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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2014_0603 ▶ 2014_0608
교동아트스튜디오 Kyodong Art Studio 전북 전주시 완산구 최명희길 25(풍남동3가) Tel. +82.63.903.1241 www.gdart.co.kr
2014_0719 ▶ 2014_0801
갤러리 드림 GALLERY DREAM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원로 63 수병원 5층
일상-관계와 소통, 치유와 평안 ● 1. 예술이 아무리 위대해도 삶보다 우위에 설 수는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은 평범하고도 사소할 수도 있는 삶 그 자체를 포함한 모든 일상이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과잉이 일어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회화의 생명력과 지속 가능성은 오히려 과잉이 제거된 일상에서 취할 수 있는 평범함과 꾸밈없음 그리고 삶의 가치를 고양시키기 위한 순수함과 치열함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작가 이은경 작품의 주요테마는 "일상과 평안"이다. 그림 위에 휴식의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 속에 여러 가지 모티프를 채워 넣는 형식은 초현실적지만 내용은 진솔한 일상적인 삶과 현실 세계를 담고 있다. ● 대부분 작품은 풋풋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일상 속 어딘가에 잠재되어 있던 기억의 편린과 감정의 실타래가 작가의 의식 속에 소요하는 흔적이자 내면의 풍경들로 함축해 있다. 이처럼 생활인으로서의 소회를 그리고 소박한 이상과 희망을 꿈결처럼 몽몽한 일상을 채집한다. 여기서 일상은 일종의 미시세계이며 꿈이면서 현실이기도 하고 또한 기억이면서 일상이기도 한 세계로, 그렇게 다른 두 세계를 넘나들며 하나로 삼투되는 그런 차원의 그림을 그린다. 여러 일상적인 시공간을 열어 보여 작품에 담는 의미세계는 아마도 하이데거와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의 기초가 되었던 후설이나, 지성의 혼돈과 미망에서 벗어나 오로지 삶의 진실과 마주하려는 철학적 고투가 삶이었던 비트겐슈타인에 연유한 생활감정이며 생활철학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일상성과 일상 사회학에 연동된 터일 것이다. 한마디로 일상에 대한 관조와 표현을 소박하고 담백한 서정의 세계로 차분하고 안온한 화면은 이은경의 작업에서 느낄 수 있는 일차적인 인상으로 자리 잡는다.
2. 무릇 예술가는 세상에 대해 애정 어린 마음을 갖고 사소한 것에 철학적 의미를 덧씌우고, 일상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들을 언젠가는 자세히 바라보고 의미를 부여하여 중요한 가치를 끄집어내고자 한다. 마찬가지로 이은경의 작업도 일상과 주변의 것들을 겸손하고 면밀한 태도로 관찰하여 사물 각각의 존재와 상호관계를 찾아내는데 주력한다. 이러한 상호관계는 바로 무언의 소통과정으로, 그 방식은 삶의 체험적 현실에 근거하여 전달할 수 있다. 항상 사물이 마주치는 공간과 사이에 다양한 소통의 방식이 존재하듯이,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을 의미망으로 연결하여 그 보편적이면서도 일상적 삶의 공간과 그 속에 머무르고 있는 것들 사이에 대한 탐색과정과도 닮아있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감지되는 상상과 지각에 의해 포착된 것을 분석하는 지적인 능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바쁜 일상에서 접하게 되는 구석구석의 작은 부분들이 작품의 주된 소재로 작용하여 일상이 곧 작품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낯익은 주변 풍경에 대한 기억된 이미지는 작가의 추억과 현재로 연결되며 대상에 대한 사유로 인해 현재의 작품을 재구성하는 메타포로 작용한다. ●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에게 직접적인 이야기가 아닌 어떠한 하나의 화두를 던져 줄 뿐 자세한 설명은 생략되어 있다. 이를테면 그녀의 작품은 화면 안에 굳이 많은 이야기들을 빼곡히 나열하지 않고 또한 어떤 장면을 위해 구체적인 인물이 등장 하지 않더라도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충분히 전달하고도 부족함이 없다. 사실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내용들은 극히 일상적인 것들이지만, 그것은 어떤 특정한 상황을 제시한 것이라기보다는 소소한 사물들을 통해 상황을 암시함으로써 연상과 공명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 공간과 대상 사이에는 묘한 세계가 존재한다. 등장하는 대상 중 대표적인 예로 테이블, 찻잔, 주방의 소품인 식기, 활짝 개화한 꽃송이, 나무 등은 일상을 의미하는 이미지로 넣음으로 해서 휴식과 평안의 공간을 제공하고 우리 생활언저리에서 취재된 것을 아주 간결하게 보여주는 형상은 우리에게 친근함과 소박함을 안겨 준다. 가령 테이블에 덩그렇게 놓인 두 개의 찻잔과 가족 수대로 배치한 식기 등과 같은 사물에 조금만 더 시선을 머무는 순간 문득 깨닫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풍경 속에 휴식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대상이 눈에 띄는 것으로 인해 일상의 공간을 휴식의 공간으로 표현하는 것을 통해 항상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일상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심심하다고 할 정도로 단순하지만, 외형적인 것보다는 간결한 형상을 통해 작가의 내밀한 마음의 세계를 진솔하게 그려내고자 한다. 이번 전시작에서도 이러한 섬세한 관심사들은 잘 드러나 있는데, 항상 접하지만 의식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리는 아주 사소한 것들에 나름의 애정을 가지고 조형화해서 보여준다. "일상과 평안" 이라는 주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은 소품을 활용한 정물적 내용이나 풍경적 내용으로 안과 밖이 동시에 시공을 초월하면서 작가 내면세계를 잘 드러내 보여준다.
3. 이와 같이 이은경은 일상에서 특정한 사물과 대상을 통해 혹은 가족 관계에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이를 연결하는 사물을 관찰하며 그녀 주변의 무언가와 소통하고자 한다. 조형 면에서 장지에 돌가루를 입힌 미세한 질감과 색면의 조각 맞춤에서 그 특징을 찾아 볼 수 있다. 색채는 다양한 명도와 채도의 간극을 드러내고 숨기고 가려지고 다시 덧칠해 진다. 궁극에는 작가의 뜨거운 응시의 감성이 사물에 음미되어 정화된 따뜻한 색의 온도로서 유기적으로 꿈을 꾸듯 사유하는 색 면의 공간으로 거듭난다. 이는 작가가 삶에 관한 성숙된 응시와 성찰이 얻은 결과로 잔잔하면서도 포근한 색의 운용과 감동의 파장이 긴 문학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일상을 적어 놓은 진솔한 일기처럼 혹은 생활의 단편을 기록한 에세이처럼 여유롭기까지 하다. 이내 구체적인 형상이 드러나면서 간결한 평면적인 색면 대비가 만들어내는 밝고 맑은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대로 즐거움이 되는 상상의 공간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련하여 순도 높고 간명한 이미지 구성의 밝은 색채이미지는 구체적인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고 우리의 미적 감정에 쉽게 다가오는 친화력을 발산하고 있다. ● 화면은 수많은 붓질을 통한 안료의 집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한국화 물감과 과슈, 아크릴 등 수용성 안료를 혼합하여 취하고자 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처 정제된 색을 취하여 담백하고 소박한 맛이 두드러진다. 자칫 정연한 사물의 형태감에서 비롯될 수 있는 경직성을 완화시켜 화면에 보다 내밀한 깊이를 지니게 하는 것은 바로 수용성 안료의 물성을 이용한 그녀만의 독특한 색채 발색 기법에서 나온다. 무수한 시간과 노동의 집적을 통해 비로소 이루어지는 작가의 작업 방식은 다분히 구축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여기에 화면은 삼차원적인 공간보다는 평면적인 표현을 전제로 공간의 운용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소소한 사물들을 원근법적 시각을 배제한 채 분방하게 배열하여 공간과 공간간의 유기적 조화를 모색하고, 이에 파생된 시각적 자극이 화면의 물리적 범주를 벗어나 확장되게 함은 작가만의 독특한 공간 포치방식으로 볼 수 있다. 사물의 존재는 일체의 고정관념으로부터 해방되고, 모든 대상은 정확한 형태보다는 자유롭게 변형되고 치환된 모습으로 작가 자신의 체험과 결부되어 현실적인 삶에 근거한 일상과 상상 그리고 꿈의 합성으로 이루어지는 세계가 자리 잡는다. 이는 일종의 패턴화 된 화면 구성에서 파생되는 조형적 효과로 볼 수 있으며, 유사한 사물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함으로써 화면에 정적인 평안함과 은근한 여운을 느끼게 한다. 그러므로 화려하게만 변해가는 현재의 찰나적인 양태와는 다르게 조용하면서도 사색적인 휴식을 넌지시 건네주는 그녀의 작품들은 소박하다. 그만큼 작가의 따뜻하고 애틋한 시선들이 화면에 끌어들인 작은 물건들에 고스란히 배어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4. 이전 작품에서는 작고 소박한 집과 동네가 많이 보일만큼 일상에 대한 소경은 우리를 안식과 평화로움이 가득한 집으로 초대한다. 우리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소통하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관계로 인해 가장 상처받기 쉬운 우리의 삶을 보듬는 것이 바로 가족과 가정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대부분 정형화된 꽃봉오리, 나무, 나뭇잎 등의 무늬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아마도 이 식물체는 작가 자신의 은유로서 등장하는 일종의 페르소나Persona들인 듯하다. 일종의 자아 이미지인 셈으로 식물성으로 상징되는 삶에 대한 작가의 이해를 반영하는 동시에 작가 자신이 자신의 삶에 건네는 하나의 위안과 안식의 표징이 아닐까 여겨진다. 그런가하면 견고하고 딱딱한 일상의 사물들 사이로 스며든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란 존재는 경이롭고 흥미로운 존재다. 보고 느낀 일상을 도상으로 단순화하고 그 벅찬 감동은 색채의 열락으로 만개시켜, 그것은 구체적인 일상세계의 도상화이면서 동시에 구상이자 은유이고 기호화다. ● 모든 상징이나 기호란 실제를 대신해서 그것을 연상시키고 추억하는 대체물로서의 생애를 살고 이미지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비록 치열한 삶이지만 일상 내면에 흐르는 것은 따뜻하고 평화로운 정서와 감성이라는 이해의 반영이며, 이러한 내용들에 대한 작가의 감사와 긍정의 표현으로 읽혀진다. 결론적으로 작가 이은경은 작품을 통해 일상적인 관계와 소통, 치유와 평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다시 말해 사물과 사물, 가족들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일상을 통해 회화적인 이미지로써 승화시키려는 것이 그녀의 조형적인 발상이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에 대한 고마움과 생명에 대한 환희 그리고 영원한 시간과 무한 공간, 살아있음에 대한 끊임없는 자각을 노래하는 그녀의 작품세계는 우리의 의식과 감정을 순화시키고 정화시켜준다. 정갈하게 품어져 나오는 그녀의 작품 속에서 사유와 관조로서의 시간과 유한한 인간의 삶과 또 다른 너와의 만남에 관하여 성찰하기를 기대해 본다. (2014. 6) ■ 김선태
Vol.20140603d | 이은경展 / LEEEUNKYOUNG / 李垠庚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