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공의 꼬리 Tail of the Blue Ball

망망대해의 우주에는 공들이 떠있다. 빛깔도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수천억 개의 공들 중 한 파란 공 위에 현재의 우리가 거주하고 있다. 이 파란 공의 수십억 년의 역사는 인류의 끊임없는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지의 시간이다. '그러하였다.' '그러하였을 것이다.' 로 가늠하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그러할 것이다.' 로 추측하는 미래 또한 누군가에게 확답 받을 수 없는 질문이다. 이 불완전한 이야기의 빈틈을 틈타 나는 습관, 수집품들, 추억들과 현재의 주변 그리고 대중 매체들을 통해 수집한 지구의 동식물들과 기상변화들을 편집, 조합하여 또 다른 지구 혹은 독자적인 어느 행성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채원_오래된 밤의 은신처_캔버스에 유채_112.2×193.9cm_2014

이채원_Blanket Monster_캔버스에 유채_112×112cm_2014

이채원_a Rainbow Bird, Mt.Cat,_캔버스에 유채_41×31.8cm×2_2015

이채원_a Monster-Mt.Face1, a Monster-Mt.Face2_캔버스에 유채_41×31.8cm×2_2015

이채원_태양 아래 함께 춤을 Dance Under the Sun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5

이채원_파란 공의 꼬리_합성수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5

이채원_Black Sun_애니메이션_00:01:09_2015

꼬리뼈로만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우리의 꼬리는 직립보행 이전의 원시적 형상, 기원에 가까운 근본적 상태를 상징한다. 본 전시 『파란 공의 꼬리』는 인간의 잃어버린 꼬리처럼, 행성의 사라진 꼬리에 관한 우화를 다양한 매체로 담아내는 작업의 일환이다. 과거, 현재, 미래가 뒤엉킨 창조의 작업장, 자아를 자각하는 가장 첫 존재, 잊혀진 기억의 은신처, 달이 사막으로 내려오는 날의 밤, 수인(獸人)과 인간이 되길 반복하는 이, 항성과 행성의 순환하는 탄생과 죽음 등이 등장하는 우화는, 스스로 조차 모호한 나와 우리의 존재 그리고 우리 가까이 숨어있는 우주의 역사를 되짚어보게 한다. ■ 이채원

Vol.20150823g | 이채원展 / LEECHAEWON / 李采原 / painting.installation.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