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풍경-가족 탐닉

서기환展 / SEOGIHWAN / 徐起煥 / painting   2014_0402 ▶ 2014_0427

서기환_사람풍경 Father tree_비단에 채색_91×72.7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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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주말,공휴일_11:30am~06:30pm

갤러리 도올 GALLERY DOLL 서울 종로구 삼청로 87 Tel. +83.2.739.1405 www.gallerydoll.com

가족이라는 환영의 초상 1.가족, 생활의 환영들-사람풍경 ● 서기환의 「사람풍경-가족탐닉」 연작은 가족이라는 제도적 환경 내에서 발생하는 감정과 욕망, 가족의 보호에 대한 책임과 의무, 가족이라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작가적 상상과 무의식을 작품 속에 반영한다. 서기환은 그림을 통해 "사람이 산다는 것은 가족 안에서 산다는 사실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한다. 가족이라는 사회적 자아를 통해 개인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그림이란 '단란한 가족의 일상을 기록하는 일'이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연출하는' 일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일상에 대한 관찰과 상상은 현실을 더욱더 몽상과 희화화의 장치로 끌어 올림으로써 가족과 함께 하는 일상의 행복이 쉽지 않은 주술임을 강조한다. 서기환은 이 몽상과 희화화를 지나치게 비틀거나 왜곡시키지 않고 그것을 일상의 요소에 적절히 배치시킴으로서 「사람풍경-가족탐닉」이라는 자신의 연작에 일정한 심리적인 안정감과 은유적인 메시지를 유지시키려 한다. 그것은 가족이 사람들의 풍경속에서 있는 보루이자 귀환의 장소임을 상징한다.

서기환_사람풍경 Jungle Life2_비단에 채색_112×145.5cm_2014
서기환_사람풍경 Jungle Life2_비단에 채색_112×145.5cm_2014_부분

「사람풍경-Superman go to work」는 검은 슈트 차림의 슈퍼맨이 세상에 나가 전투를 한다는 설정인데 물론 검은 슈트는 남편이자 작가 자신이다. 머리띠를 하고 전송하는 아내와 아이를 뒤로 하고 세상으로 날아가는 슈퍼맨은 전투기와 총알이 날아다니는 현실을 유영한다. 그러나 이 현실의 유영은 고글과 선글라스를 낀 환영속에서의 유영이면서 몽상이다. 세상에 나아가는 자도 전송하는 자도 비현실임을 알기에 이러한 몽상이 가능하다. 오로지 그것이 현실이 아님을 직시하는 것은 아이의 맨 눈을 통해서라는 아이러니가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사람풍경-Buble」에서 고글을 쓰고 부는 말 풍선같은 거품을 부는 남편의 옆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거품으로 부풀어 오르는 부인의 얼굴은 부유하는 삶의 가벼움이자 허망함,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불안이 자리한다. 사람 사이의 풍경에서 그리고 가족이자 자신의 언어속에서, 도처에서 거품은 부풀어 오르고 사라진다. 그러므로 슈퍼맨은 일시에 거품이 되고 만다. 이러한 거품과 사라짐의 극단은 「사람풍경-LOVE」에서와 같이 사랑이라는 벽지위에 헬륨가스 풍선을 마주잡고 반반의 남녀를 양극에 배치한 작품에서도 볼 수 있다.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이 풍경의 환영속에서 가족은 어떤 모습일까? 「사람풍경-Family photos」에서는 이 모든 것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부인의 선그라스엔 아파트의 실내풍경이 실루엣처럼 드리워져 있다. 행복이 환상의 거품은 아니기를 바라는 소망이 선그라스에 반추된다. 이 불안을 감당하려는 듯 가족을 한 팔로 감싸는 남편은 지긋이 내려보는 시선으로 침착하게 표정을 유지하고 있다.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아이는 밝고 분명한 눈빛과 고요히 다문 입술로 호기심 어리게 세상을 바라본다. 가족사진에서 확실한 정면응시의 힘은 아이의 시선을 통해서 나온다. 분명 불확실함과 불안, 비현실의 염려들이 아이의 눈빛을 통해 극복되고 있다. 그러므로 사람풍경은 거품도 되고 슈퍼맨도 되며 사랑이 된다.

서기환_사람풍경 Jungle Life1_비단에 채색_104×164.5cm_2014
서기환_사람풍경 Jungle Life1_비단에 채색_104×164.5cm_2014_부분

2. 가족이라는 신전-마리오네트 ● 가족과 함께 한다는 육체적 심리적 연결상태는 마치 신전처럼 강력한 힘을 생산해 내고 또한 그러한 질서를 조작해 내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 정서적 심리의 연결상태는 마리오네트처럼 조정되어지거나 조작된다. 실을 이용하여 사람이 조정하고 인형을 움직이는 방식인 마리오네트는 그러한 메커니즘이 갖는 지배와 조정을 상징한다. 스스로 선택한 가족이라는 이념은 욕망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욕망에 조정당하면서 자아와 현실의 아이러니 한 모습을 발견한다. 「마리오네트」 연작은 그러한 신화화를 보여주는 예시들이다. 「마리오네트1」에서 나이프와 포크를 쥐고 끈에 매달린 남녀의 모습은 일상이라는 끈에 매달린 가족을 상징한다. 일상적인 공간에 노출된 다양한 순간, 사건, 행위의 결과들과 기본적인 욕망이 조정되어진다. 나이프와 칼은 먹고 사는 문제들이 모든 것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수단임을 말해주고 있다. 분유, 젖병, 속옷, 장난감, 고지서, 지폐 몇 장, 칫솔, 책, 보고서 등등 책상 하나 가득 충분한 상징들이 열거되어 있다. 「마리오네트2」에서는 젓병과 인형, 휴지에 둘둘 말려 있는 남녀 주인공을 통해 육아를 통한 가정의 유지가 쉽지 않은 난제임을 알려준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의 불김함은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과 흔들리는 눈동자를 통해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코 박고 자고 있는 아이의 몸에서 자라난 식물의 싹은 아이를 통해 가족이라는 신전이 유지되고 있음을 알게 한다. 가족이라는 신전은 스스로 조작해 낸 지배와 욕망의 대상이고 지배당하고자 하는 힘이다. 「Father's tree」는 그러한 구조를 잘 나타낸다. 산 짐승처럼 기어가는 남자위에 걸터 앉은 여자, 그리고 온 몸으로 자라나는 나무에 열매처럼 맺혀있는 아이는 가족이 이러한 메카니즘으로 구성된 마리오네트임을 아려준다. 이 신전의 나무에 파랑새가 깃들이는 것은 이러한 신화화에 영원성을 부여하는 상징이다.

서기환_사람풍경 puppetshow_비단에 채색_91×116.7cm_2014

3. 초상-찰라의 각인 ●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순간들은 지극히 찰라이고 그 또한 잊혀진다. 생활도 사건도 가족이라는 아름다운 풍경도 흘러가는 순간의 한줄기 빛이다. 영원할 수 없는 한계성 인하여 순간을 기억하고 그린다. 꿈과도 같이 내면에 축적된 풍경은 가족이라는 환상이자 꿈인 초상을 만들어낸다. 「Queen's birthday」는 아이를 중심으로 한 가족풍경을 초상에 담는다. 여왕처럼 용상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는 아이의 눈에서 여리지만 당당한 힘이 담겨 있다. 선그라스를 착용한 부인과 고글을 착용한 남편은 아이에게 닥치는 모든 불행을 막겠다는 수호자처럼 좌우에 배치되어 있다. 표범털이 깔린 용상의 치밀한 묘사위에 아이의 눈을 통하여 전신(傳神)을 표상하였고 선그라스와 고글을 통해서 시각적으로 유쾌하게 처리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족이라는 사회적 자아를 통해 시대의 초상을 만드는 것이 "가족"이 하나의 예술적 현실이 되었고 그 현실을 통해서만이 시대의 초상을 짚어볼 수 있다는 현상에 기초한 것이 아닌가 한다. 삶을 마주한 강렬한 주관의 해석 보다는 그를 둘러싼 일상이 초상의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하였다. 서기환은 이러한 현대풍속의 가족초상을 분명한 색채 감각과 묘사의 견고함, 일상과 팝의 차용, 극적 구성으로 견고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중적 풍경화의 초상은 가족이라는 환영과 신전을 넘어서는 어떤 계기를 요구하고 있다. ■ 류철하

Vol.20140412a | 서기환展 / SEOGIHWAN / 徐起煥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