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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310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_02:00pm~07:00pm
아트스페이스 너트 ARTSPACE KNOT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3210.3637 www.artspaceknot.com
위대한 소품_The greatest Props ● 여기 저기 곳곳에서 세상으로 향하는 발걸음들이 보인다. 지하철을 갈아타는 곳, 골목길, 길거리, 계단 앞에서, 문 앞에서 서성이는 사람들이다. 그들 중에서 나의 시선이 머무는 이들은 조금 특별하고 무언가 다른 모습들을 하고 있다. 의기소침해있거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등의 이제까지 내가 만난 적지 않은 인연들이 그들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공간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은 불편함과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와 그들이 공유한 공간은 특별한 공간으로 그 자리는 그들의 초상이 되었다. ● 나는 이들의 육체적 불편함과 비슷한 나의 부족한 모습들에 주목하게 되었다. 예술가로 살고 있는 나또한 많은 갈등과 결핍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난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은 존재로 자유롭지만 어려운 한계에 직면해있다. 모든 사람은 눈에 띄지 않더라도 여러 형태의 아픔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살아가면서 무엇을 하든지 아픔과 어려움은 누구나 견뎌내야 하는 과정인 것 같다. ● 만약 삶이 영화나 드라마라면 일상에 펼쳐진 아픔과 위기, 어려움은 드라마를 감동스럽게 완성시키는 필수요소일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소품처럼 자리하고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들, 불필요한 존재로 느껴지지만 어떤 모습의 인생이든 위대한 소품으로 이 세상에 자리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다. 아무리 하찮은 소품도 그것이 없으면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소품이지만 꼭 있어야하는 위대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 박수진
There are lots of footsteps to the world here and there. There are people in the subway transfer point, alleys, streets, in front of the stairs, and so on. People who have subtle differences and special appearances catch my attention. That’s because their appearances are similar to the acquaintances who I have become associated with. Sometimes they look depressed, mutter unintelligible words, and have mental or physical disabilities. The places where I met and had memories with them became special. The spaces turned into portraits. ● Since I’ve had lots of chances to see and spend some time with them, I have also discovered my own short comings. Artists like me have lots of conflicts and loneliness even though they usually feel free and independent. I think all the people have their own pain and difficulty, and struggle to keep life normal. That’s the common procedure. ● If our lives are movies or dramas, hardships and crisis are the essential elements. Even though some people are located in places like trivial props, they are absolutely necessary. Although they seem to be unnecessary, I believe they exist as the greatest props. All the small details can make dramas impressive and well-made. Everything has its own meaning. Without props, dramas cannot be interesting, and have variety or perfection. ■ Minky Park
빈 공간 속에 남겨진 인간의 온기 ● 작가 박수진은 노숙인들이 머물렀던 자리, 텅 빈 공간들을 그리고, 찍고, 또 이야기 해왔다. 작가의 눈에 비친 그들이 머물다간 그 자리는 더 이상 그저 그런 공간의 효용을 넘어선 인간애의 깊숙한 그 무엇의 처연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 그것도 집도 가족도 아무것도 더 이상 내놓을 것 없는 이들이 머물렀던 그 장소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이야기 하고 있는가. 그의 작업 속에 등장하는 공간은 텅 비어버린 거리, 오갈 곳 없는 노숙인들이 머물렀던 그저 그런 흔적들로 채워져 있을 뿐 이다. 한때는 예술가라면 천재성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의 의문을 스스로 에게 던지며 작업을 특정한 이들의 전유물로 생각했다는 작가.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장애인 미술지도와 노숙자 쉼터에서 자원 봉사를 하기 시작하면서 만나게 된 소외계층은 작가에게 예술이란 그리 대단한 소질이나 천재들의 행위가 아니고 삶 자체를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이라고 깨닫게 해주었다. 그 후로 작가는 그늘지고 소외된 곳을 발로 누비며 그들이 머물렀던 공간을 찍고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때 그가 기록 하며 만들어낸 작업들이 이전의 전시에서 보여준「공간의 초상」이었다. 이제 박수진은 그런 공간속의 소품 (여기서의 소품 props)을 단지 소용 되어지는 쓰임새의 용도만이 아닌 인간본성의 부족과 결핍의 초상으로 보고 있다. 실상 그 소품 들은 사실 장애를 가진 소수를 위하여 공공장소에 비치되어서 흔히 지나치게 되는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차량, 그들을 위해 설치된 장애인 엘리베이터 등으로서 보통사람들 에게는 불필요한 시설들을 그려내며 그 요긴한 소품들을 통하여 평범한 외견의 건강한 삶을 영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신의 병적 소외와 고난의 심리상태를 동일선상에 놓아두고 있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노숙인 또는 사회적 약자들이 머물렀던 장소의 의미나 지시성에서 한걸음 일보 한 시선의 확장으로 보여 진다. 공간이 가진 의미나 그곳에 설치된 소품을 빌어 공공성이 부여한 본래의 이용과 의미에 작가의 시선으로 해석한 그만의 화법은 너무도 담담하며 무미건조해서 쓸쓸하기까지 하다. 모두가 떠난 곳의 흔적만 남은 텅 빈 공간 그리고 그 속에 남겨진 장애인들의 편의시설 들을 보고 있노라면 "베르나르 포콩"의「사랑의 방」이라는 부재가 붙은 그의 사진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사람이 머물렀던 공간의 흔적과 존재의 부재는 얼룩진 자국들이 남기고 간 여운과 함께 그 시간의 굴곡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를 가진 이들이 이용하고 혹은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그 소품들을 묵묵히 바라본 적이 있던가 내게는 소용될 필요가 없음에 그저 늘 그 자리에 있었던 소품들은 그 무형의 형질을 떠나서 현대인의 정신에도 필요한 소품인 세상 속에 살고 있지 않은가 하는 물음을 중얼거려본다. 사람들이 오고 갔던 공간과 자리는 어찌됐거나 흔적과 이야기를 남기고 그것들은 조각조각의 퍼즐처럼 우리에게 다가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그 텅 빈 공간은 현대인의 고독과 흔적의 허물로서 고통과 애증의 인간 그늘을 증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바로 이러한 지점들을 대변해오고 있는 것 인데 이러한 작업들의 고민과 꾸준한 시선의 확장으로 쉬임 없이 길을 걷고 있는 박수진작가의 노고와 수고스러움에 애정과 관심의 기대를 더하고 싶다. ■ 성진민
Vol.20150310c | 박수진展 / MINKYPARK / 朴修眞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