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권展 / MINBYOUNGGOWN / 閔丙權 / painting   2014_0516 ▶ 2014_0630 / 일요일 휴관

민병권_거제도_화선지에 수묵_60×13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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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 / 2014_0612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세솜 GALLERY SESOM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지로 239번길 38 Tel. +82.55.263.1902

풍경과 시각 그리고 함축 ● 민병권은 대지의 생명력과 산수의 실감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지난 작업을 통해 시각적으로 압도하는 풍경을 화면에 구사하였다. 산수의 기운과 변화무쌍함, 무한한 생명의 약동은 원경(遠景)으로 바라보는 산야의 소산한 풍경을 특유의 묵직한 먹의 구사를 통해 유감없이 발휘하였던 것이다.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산과 들판도 민병권의 화면을 통하여 시각과 상상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구성으로 바뀌어가고 작은 대기의 움직임마저도 순간에 포착하려는 듯 시간의 단층을 찾으려는 화면은 문학적 서사를 느끼기에 충분한 표현력을 보여주었다. ● 압도적인 화면과 현대성, 이 두 가지는 민병권이 전통산수를 재해석하는 방식이었고 이는 전통산수의 시각구성이 아닌 현대 사진의 표현, 와이드 앵글과 균질한 화면의 전개를 통해 극대화 되었던 것이다. 또한 준법이 아닌 묵법을 통해 흑백의 존재감과 면의 대비를 화면에 보여줌으로써 공간의 깊이를 표현하였다. 이와 같은 초기의 작업은 민병권의 다음과 같은 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민병권_고성 상족암_화선지에 수묵_70×136cm
민병권_바다와 구름_화선지에 수묵채색_62×69cm
민병권_한려수도_화선지에 수묵_68×198cm
민병권_한산대첩망 남해_화선지에 수묵_135×198cm
민병권_대소병대도와 소나무_한지에 수묵담채_74×142cm

"나의 작품세계는 산수에서 풍경으로 변모되는 경계의 접점에 서 있으며 준법보다는 묵법으로 대기감과 괴량감을 나타내고 있다. 수묵이 형이상학적인 것에 치중하는 것보다 흑백의 경영논리로서 현대적 감수성을 발현하고자 한다." ● 산수에서 풍경으로 변모되는 이 접점은 산수를 바라보는 시각방식이 변모되었음을 확인하는 것이고 전통의 준법(皴法)이 아닌 풍경을 바라보는 주체의 눈에 대한 새로운 각성을 요구하였다. 그것은 실경이고 실경에 대한 현실감 있는 사생의 방식으로 묵법이며, 흑백의 화면을 통한 강력한 시각대비가 현대성에 다가가는 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시각적인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이 방법은 민병권의 작업을 특징 짖는 하나의 요소로서 인상적이었고 원경과 산야, 굽은 소나무의 장관,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주는 소산함은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민병권의 풍경이다. 그러므로 실경이긴 하지만 민병권의 시각적 감수(感受)가 들어간 풍경이요 서사의 한 단면 같은 정경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 그러나 민병권은 대상을 보다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선묘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는데 준법을 중시하는 작화태도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전통 안에서도 현대성을 추구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민병권은 산수의 소재를 수평구도에서 수직의 거대한 산으로 관찰방식을 옮김으로서 보다 크고 압도적인 풍경, 곧 산이란 대물(大物)의 관찰에 나서게 된다. 먹을 쌓아서 깊이감을 내는 적묵(積默) 보다는 중묵(中默)과 담묵(淡墨)을 적절히 구사하고 섬세하고 옅은 필세로 전체 산의 다종다양한 면모를 묘사하려는 듯한 표현을 보여주었다. 대물(大物)인 산수를 바라보고 종합하는 방식처럼 보이는 이 방법은 산의 면면인 개별과 개별의 종합을 하나로 모아 지향항려는 듯한 인상을 가지고 진행되었다. ● 금번에 보여주는 남해의 섬과 바다연작은 그간의 작업을 종합한 듯한 인상을 준다. 수평구도에서 보여주었던 소산하고 아스라한 중첩된 산들의 연봉은 담묵으로 원경에 배치되어 있고 중경의 안정적인 섬들의 구성은 강력한 개성을 발휘하면서 대지의 영활함을 표현하였던 소나무의 배치와 닮아있다. 근경의 섬들과 수목 표현은 수직구도로 관찰방식을 바꾸면서 표현하려했던 섬세하고 옅은 필세의 산의 면면과 닮아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조망을 담아 바다와 구름과 산과 섬들을 바라보는 시각적 구성을 통해 풍경이면서 구성적인 조망을 취해보려는 시각의 일단의 볼 수 있다.

민병권_마산 저도 - 바다와소나무_화선지에 수묵담채_69×69cm
민병권_사량도 - 망산(望山)_한지에 수묵담채_66×112cm
민병권_사량도 지리망산_한지에 수묵담채_68×139cm
민병권_통영 미륵산 해송_한지에 수묵담채_75×138cm

「바다와 구름」은 햇빛에 비친 구름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구름에 이어진 푸르고 검고 아스라한 바다가 시간적인 소요(逍遙)를 느끼게 한다. 「한려수도」는 수평구도의 화면에 근경의 섬과 소나무, 중경의 바다와 섬들, 원경의 연이은 산봉들이 이어지며 흐르는 풍경을 보여준다. 작품 「한산대첩망, 남해」는 섬의 정산에서 내려다 본 남해의 깊고 장대한 풍경을 전개하고 있다. 전면에 비스듬이 화면을 차지하는 소나무는 이 모든 것을 안정적으로 내려다보는 부감의 시선을 취한다. 「대소병도와 소나무」는 해풍에 시달린 소나무와 초봄의 잡목이 강인한 생명력의 대비를 느끼게 한다. 배경과 여백이 된 바다를 중심으로 근경과 중경의 섬 그리고 원경의 바다인 다도해가 평정한 시선을 느끼게 한다. 「마산 저도- 바다와 소나무」는 우측으로 솟은 바위위에 서있는 세 소나무가 서로 의지하는 듯하며 멀리 아스라한 섬들과 원경의 아련한 연봉들이 시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사량도-망산(望山)」은 근경의 바위표현과 함께 바다와 연봉으로 이어지는 과감한 여백과 생략의 대비가 돋보인다. 근경의 작은섬, 중경의 안정적인 섬들, 그리고 멀리 바다와 함께 사라지는 산들은 망산(望山)의 풍경이 비범한 것임을 말해준다. 정면에 보이는 바위표현에서 수직의 준찰이 매우 인상적이다. 「사량도-지리망산」은 사량도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조망을 실감 있게 표현한다. 멀리 푸른빛이 아스라한 것이 지리산이고 이어진 조망의 지점인 사량도를 강조하기 위해 근경에 우뚝 솟은 바위를 두는 대범한 구도를 선보였다. 바위표면의 섬세함과 시원한 괴량감이 전체 화면을 압도한다. 「통영 미륵산 해송」은 가장 압도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화면을 사선으로 대범하게 가르는 해송은 극적인 긴장감을 준다. 부감으로 내려 보는 산과 바다 그리고 이어지는 먼 산의 연봉은 이 절경을 품고 있는 위태로운 구도만큼이나 아름답다. 소나무의 대범한 묘사와 함게 치밀한 잡목의 실경이 이채롭다. 작품 「거제도」는 이 모든 섬들의 괴량감을 합친 듯한 무게감을 여실히 표현하였다. 크고 단단한 느낌이 전면으로 다가오고 연이은 안개와 아스라한 연봉은 현실을 넘어선 정경을 기대하게 한다. 특히 안정적인 수평구도의 바다에 전면으로 솟은 수직산의 깊이는 섬세한 먹의 준찰과 세밀함으로 화면을 더욱 풍부하게 전개시키고 있다. ● 이번 개인전을 통해 민병권은 보다 현실감 있는 풍경과 압도적 시각, 그리고 그러한 것의 함축을 실험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풍광과 그 풍광이 펼치는 대기감 그리고 보다 함축적인 상징을 위한 전개가 바다와 섬이 인접한 풍광을 통해 실험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류철하

Vol.20140518d | 민병권展 / MINBYOUNGGOWN / 閔丙權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