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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박노해 볼리비아 사진展 Bolivia Exhibition of Park Nohae
단체 도슨트 / 전화로 사전신청시 가능
관람시간 / 11:00am~10:00pm / 목요일 휴관
라 카페 갤러리 RA CAFE GALLERY 서울 종로구 백석동 1가길 19 Tel. +82.2.379.1975 www.racafe.kr www.facebook.com/racafegallery
'남미의 심장', 볼리비아 고원의 바람결에 ● "우리는 이겼다, 우리는 졌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즐겁다" 중남미 아이들이 흙먼지 날리는 공터에서 공을 차고 석양에 물든 얼굴로 어깨동무를 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 부르는 노래다. 공은 둥글고 지구는 둥글고 우리 내일은 둥글다고. 불멸의 시와 노래가 흐르는 대륙 중남미. 작은 밀알과 감자와 풀잎에도, 강한 태양과 세찬 바람에 그을린 농부의 얼굴에도, 밥상을 차리는 어머니의 손길에도, 이 땅에는 사랑과 인간의 영혼에 대한 강렬한 낭만이 깊이 뿌리박고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영원한 '혁명의 땅'이다. ● "신대륙 발견"이라는 정복자의 관점으로 오직 콜럼버스 '이전'과 콜럼버스 '이후'로만 구분되곤 하는 이 거대한 대륙은 스페인의 5백 년 식민지배, 내란과 쿠데타, 민주화 이후까지도 경제적 불평등과 빈곤으로 고통받아 왔다. 그러나 그보다 더 오래된 안데스 8천 년의 역사와 전통의 힘으로 저항을 이어왔으며, 하늘에 빛나는 별만큼 많은 혁명가들이 스러져 흰 뼈로 묻혔다. 오늘도 대지를 스치는 바람에서는 피 묻은 씨알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 한때는 그 노래가 세계 젊은이들의 심장을 뜨겁게 뛰게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중남미에서 탄생한 스포츠 스타의 이름이 먼저 떠오르는 '혁명이 사라진 시대'에 박노해 시인이 마지막 종자처럼 담아온 중남미 사진은 전혀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우리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과 얼굴을 마주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안데스가 낳은 '남미의 심장', 볼리비아 ● 남미 중앙에 심장처럼 박혀 있는 나라 볼리비아. 지리적 위치뿐만 아니라 안데스 문명의 정통성에서도 볼리비아는 '남미의 심장'이라 불릴만하다. 세계에서 가장 긴 산맥으로 남미 대륙에 무려 7천 킬로미터를 뻗어 내린 '지구의 등뼈' 안데스 산맥이 볼리비아와 페루에 이르면 해발 3천에서 5천 미터에 이르는 '높은 고원', 알티플라노를 형성한다. 바로 이 고원의 북쪽, 두 나라의 국경선에 알티플라노의 첫 번째 보물이라 불리는 티티카카 호수가 있다. 남미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 중의 하나인 티티카카 호수는 안데스 문명의 발상지이며, 잉카인들에게 '세상의 근원'이자 '마음의 고향'인 신성한 곳이다. ● 또한 볼리비아는 원주민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토박이의 대지'이다. 인구의 60%가 원주민이고 1만 2천여 개에 이르는 원주민 마을공동체가 살아있다. 스페인 정복군의 끔찍한 살상과 문화 파괴, 독립 이후 백인 상류층의 경제적 수탈과 극심한 인종차별 속에서도 이렇게 볼리비아를 통해 안디노스의 혈통과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자신의 혈통과 검은 피부에 수치심이 아닌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원주민들은 이미 인간성의 승리자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풍부한 지하자원 때문에 ● 볼리비아는 남미에서 마지막으로 독립한 나라이다. 볼리비아가 최후까지 고난을 겪어야 했던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이 땅에 묻혀 있는 풍부한 지하자원 때문이다. ● 여기 저항의 총을 든 남자 광부상과 전통의상을 입은 여자 광부상 아래, 두 원주민 여성이 앉아있는 사진이 있다. 검은 먼지 날리는 황막한 포토시에서 찍은 사진이다. 16세기에 포토시는 파리, 베네치아, 런던보다 많은 인구가 살던 거대도시였다. 그 번영은 무수히 많은 은맥 때문인데, '부유한 산'이라는 뜻의 '세로리코' 광산은 걸어가면서 은을 주워담을 정도였다. 여기서 스페인이 캐간 은은 4만 톤이 넘는다. 채굴 100년 만에 세로리코 광산의 높이는 340미터가 낮아졌으며 강제노역과 학살로 원주민 인구는 10분의 1로 줄고 말았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아메리카에서 수탈한 부가 유럽의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발흥의 밑천이 되었음을 지적하며, "자본은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두 피와 진흙을 흘리며 이 세상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 오늘날에도 원주민 광부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과 가난한 삶은 여전하다. 여기 또 한 장의 사진에서처럼 광부 가족은 아찔한 벼랑 끝 갱도 입구에서 일일이 망치로 깨고 손으로 빻아 스마트폰에 쓰일 광석을 추출하고, 좁고 캄캄한 지하 천오백 미터 막장에서 검은 돌가루를 마셔가며 세상의 환한 빛을 캐 올린다. '백색 황금'이라 불리는 리튬이 전 세계 매장량의 절반이나 묻혀있는 아름다운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 광부들은 그 눈부신 반사 빛에 눈이 멀어간다. ● 그런데 예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아홉 살 소녀 광부 마리아가 캐낸 금광석은 이제 제국의 상류층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바로 금이 간 내 어금니에 "지구를 돌아 내 몸속에 단단히 박혀 있다."(박노해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수록 시「마리아의 금광석」중에서) 지구 반대편에서 우리는 금반지를 끼고 금장식을 소유하지만, 시인의 품에서 숨을 거둔 서른다섯 여자 광부는 "일생 동안 수많은 금과 은을 캐왔지만 그녀의 몸엔 금반지 하나 은팔찌 하나 없다." 스페인 제국의 확연했던 수탈은 이제 세계화의 보이지 않는 수탈로 대체되고, 피 묻은 자본은 우리 일상으로 직접 도착하고 있는 것이다. 볼리비아 인구 천만여 명 중 60%가 넘는 빈곤층, 즉 원주민들이 겪고 있는 가난과 고통의 연유는 우리에게도 이어져 있는 것이다. 남미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을 탄생시키다 ● 2006년 1월 21일, 티티카카 호수의 남쪽 티와나쿠에서 남미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의 비공식 취임식이 거행되었다. 하늘에는 무지개 일곱 빛깔이 새겨진 잉카 깃발 '위팔라'가 펄럭이고 케추아어로 진행된 취임식에서, 그는 아버지 태양인 타이타 인티와 어머니 대지인 파차마마 앞에 엄숙하게 선언했다. "여러분 모두가 대통령"이며 "부자가 가난한 자들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투쟁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 20세기의 마지막 20년 동안 중남미는 '성공적인 신자유주의의 실험실'이었다. 물, 토지, 자원, 교육, 의료, 미디어 등 삶의 모든 것이 시장으로 팔려나가고, 미국식 생활방식을 강요하는 이 '새로운 전쟁'의 가장 큰 희생자는 원주민들이었다. 게다가 미국은 안데스 원주민들에게 고산증과 탈진을 견디게 해주는 생필품인 코카가 '마약의 재료가 된다'며 근절시켜왔다.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생존과 존엄을 위해 싸우기 시작했고, 중남미는 전 세계 저항의 최전선으로 떠올랐다. 2003년, 외국 자본에 식수를 팔아넘긴 정권에 대항한 코차밤바 시위는 에보 모랄레스라는 새로운 대통령을 탄생시킨 결정적인 사건이 되었다. ● "당신은 그저 나 하나를 죽일 뿐이다. 나는 다시 돌아올 것이고 그때의 나는 혼자가 아니라 수백만 명이 될 것이다." 볼리비아의 아이마라족 스물일곱 살 혁명가 투팍 카타리가 스페인 제국에 처형되며 남긴 말이다. 그의 예언은 현실이 되었고, 많은 이들은 에보 모랄레스가 투팍 카타리의 환생이라고 믿고 있다. "에보는 약속을 지킨다, 새로운 세상은 온다"고 외치는 민중들의 믿음을 한몸에 받으며, 에보 모랄레스는 첫 대선 득표율 53%보다도 많은 63%의 득표율로 2009년 재선에 성공했고, 올해 2014년의 선거에서도 3선을 내다보고 있다. 노예의 삶에서 좋은 삶으로 ● 볼리비아 원주민들은 지금도 공고한 기득권 세력에 직접 행동으로 맞서고 있다. 볼리비아 최대의 운동조직 '붉은 본초' 회원은 10만 명이 넘는다. 그 든든한 기반 위에 모랄레스 정부는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약탈의 시대는 갔다"고 선언하며 지하자원을 국유화하는 것이었다. 2006년 원유산업 국유화에 이어 2009년엔 통신 부문, 2010년엔 전력 부문이 국유화되었다. 광산 부문도 2007년부터 탄광 별로 꾸준히 국유화되고 있다. 세계 역사상 이처럼 엄청난 사유재산권의 이동이 이토록 신속하게 평화적으로 이루어진 예가 있었을까. 국유화로 늘어난 재정은 사회복지 강화에 고스란히 쓰였다. ● 또한 에보 모랄레스 정부는 토지분배를 '원주민 해방'의 유력한 수단으로 제시했다. 1960년대부터 볼리비아의 토지 편중은 심각했다. 농부에게 땅과 종자는 생명과도 같기에 모랄레스 정부는 실제로 땅을 갈고 씨를 뿌리는 농민들에게 땅을 나눠주고자 했다. 소수 대지주들의 강력한 반발이 이어졌고 내전 위험으로까지 치달았으나, 이때도 원주민들이 힘을 합해 에보의 개혁을 앞으로 밀어갔다. ● 나아가 모랄레스 정권은 안데스 전통의 가치관을 되살리는 운동도 이어가고 있다. 2009년에 제정한 신헌법에는 "천연자원은 볼리비아 국민이 독점적으로 소유하며, 국가가 이를 관리한다"는 조항뿐만 아니라 '어머니 대지의 권리'도 함께 규정되어 있다. 발전과 성장의 의미는 '부엔 비비르 Beun Vivir', 즉 '좋은 삶'이라고 규정했다. 자연의 한계를 무시하며 파멸로 치닫는 개발 산업의 추구가 아닌, 안데스 토착 문화에 내포돼 있는 근원적인 생명감각을 되살려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삶을 강조한 것이다. ● 그러나 이를 현실에서 지속할 수 있을지, 볼리비아의 현실은 불안하기만 하다. 에보의 개혁 이후 오지 마을까지 전기와 도로가 들어가고, 원주민 마을 공동체와 전통문화는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상품·화폐·도시·기계 편리 중심의 삶의 방식을 지향하는 사회 개혁과 복지 향상 정책은 원주민들에게 약이자 독이 되고 있다. 서구식 경제성장과 개발에 잡아먹히지 않는 안데스 토착 농민의 자급자족 생활 문화의 재창조, 확보한 물질 부의 증가가 곧바로 좋은 삶으로 이어지는 고유한 정신문화의 능력을 키우는 일. 어쩌면 이것이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과 볼리비아 원주민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다음 혁명의 과제일지도 모른다. 끝없는 혁명, 체 게바라의 길 ● "권력과 영예로 가는 환한 오르막길과 정의와 사랑으로 가는 어두운 내리막길. 나는 결정의 순간마다 체 게바라의 갈림길에 선다."(박노해) '체 게바라'가 최후를 맞이한 볼리비아의 오지 마을 라 이게라로 가는 길. 아침 태양에 빛나는 갈림길을 찍은 사진에는 '체 게바라의 길'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보이는데, 그 표지판은 실제로 어두운 내리막길을 가리키고 있다. 시인 자신도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권력과 영예를 뒤로하고 새로운 혁명의 길을 걷고 있기에, 이런 심경의 사진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 쿠바 혁명을 완수한 '성공한 혁명가'는 결국 '실패한 혁명가'로 최후를 맞이했다. 혁명가의 최후란 시가를 문 멋진 모습도, 별이 박힌 베레모를 쓴 영웅의 모습도 아니었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어둑한 교실 구석에 묶인 채 온갖 조롱과 치욕을 당하다 총살당한 처참한 모습. 헝클어진 머리칼에 두 눈도 감지 못한 참혹한 죽음. 그러나 체 게바라를 '실패한 혁명가'라고 부를 수 있을까? 체 게바라는 가장 비참하지만 가장 장엄한 죽음으로, 세대를 넘어 젊은이들의 가슴에 되살아나는 영원성을 획득했다. ● 왜 그렇게 세계의 청년들은 체 게바라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는지, 왜 그렇게 볼리비아 원주민들은 시위를 할 때 체 게바라의 사진을 걸어 놓는지.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그의 말처럼, 체 게바라는 영혼을 가진 인간이라면 저 당연한 이상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생생한 삶의 결단과 최후의 모습으로 보여준 인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렇게 혁명은 몸을 바꿔 젊은 가슴으로 끝없이 탄생한다. 잊지 마라, 넌 안데스 땅의 감자 한 알이다 ● 안데스의 94세 어머니는 직접 길러 거둔 감자를 건네며 말한다. "잊지 마라. 넌 안데스 땅의 감자 한 알이다." 마른 몸에 무너진 어깨, 까맣게 주름진 얼굴까지 온갖 고난과 풍파를 뚫고 걸어온 그녀가 그 순간 푸르게 살아난다. 그녀가 일생 동안 한 일은 묵묵히 한 알의 감자를 심어 늘리며 그 땅의 이야기와 사람의 도리를 지켜온 것. 혁명마저 '성장과 진보'라는 근대적 패러다임에 갇힌 오늘, 안데스의 어머니는 '감자 한 알'로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삶의 목적지를 가리키고 있다. ● 이 지구와 타인에게 조그만 해악도 주지 않으면서 경작하고 아이를 낳고 노래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가난과 결핍 속에서도 작은 감자알 하나에까지 '그라시아스 알 라 비다' 삶에 대한 감사를 바치는 사람들. 세계의 깊고 높은 마을에서 자급자립의 삶과 전통문화를 지키고 있는 토박이들은 위기에 빠진 인류를 구원할 '이름없는 혁명가'의 삶을 살아내고 있다. 옥수수, 감자, 끼누아, 밀알, 대추야자, 쌀, 그 다양한 종자의 가짓수만큼이나 다양한 미래의 모습으로. ● 인류의 저장고에서 건네받은 그 씨알을 가슴에 품고 나는 나만의 어떤 좋은 삶을 꽃피울 것인가. 만년설산이 빛나는 티티카카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린 바람결에 내 안의 숨은 빛이 깨어나는 시간, 이제 혁명의 땅 볼리비아로 함께 떠나보자. ■ 윤지영
라 파즈의 아침 ● 여기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도 '라 파즈'. 스페인의 식민지배에 맞서 독립을 쟁취한 안데스의 영웅 시몬 볼리바르, 그 이름을 딴 볼리비아의 수도 '라 파즈La Paz'는 '평화'를 뜻한다. 저항 없고 독립 없는 평화는 지배자의 평화일 뿐, 저기 해발 6천5백 미터의 일리마니 만년설산이 라 파즈의 새 아침을 가슴 시린 품으로 안아주고 있다. 체 게바라의 길 ● 체 게바라가 총살당한 라 이게라로 가는 길. 체 게바라의 길에서는 피기침 소리가 난다. 권력과 영예로 가는 환한 오르막길과 정의와 사랑으로 가는 어두운 내리막길. 나는 결정의 순간마다 체 게바라의 갈림길에 선다.
안데스의 어머니 ● 세계에서 가장 높은 티티카카 호수 마을에서 감자밭을 일구며 살아온 94세 어머니는 아들딸을 존경받는 혁명가와 교사로 키워냈어도 오늘도 고향 땅을 지키며 감자를 심어 거두신다. "우리가 자유를 얻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어. 우리의 소망은 감자를 심고 거둘 땅을 되찾는 거였어. 그들은 총알을 늘리며 탐욕을 늘려가지만 나는 한 알의 감자를 심어 늘려갈 뿐이야. 내 아이들에게 늘 말하지. 잊지 마라. 넌 안데스 땅의 감자 한 알이다."
기도하는 여인 ● 어제 거둔 감자와 알곡을 등에 지고 숨 가쁜 고원의 밤길을 걸어온 여인이 라 파즈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에서 아침 해를 맞으며 기도를 드린다. 너무 많은 고난과 슬픔의 역사를 이겨내온 사람들. 바람은 언제나 당신의 등 뒤에서 불고 얼굴에 비치는 햇살이 마음 가득하기를. 당신의 길에 비바람이 몰아치더라도 기도하는 어깨 위에 늘 무지개가 뜨기를. (* 켈트족의 기도문에서 일부 따옴.)
게바라에게 최후의 식사를 드린 여인 ● 쿠바 혁명을 완수하고 모든 권력과 영예를 뒤로 한 채 중남미 민중해방을 위해 볼리비아로 떠난 체 게바라. 이곳 오지 마을에서 미국 CIA와 볼리비아 정부군에 의해 서른아홉의 나이로 총살되어 최후를 맞이했다. 헝클어진 머리칼로 피기침을 토하면서 두 눈을 뜬 채로. 당시 이 마을의 하녀로 일하던 이르마(60)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교실 구석에 묶여 있던 게바라에게 땅콩죽을 만들어 드렸다. 지상의 마지막 온기를 받아 들며 체 게바라는 쿨럭이는 기침 사이로 그녀에게 최후의 인사를 전했다. "그라시아스 니냐." – 고맙다 소녀야.
끼누아를 고르는 농부 ● 하늘은 이 척박한 볼리비아 고원 땅에 지상의 고귀한 곡물 하나를 특별히 선물했다. '곡물의 어머니'라는 뜻의 끼누아Quinua는 고원의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나 안데스 원주민들의 스프와 빵이 되어 식탁에 오른다. 지상의 곡식 중 가장 좋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우주비행사의 식량으로 쓰이며 건강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만년설 바람에 쭉정이는 날아가고 알곡은 쌓인다. ■ 박노해
Vol.20140725b | 박노해展 / PARKNOHAE / 朴노해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