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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석미 블로그_blog.naver.com/nohseokmee
초대일시 / 2014_0509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자하미술관 ZAHA MUSEUM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5가길 46 (부암동 362-21번지) Tel. +82.(0)2.395.3222 www.zahamuseum.org
그리 화려하지 않은 톤의 그림과 단순해 보이는 글귀가 유난히 눈과 머릿속을 자극한다. 캔버스 가득한 어린아이의 속마음처럼, 어느 날 어느 시의 그 특정적인 무엇과 글자들은 얼핏 지나가는 하얀 구름과도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더 시선을 머무는 순간 문득 깨닫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 노석미의 동화 혹은 일상의 시와도 같은 그림과 글들은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없는 따뜻하고도 매력적인 감성이 있다. 도통 알 수 없는 그림과 문장의 매치되지 않는, 그러나 묘한 연결고리가 있을 것만 같은 장면들의 유쾌한 혼란들은, 노석미의 그림을 보고 있는 관찰자로 하여금 한층 진중한 태도를 만들어준다.
노석미의 그림에는 생각지도 못한 '순간'의 풍경이 있다. 다분히 조용하고도 낯설지 않은 그 '순간'의 풍경에는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과 싱그럽게 이가 드러나도록 웃고 있는 어느 여자의 얼굴, 서울 변두리의 그 곳, 그리고 가장 많은 화두로 떠오르는 고양이 등이 그 예이다. 조금이나마 그녀의 이야기들 즉, '썰'을 들어본 누군가라면 조금 더 쉽게 그 풍경들의 대화를 만날 수 있다. 그녀가 발간한 책 속의 도란도란 풀어나가는 소소한 그녀의 생활 속 이야기들은 결국 어떻게, 왜, 어떤 생각과 감성이 그런 작업들을 만들어 냈는지 짐작 가능하게 한다. 아마도 풀밭을 걸으며, 불어오는 바람을 만나며, 작은 시야로 들어오는 자신의 발등을 보면서 그 '순간'의 풍경과 대화하고 기록했으리라. 더불어 짧고도 담백한 글귀들은 노석미가 그려내는 그림만이 아닌 또 다른 강렬한 매개체로써 그때의 그 무엇을 또박또박 글자들로 그려냄과 동시에 귀중한 감성이 배를 더하도록 한다. 결국, 꺼내놓고 싶은 그녀만의 그 순간들이 그림과 글로 겹쳐지는 것이다. 때문에 노석미의 작업에는 재미나고 독특하며 사랑스런 특별함이 있다.
노석미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관찰하며 그녀 주변의 무언가와 소통한다. 그것은 결코 이유 있는 '의식적으로'가 아님을 메모식의 글자들과 그림들이 증명한다. 특별함이 없는 초록색의 풀과 노란색의 먹거리들은 노석미의 그림과 글이 겹쳐짐으로 인해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만든다. 즉, 그 순간 다시 한번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지나침 없이 간결하며 그 이상의 과욕이 없는 변두리의 화가양반 '노석미'의 일상의 작업은 그녀가 말하는 '상냥한 습관'처럼 계속 될 것이고, 점점 푸른 빛이 더해 갈 것이다. '높고 높은 풀 위로' 처럼 말이다. ■ 유정민
문득 "높고 높은 풀 위로" 라는 완성되지 않은 문장이 내게 왔다. 나는 그림이 완성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내게 어쩌면 영원한 숙제일지도 모른다. 완성도를 위해 그림을 그려야겠다. 고 생각한 찰나 그려야할 것들이 보였다. 오늘도 주변에 널려있는 것들을 수집하거나 다시보기하거나 새롭게 다듬어본다. 매일 비슷한 일상은 별로 특별할 게 없다. 세상에 없는 얼굴을 세상에 널린 흔해터진 것들 속에서 찾아보려고 용을 써본다. 어떤 순간 높고 높은 풀 위로 살짝 가보면 그곳에 완성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풀 아래에서 헤매는 나날 속에 그래도 혹시 몰라 나는 또 짐을 꾸리는 마음으로 일상을 편집하고 새롭게 보기 위해 어푸어푸 세안을 한다. ■ 노석미
Vol.20140509c | 노석미展 / NOHSEOKMEE / 盧石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