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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4 이랜드문화재단 4기 공모작가展
주최,기획 / (재)이랜드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 E-LAND SPACE 서울 금천구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2.2029.9885 www.elandfa.org
이랜드 스페이스는 6월 3일(화)부터 27일(금)까지 "이랜드문화재단 4기 공모작가"로 선정된 김민정의『Developing City』展을 선보인다. 도시풍경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창백한 회색 건축물들을 관찰한 작가의 시선이 돋보인다. 작가는 개발의 현장이 완성 되고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익숙한 풍경이 되지만, 필요에 의해 또다시 바뀌게 되는 가변적인 모습에 주목했다. 또한 편의와 필요에 의해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며 그 풍경이 빈번하게 바뀌는 도시의 개발 현장에 관심을 두고, 안개가 낀듯한 부산의 모습을 모노톤으로 표현하며 흐릿한 풍경으로 재구성했다. 도시의 형태성과 변모하는 속도에 질문을 던지며, 도시적 삶에 대한 공허하기까지도 한 개인의 심리를 풍경화 속에 담아낸 이번 전시에는 신작을 포함한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 이랜드 스페이스
흐릿한 도시 풍경 ● 근래에 들어 도시풍경을 주제로 한 작품이 자주 목도된다. 현대인들의 삶의 공간이 자연을 접하는 곳에서 도시로 이동했기에 작가들이 도시의 풍경을 담아내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공간에 대한 관심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도시에서의 삶에 대한 관심을 화면에 담아내며, 다양한 매체로 도시생활의 생태를 관찰한다. 이때 도시와 도시에서의 삶에 대한 시선은 다양하다.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개발도시의 풍경을 문명에 대한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도시의 창백한 회색 건축물들을 관찰자처럼 바라보기도 하고, 낡고 사라져가는 도시건축물에 대한 오마주를 기록사진으로 남기기도 한다. 또한 도시 근로자들의 휴일풍경을 담아내기도 하며, 도시의 어수선한 풍경을 감성적으로 접근하며, 화면에 작가의 감정을 이입하기도 하다. 이처럼 도시라는 테마는 매력적이며, 삶의 일부분이기에 다양한 관점의 예술창작 모티브가 된다. ● 김민정도 도시의 풍경을 화면에 담아낸다. 이번 전시 제목『Developing City』가 말해주듯, 작품의 내용은 자주 변모하는 도시풍경에 대한 김민정만의 시선을 담아낸 것이다. 작가는 4차례 개인전을 통해 본인이 살고 있는 부산의 도심지를 캔버스에 그렸다. 이때 부산의 풍경은 부산이 지닌 고유한 풍경이라기 보다, 고층빌딩과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전형적인 도시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전 작업에서는 안개가 낀 듯 한 도시의 풍경을 모노톤으로 그리며, 선명하지 않은 고층건물을 고요하고 적막하게 시적으로 표현했다. 기존 작업이 안개 낀 도시의 풍경을 통해 자신의 일상 공간을 바라본 것이라면, 최근 작품에는 공사가 진행중인 고층건물로 그 대상이 구체화되었다.
작가의 시선에 포착된 도시의 풍경이란 한결같이 공사가 진행되는 어수선한 현장과 육중한 건물이 홀로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다. 날카로운 철근이 교차하며, 크레인이 지휘하는 거대한 고층 빌딩이 올라가는 공사현장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거칠고 살벌한 현장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차분하고 명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이는 마치 근대기 일본에서 유행했던 인상주의 화풍에 영향을 받은 서양화된 일본화 양식인 '몽롱체(朦朧體)'회화를 연상시킨다. 일종의 그라데이션 기법으로 선이 사라진 몽롱체 그림처럼 김민정의 풍경화에는 색과 색의 경계가 사라지고, 선대신 면이 강조되며, 안개와 습기를 머금은 항구도시 특유의 기후가 반영되어 나타난다. 회색도시의 안개 낀 풍광을 더욱 강조한 듯 빛이 감춰진 모노톤의 화면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 이때 작가가 바라보는 흐린 도시풍경에는 개인의 감정이 내재되어 있다. 도시에서의 일회적이고 소모적이며, 제한적인 삶에서 느끼는 쓸쓸하고 고독한 감정을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연한 파스텔톤으로 그려진 화면에는 리얼한 묘사보단, 스치는 풍경으로 어스름하게 표현되고 있다.
산업사회와 근대기를 거치면서 도시에서의 삶이란 지극히 소모적인 것이 되었다. 이때 도시개발과 건축에서도 인간과 환경이 함께하는 공생으로써의 개념이 아닌 투자와 편리, 실용성이 중심이 되었다. 이로 인해 소모와 소비를 위한 건축과 재건축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주변의 환경과 조화를 꿈꾸는 것이 아닌, 경제적 가치만을 앞세운 건축물은 도시의 무질서를 가중시키게 되었다. 도시의 풍경도 이처럼 편의와 필요에 의해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며 그 풍경이 빈번하게 바뀌게 마련이다. 개발의 현장은 완성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익숙한 풍경이 되지만, 필요에 의해 또다시 바뀌게 되는 가변적인 모습이다. 작가는 이러한 도시의 형태성과 변모하는 속도에 질문을 던지며, 도시적 삶에 대한 공허하기까지도 한 개인의 심리를 풍경화 속에 담아냈다. 김민정은 도시적 삶과 그 풍경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아닌, 그저 바라보는 관찰자 입장에서 담담하게 그려낸다. 도시를 건조하게 바라보는 작가 개인의 시선에는 씁쓸하고도 미묘한 감정이 작품으로 번안되어 나타난다. 김민정의 흐릿한 풍경화는 도시에 사는 우리의 일상적 풍경이기에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익숙한 장면이지만, 허물어지고 언젠간 폐허로 사라질 고층빌딩을 바라보는 작가의 고독하고 쓸쓸한 내면심리가 투사되어 보는 이의 시선과 발길을 사로잡는다. ■ 고경옥
Vol.20140603e | 김민정展 / KIMMINJUNG / 金旻柾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