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지각 Subtle Perception

이소영展 / LEESOYOUNG / 李素英 / photography   2015_0509 ▶ 2015_0523 / 일요일 휴관

이소영_위대한 탄생Great birth no.1_알류미늄에 UV프린트_140×105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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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509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빛뜰 bdgallery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226-5번지 Tel. +82.31.714.3707

도래할 어떤 것을 향한 열림, 그 차이들 자체를 탐색하는 여정 ● 작품 속 암흑의 공간은 명멸하는 찬란한 사물들을 찰나에 머물게 한다. 찰나는 '영원한 순간'이다. '영원'과 '순간'은 시간적으로 모순이다. 그런데 두 단어를 조합하면 역설적이게도 '의미 깊은 순간'으로 착상된다. 찰나는 물량적인 시간을 초월한 시간의 질적인 측면이며, 의미의 심층과 맞닥뜨리게 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작품 속의 사물들은 찬란함을 머금고 영원한 순간에 정지해 있다. 시간의 정지가 기억의 정지를 일으키기라도 한 듯, 정지된 공간은 직관적으로 존재를 새롭게 기억해내어 현실적 삶에 대입하도록 유도한다. 현실 세계에서 가능한 경험을 전혀 다른 길로 인도하면서, 마치 빗장을 풀고 사물의 진실을 알아채버리라고 이끄는 듯 말이다. 기억의 정지는 고정된 지시 기능과 상징 기능을 벗어버린 약동하는 미지의 것으로 이동시킨다. 이렇게 '새로운 무엇'이 되어버린 그것들은 의미론적 규명을 무한히 연장시키며 끊임없이 의미를 재-생성 한다. ● 작품 「위대한 탄생Great birth」 시리즈는 사물들에서 추출한 이미지 조각들을 조합하여 낯선 공간을 생성해 낸다. 이 일련의 합성이미지들은 수십 개의 레이어가 중첩되어 조성된다. 낱낱의 이미지들이 왜곡과 변형을 거쳐 얽히고설켜 결합과 분리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개별 사물들이 본디 지녔던 지시 기능이나 상징 기능과는 전혀 무관한 사물들로 탄생한다. 이러한 역동적 변형과정을 겪고 태어난 '새로운 사물'은 그 역동성을 머금은 채 시간을 정지시킨다.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마들렌 경험처럼 축적된 저 아래로부터 불쑥 튀어 오른 기억이 시간을 순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처럼, 시간을 정지시킨 그 순간 '새로운 사물'은 생소한 감각적 복합체로 다가온다. 이제껏 느껴본 적 없는 이 사물을 의미규정하기란 복수적이고 무한히 연장될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시간 없는 순간, 영원한 순간을 그리고 있다 해야 할 것이다.

이소영_위대한 탄생Great birth no.2_알류미늄에 UV프린트_100×180cm_2015
이소영_컬처 스트로크Cultre stroke no.1_렌티큘러_180×300cm_2014
이소영_미동Micromotion no.1_디지털 프린트, 디아섹_40×70cm_2015
이소영_미동Micromotion no.2_디지털 프린트, 디아섹_40×70cm_2015
이소영_섭동Perturbation no.1_알류미늄에 UV프린트_62×100cm_2015
이소영_섭동Perturbation no.3_알류미늄에 UV프린트_62×100cm_2015

예술작품은 존재가 세계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래서 위대한 작품은 화가가 자의적으로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이면에 충실히 다가감으로써만 얻을 수 있는 감응(affects)을 공명시킨 결과이다. 작품은 때로 우리가 설정해 놓은 범주들을 부수며 새로운 개념으로 가로지르도록 인생을 안내하기도 한다. 작품 「섭동Perturbation」에 등장하는 잎들은 주름-접혀있던 잠재력을 역동적으로 펼쳐내는 순간을 그린다. 잎이 떨림과 떨림으로 이어져 당혹스럽고 생소한 낯섦으로 다가오는 그 순간 세계는 멈춰버린다. 정지는 또 다른 운동의 계기를 품고 있듯이, 숨 막힐 듯한 세계의 멈춤 뒤편엔 운동이 도사리고 있다. 정지와 운동은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며 끝없이 반복하는 가운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든 얼굴들을 접고 펼치며 또한 모든 것이 되어간다. ● 모든 것은 변해간다. 하나에서 다른 것으로 이행할 지언정 결코 멈춤이란 없다. '모든 것이 주어졌다'가 아니라 '모든 것은 한꺼번에 주어지지 않는다!' 이미 현실화되고 부동화된 생산물들의 관점에서는 그 아래에서 꿈틀거리고 있던 변화하려는 경향, 새로운 형태를 발생시키려던 그 충동을 보지 못한다. 오로지 현실적인 형태들, 단단하게 결정지어진 듯한 그 겉 표면들만을 본다면 변이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다. 요컨대 나의 작업은 결정화되고 굳어진 형상들에 내포되어 있는 비가시적인 경향들, 변화를 머금은 역동성, 도래할 어떤 것을 향한 열림, 그 차이들 자체를 탐색하는 여정이다. ■ 이소영

Vol.20150509b | 이소영展 / LEESOYOUNG / 李素英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