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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수성아트피아 SUSEONG ARTPIA 대구시 수성구 무학로 50(지산동 1137-3번지) Tel. +82.53.666.3300 www.ssartpia.or.kr
실재와 변용을 통해 재현된 일상의 풍경 ● 일상은 매일 반복되는 삶으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그 자체를 말한다. 인간의 삶이란 일상을 배제하고서는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없으며, 일상의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내면적인 세계가 구현되고 그것이 바로 인생과 직결된다. ● 화가 서기환은 이러한 인간의 일상적 삶에서 깊은 인상을 심어준 순간들을 포착하여 메마른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긍정과 희망을 주고 잔잔한 감정을 체험할 수 있는 풍경을 재해석해 화폭에 담아내는 작가이다. 그러한 점에서 그의 작품은 바쁜 일상 속에서 휴식을 취할 때 느꼈던 온화하고 따스한 감정이라든가, 가족들과의 단란한 삶 속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아이가 성장하는 기쁨의 소중함, 혹은 자연 속에서 느끼는 신선한 감정에 빠져들게 마련이다.
흔히들 일상에서 보편적 개념으로 개인적인 정서상 그냥 흘러 넘기기 일쑤인 이러한 소재들은 그에겐 특이하게도 감정이 풍부하게 인입된 경험으로 이어지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등장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절대다수 인간의 일상적인 삶은 그저 고달프고 평범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작가 서기환의 특유한 관찰력은 가장 밀착된 작품의 토대이자 속속들이 작품을 완성해 가는 천착(穿鑿)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볼 때 그는 자신이 일상 속에서 느끼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정서를 보다 진솔하게 형상화하고자 하는 집념에서 본래 있던 장소, 본래 그 자리의 풍경을 차용하고 있지만 으레 그 풍경 속에는 가족이나 일상에서 접한 사물, 또는 다른 가상의 대상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 풍경은 여러 해석이 가능한 다층적이고 낯선 공간으로 자리하기 마련인 것이다. 이런 구도를 사용하는 의도는 작가의 시각적 회화 공간인 비현실적 공간을 현실 세계로 재구성하여 공간 감각을 초현실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는 실존(實存)과 시각(視覺)이 만나는 공간이며, 하나의 환영(幻影)으로 존재하는 시각적 공간인 반면 비현실적 회화 공간이기 때문이다. ● 하여 작가가 개인적인 감정과 경험에 의한 존재로 응시(凝視)하는 대상의 편린들을 초현실적 공간으로 재구성하여 작품의 의미에 부합되는 사유(思惟)로 전환시키는 작업상 기교(技巧)는 조금도 흠잡을 데가 없다. 작가가 현실에서 의미를 부여한 편린들은 환영의 공간인 회화를 통해 초현실로 재구성되고 디스플레이가 되어 개별적인 시간과 공간의 이야기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따라서 다층(多層)의 공간은 작품에서 조성된 현실과 비현실, 초현실적 공간으로 모호한 경계가 연출되어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한다.
그의 작품은 일상생활 공간인 실내 풍경 속에 동물원이 존재하기도 하고 현실에서 전혀 양립할 수 없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공간의 겹침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자연의 풍경이 다양한 시선으로 나뉘게 된다. 그리고 시선의 이동을 통해 확장된 공간은 또 다른 가능성을 꿈꾸게 한다. 그것은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 대상을 응시하는 것은 삶의 자연스러운 유희인 동시에 베일 속에 가려진 본질에 다가서려는 인간의 욕망이기도 하다.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유추해 나가는 과정은 사람, 또는 자연과 풍경 속에서 삶의 진실을 포착해 나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기에 현실적 공간이란 우리가 움직이고 생활하는 삶의 공간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회화는 특히 시각에 의존하고 호소하는 공간으로 그 정체성은 순전히 시각적인 공간이라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것은 현실이 아닌 가상적 공간임과 동시에'창조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상적 시간의 흐름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그러한 시공간의 혼란은 때론 호기심과 흥미를 제공하기도 하고, 때론 극도의 당혹감과 기괴함을 주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일상생활 속에서 낯익은 것들을 그 같은 맥락에서 떼어냄으로서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오면서 발생하는 현상들이 아닐 수 없다. 작가에게 있어서 기억이란 실존의 주관적 혐의와 의도가 진하게 묻어 있는 시공간의 역사를 가공하고 저장하는 창고와 같다. 작품에서 보이는 기억 속 편린들 중 한 부분인 인물이나 사물은 기억의 단서일 뿐이다. 시간과 공간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한 번 유입되면 안과 밖을 계속 여행하게 되고 안팎을 구분하는 지점을 찾지 못한다. 기억은 그저 환영일 뿐 실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 작가 서기환이 표현하는 회화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현실 이면에 존재하는 풍경을 그린다는 점이다. 이는 현실과 닮아 있으나 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가 믿는 현실이 평면 위에 얼룩진 물감의 흔적도 아니며 현실을 외면하거나 도피하려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비현실의 공간인 회화 공간 안에서 물감이 녹아 있듯 일상의 풍경이 녹아들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이 한층 돋보이는지도 모른다. ■ 이미애
Vol.20141209b | 서기환展 / SEOGIHWAN / 徐起煥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