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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블로그_blog.naver.com/skyminky
초대일시 / 2014_0722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_02:00am~07:00pm
사이아트 스페이스 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3141.8842 www.cyartgallery.com
도시 공간 속에 드러난 상실된 인간 초상 ● 이번 전시는 박수진 작가가 공간초상이라는 주제로 2013년에 이어 두 번째 여는 전시이자 그의 네 번째 개인전이다. 지난해에는 그가 캔바스에 아크릴물감을 사용하여 작업하였다면 이번 전시는 캔바스의 회화 작업뿐만 아니라 사진 작업까지를 전시하게 된다. 박수진 작가는 특별히 아날로그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는데 회화에 비하여 사진은 현전성을 담보하는데 더욱 효과적인 매체일 수 있으나 디지털시대의 사진은 그 현전성이 소멸된다고 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작가에게 있어서 그가 발견한 현장에서의 현전성은 하나의 중요한 모티브이기에 조금은 불편할 수 있으나 사진 매체의 고유한 속성을 통하여 그 의미를 살리고 싶었던 것이라는 말이다.
그가 지난해 작업에서 기억과 시간의 물질적 대체물로서 캔바스를 사용하였다면 그가 이번에는 캔바스 작업과 함께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한 리얼리티의 문제를 거론하고자 하는 것인데 이는 공간초상이라는 주제처럼 작가가 도시의 공간을 통해 그려내고자 하는 얼굴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시대의 자화상이자 작가 자신의 모습이었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그가 회화를 통해 그려냈었던 것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소외된 주변의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10미터 인연'이라는 주제로 열었던 그의 두 번째 개인전이 그들의 모습 그 자체이었다면 세 번째 개인전에서는 그들이 있었던 자리에 남겨진 여운과 같은 빈 공간의 모습들이었고 이제 사진 매체를 통하여 그가 본 현실의 도시 공간에서의 현전성을 통하여 좀 더 밀접하게 이 시대의 얼굴을 그려내고자 하는 것이다. ●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인간이 구축해낸 도시 속에서의 역설적으로 발생되는 인간 소외의 현장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부분에 작가의 눈길이 가게 된 것은 소외된 도시 서민이나 노숙자의 삶이 예술가로서의 삶과 겹쳐져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의든 타의든 그들은 사회적 지위나 집 혹은 돈과 같은 물질적 영역과는 멀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대신 자유로움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모습에는 어떠한 면에서는 가까워져 있는 듯하고 동시에 사회로부터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소외되어 있는듯한 현실적 상황 등은 작가에게 일종의 동질감을 느끼게 만들었을는지 모른다. ● 작가는 바로 이곳에 대한 리얼리티를 들춰냄으로써 도시 공간에 내던져진 사회적 현실과 예술적 삶의 현실 사이의 유비적 상황을 그의 작업에 담아내고자 한 것 같다. ● 박수진 작가에게 있어서 예술적 행위란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일종의 발언이며 실천이었기에 작가는 그저 이 사회에서 자신의 예술가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작가는 한때 예술가란 천재성이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했었지만 이제는 그의 예술적 지향점이 예술가로서의 성공이나 예술적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거창한 목표에 있다기 보다는 그가 살고 있는 사회와 그의 삶 자체에 대한 예술가로서의 유의미한 발언 그 자체에 있다고 보기에 오늘도 자신의 방식의 시각을 담아 보여주는 작업을 수행해 나가는 것을 통하여 그의 예술적 실천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공, 성장, 성취와 같은 단어들이 인간 본연의 삶 그 자체보다 우위에 있어 보이는 이 시대의 현실은 그곳에 있어야 할 인간 대신 콘크리트 구조물만 남겨진 텅 빈 현대의 도시 공간의 모습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듯한데 그것을 담아낸 박수진 작가의 작업에서 흥미로운 점은 인간의 모습이 사라진 그곳에서 오히려 현대 도시 속의 본 모습이 더욱 리얼하게 드러나게 되는 일종의 시각적 아이러니를 경험하게 만드는 특별함에 있는 것 같다. ● 결국 작가는 도시 공간 속에 있어야 할 인간의 부재함을 직시하게 함으로써 인간성마저 상실된 것처럼 보이는 현대 사회 속의 도시적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박수진 작가의 '공간초상'이라는 이 일련의 작업은 이렇게 이 시대의 상실된 인간 본연의 얼굴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동시에 그럼에도 이 시대에 필요한 상실된 인간성을 그려내고자 찾아나서는 예술가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낸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기에 그의 작업을 보는 이들에게 캔바스와 사진 매체에 담겨진 현장에서의 보이게 되는 시각적 공간의 껍질 너머에 드러나 있는 리얼한 세계에까지 그 시선을 가져가 보기를 권하고자 한다. ■ 이승훈
Vol.20140722b | 박수진展 / Minky Park / 朴修眞 / photography.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