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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510_토요일_03:00pm
방문예약 / 031.873.0734_010.3296.6766_010.5688.9521(양해영)
방문시간 / 01:00pm~06:00pm / 월, 화요일 휴관 * 방문시 전화예약 필수안상철미술관 AHNSANGCHUL MUSEUM 경기도 양주군 백석읍 권율로 905 (215-3번지) Tel. +82.31.874.0734 www.ahnsangchul.co.kr
대지의 속살, 어머니의 속살, 내 마음의 속살이 켜켜이 들추어진 듯 순수한 원형(原形)으로 형상화한 나무들. 그것은 어릴적 살던 집 마당, 건조한 사무실 책상 위의 화분에서, 도심지 카페에 달린 테라스에서, 지저분한 뒷골목 구석에서, 때로는 막연한 희망이었고, 때로는 남몰래 감춘 상처였고, 달콤한 꿈이었던 그 순간의 심경이, 지나가 버린 후각과 미각이 다시 일어난다.
양 해영의 작품이 즉각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가 있다. 작품을 보는 순간, 의식 속 어딘가에 잠재되어 있던 기억의 편린 그리고 그것에 묶여 있는 감정의 실타래가 건드려지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 여기에 거리를 걷다 서로 어깨를 부딪힌 이를 돌아보게 되듯, 일깨워진 의식은 캔버스가 전달하는 시각적 자극들 너머 그 뿌리에 있는 작가의 의식과 마주친다. 그 예기치 못한 정서적 공감이 시공 축에서 일치하는 교점에 의한 것이 아님을 알게된다. 그것은 작가의 의식 속에 소요하는 흔적이자 내면의 풍경이다. 그곳에서의 우리의 만남은 그래서 더욱 놀라운 것이다. 이미 희미해진 기억인데 작품이 끄집어낸 그 날의 심정이 순간 너무나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양 해영이 작업에 재현하는 것은 시각적 대상이 아니라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이미지, 그리는 행위를 통해 회생하여 재 결집되는 이미지다. 이는 베르그손의 표현에 따르면 '기억 이미지(images-souvenir)'에 해당한다. 그의 많은 작업들이 연작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작가의 과거인 잠재적 이미지(image virtuelle)가 작업의 시점에서 작가의 현재에 끊임없이 결합하는 이미지(image actuelle)와 중첩되며 그 흔적이 캔버스에 남기는 회화적 이미지인 것이다. 그것은 다시 역순으로 관객의 내면과 만난다. 심상 이미지의 회화적 이미지화를 통해 일체의 대리자를 사이에 두지 않은 직접적인 공감의 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캔버스의 시각적 이미지들의 층위는 투명해지고, 나의 마음과 작가의 심상들이 중첩된다. 동시에 두 개의 동심원이 퍼져나가고, 그 위로 다시 또 두 개의 동심원이 그려진다. ● 태초의 화가가 벌이는 주술 행위에서 관객은 단순한 관찰자에 머물지 못하고 의식의 한복판으로 초대된다. 대지의 모신을 향하여, 천공의 신비에 대하여, 중력을 거슬러 오르는 생명의 의지를 위하여, 물질 문명에 침식되는 온갖 아름다움을 새기며, 억눌린 원시의 본능을 부르며... 뿌리내리고 뻗어 나가는 나무를 반복적으로 그린다. 재현의 결과가 박제로 남아 작가의 주관적 기억으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관객의 체험과 정서가 공명하는 현장이 화면 위에 매번 덧칠해진다. 작가의 과거, 작업의 현재, 관람의 현재, 관객의 과거라는 네 개의 진원지로부터 이미지가 발생한다. 시각에 의해 환기된 이미지가 오감으로 환원되고, 관객은 그 나무를 스쳤던 이 바람과 이 냄새를 다시 느낀다. ● 양 해영의 작품이 전달하는 것은 시각적 인식에 대한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의식 속에 구현된 심상들에 대한 회화적 접근, 이미지에 대한 이미지이다. 작가는 구상과 추상의 전통적 구분을 무산시키며 현대 미술의 온갖 장르적 강박들에서 벗어나 회화적 자유를 감행하며 '심상화(心象畫)'를 제시한다. ■ 이영민
Vol.20140505e | 양해영展 / YANGHAEYOUNG / 梁海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