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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공휴일 휴관
아다마스253 갤러리 ADAMAS253 Gallery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253번지 헤이리예술인마을 Tel. +82.31.949.0269 www.adamas253.com
「한 곳」의「사이」● 이것은 실제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가상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은「한 곳」이다. 김정은이 제시하는 공간이란 의미는 물리적 장소인 동시에 심리적 자극에 대한 반응이다. 실제하는 도시의 좌표를 인공적, 인위적, 개인적 기준으로 나뉘고 분리하여 새로운 공간을 구성한다. ● 현대의 우리는 유목민적 삶을 살아간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유목은 국경이나 도시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행태라기 보다는 주거 형태의 계약관계에 의한, 즉 타자에 의한 상대적 유목 형태를 의미한다. 김정은에게 있어, 타자에 의한 주거의 이동은 마치 연극무대의 변화처럼 다양한 플롯(plot-개별적 사건의 나열)으로 읽혀진 것으로 보인다. 도시 속 삶의 거점을 이동하며 전혀 다른 환경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을 마치 극적 장치(주변 소음, 시공간적 환경 등)화 시켰다고 보이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거시로 보이는 시점들 통해 들어내는 새로운 도시의 구조는 문학에 있어서의 행간처럼 미묘한「사이」를 읽어 내려간 느낌이다. 익명의 삶을 요구하는 현대라는 구조 속에서 삶의 거점 마저도 행정구역 상의 숫자와 도로를 우위로 한 건물의 형태들로 대변되어 있다. 그러한 복잡한 문제를 시각예술가가 자신의 목격과 제안을 지도라는 근거를 들어 재구성하여 "당신은 알고 있었냐고" 묻고 있는 듯 보이는 작품들은 문제성으로 대변될 것 같은 현대동시대미술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김정은의 작품이 마냥 개념만으로 구획된 시사적 장치만은 아니다. 작가는 자신의 감정과 반응을 노동집약의 형태로 풀어낸다. 이미 유통되고 있는 지도를 근거로 시각적 아름다움이나 실제 자신이 거주했던 공간 등 많은 경우의 수를 통원하여 도로를 오리고, 길들을 오려내었다. 반복된 길들, 서로 다른 도로와 도시의 면모를 작가적 시각으로 재구성하면 신기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공간이 된다. 혹자는 굳이 그 속내를 알 필요가 없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할 이야기들이 실제공간과 허구의 공간처럼 동시에 제언되어 있다. 김정은이 창조한 도시 속에는 사실관계를 지시하는 설명이 필요없기 때문에 학습받았던 많은 정보는 무용지물이 된다. 선, 숫자, 구조가 직접적인 정보가 아닌 암시가 되고 다른 시각의 담화를 발화케하는 유도체가 된다. 김정은만의 고유언어이자 일차원적 언어보다 깊은 메타언어다. 또한 이것은 시선 밖 공간이다. 단지 숫자와 기호만으로 표기되어 존재하는 한 곳-현실과 가상의 교집합적 공간인 한 곳을 의미-의 존재는 매우 거대시점으로 관망한 덩어리와 구조물로 보이거나 아주 내밀하게 들어가 파헤친 현미경식 시각장치를 구조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시각 장치는 은유적 요소들로 작용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실제공간 외의 다른 어떤 곳을 짐작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실성이라는 구속성에 대해 오히려 패러독스(paradox)처럼 재치있는 유머를 구사하는 김정은의 작품들은 공격적이지 않지만 날카로운 감정이 돋보이며, 예리하지만 담담하게 쌓아올린 듯한 묘사가 되려 많은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모두는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발현되었으나 예민한 시각예술창작자이기에 가능한 구조적 특성을 보인다. 작품들 대부분의 색감과 마무리, 구도와 설치 시의 각 조형물들의 배치들이 그 특징이다. 물론 이것은 모두 작가의 의도이며 모든 중요한 조형 행위들은 작가의 개념에 의해 이루어진다.
김정은이 말하고자 하는「한 곳」을 다시 살펴본다. 사실 부재의 공간인 이 곳은 심리적으로 먼 곳과 가까운 곳으로 구분되며 이러한 계량적 나뉨은 작가의 의도대로 보는 이로 하여금, 연장 혹은 상상의 동조와 확장을 불러일으킨 결과물이다. 김정은이 모방하고 있는 현실과 허구의 그 「사이」 어디쯤은 진실이었음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절대로 구체화하지 않는 세련된 마무리로 김정은은 현대동시대 시각예술가가 우리에게 말거는 방법을 적절하고 아름답게 구현해 내고 있다. ■ 김최은영
Vol.20140628g | 김정은展 / KIMJUNGEUN / 金정은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