 어느 쩍에는 작업을 하는 나의 상태가 그러하다. ■ 이강욱
Vol.20150909c | 이강욱展 / LEEKANGWOOK / 李康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