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3_0927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pm~07:00pm
갤러리 두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2가 14-59번지 2층(문래우체국 옆) Tel. +82.10.4940.3035 cafe.naver.com/gallerydoodle
「일상의 숨 고르기」「심연의 웅성거림」「상징, 저 너머」 이번 전시의 제목을 생각하며 써놓은 메모이다. ● 종이와 먹 연필은 작가의 작업에 기본이 되는 재료이지만 페인팅에 몰두하다보면 잊어버리고 지내는 일 또한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이런 재료들은 나에게 그 자체로 편안함을 준다. ● 전적으로 몰두해야할 작업이 소강상태로「심연의 웅성거림」속에 들 때면 당연히 이런 재료들과 함께 노는데. 특히 연필, 크레파스, 먹이다. 주변의 사물이나 건너편에 앉아있는 사람의 얼굴 등을 자유롭게 끄적이며 한마디 글도 써넣고... 자기내면을 향한 소곤거림. 말 그대로「일상의 숨 고르기」를 하는 장소이며 개인적인 성소이다. ● 이런 작업들이 시간이 한참 지나고 화실을 이사할 때나 잊어 버렸던 화실 구석의 종이뭉치들이 갑자기 불쑥 나타나면 '내가 언제 이런 걸 그렸던가?' 하는 생각에 화실 가득 펼쳐두고 혼자서 며칠 동안 감상한다. 그 와중에 많은 것들이 정리되어 버려지고 말지만 아쉬운 마음에 남겨둔 것들이 있다. 세월과 함께 종이라는 매체의 색도 바래고, 은근 애착이 가는 내용도 있어 이리 저리 치이며 모아진 것들이다.
작가에게 있어 드로잉이나 가볍게 종이에 남겨두었던 끄적거림의 흔적이 중요하다는 것은 뉴욕생활 중에 깊이 터득한 바 있다. 그것은 바로 한 개인의 역사이며, 삐뚤어진 선속에 스며있는 그 시절의 심사, 과거에 스쳐지나간 사람의 얼굴, 한줄 메모에서 상기되는 그때의 상황,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본인 스스로가 들춰 봐도 소중한 흔적이다. ● 자연의 이미지는 작가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일깨우며 근원에 대한 사유를 넓혀준다. 특히 나무는 자연 속에서 시각적인 실루엣뿐 아니라 인간들과 상생하는 의미의 분리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뿌리를 땅에 두고 지상을 통과하여 하늘에 닿는 우주적 흐름의 중심축을 만든다. 내가 나무를 그리는 이유이다. ● 이런 저런 이유로 드로잉이나 조각그림이 나에게는 무척 의미가 있다. 개인전을 위한 작업이라거나, 딱히 누군가에게 공개할 목적이 아닌 소소하고 개인적인 영역의 발로라 더욱 진실함이 담긴 결과이기도 하다. ● 어찌 보면 이런 작업은 작가의 일기와도 같아 내밀한 영역일 수도 있고, 관객의 입장에서는 본격적인 작업의 페인팅보다는 '작가의 내면 들여다보기'라는 재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2013년 7월)
사유 그리고 또 다른 내면 ● 세상의 모든 사물은 보이는 면과 보이지 않는 양면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눈과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것이 아무리 작고 단순할지라도... ● 특히 우리네 인간 자체가 그렇고, 사는 모습들 역시 우리가 관망할 수 있는 그 뒤쪽엔 더욱 많은 이야기가 있고, 또 다른 진실이 거기에 있다. ● 여러분의 주변에서 어쩌다 마주치는 사람이나 어떤 사물 또는 예술작품 앞에서 언뜻 보여지는 외적인 모양새 보다는 보이지 않는 어떤 것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봄은 어떨까. 아름다움도 추함도 역시 그 내면에는 또 하나의 상반되는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 우리의 눈이나 마음으로 볼 수 없는 것. 가끔 우리는 그곳에 대한 갈증으로 탐색을 시작한다. 예술의 시작이다. (2003년 10월)
천개의 꽃잎 ● 요가는 명상을 위해 정신을 집중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쿤달리니 요가에서 일곱 개의 차크라 중 최상위인 사하스라라(정수리)에 도달하면 순수한 어떤 환희의 상징으로 '천개의 꽃잎'으로 피어나는 연꽃에 비유된다. 많은 이들이「심연의 웅성거림」을 다스려 보려고, 요가니 명상이니 등등을 흉내 내 보지만 언감생심 불안정한 인간인 우리 중 누가 이 심오한 경지까지 이르겠는가? 그저 생각으로나마 상상하며 '흐음 그런 게 있단 말이지?' 먹으로 장난하듯 꽃잎이나 그려야지. (2011년 2월) ■ 양해영
Vol.20130923f | 양해영展 / YANGHAEYOUNG / 梁海英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