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풍경-비움과 채움 The scenery of the human body- The transmigration of emptiness and fullness

김철규展 / KIMCHEOLKYU / 金澈圭 / painting   2014_0414 ▶ 2014_0426 / 일,공휴일 휴관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사포로 긁어서 표현_130×162cm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220e | 김철규展으로 갑니다.

김철규 홈페이지_www.artck.co.kr / 블로그_blog.naver.com/kck7699

초대일시 / 2014_0414_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숨 GALLERY SUM 전주시 완산구 우전로 225 삼성안과·이비인후과 1층 Tel. +82.63.220.0177 www.seyes.co.kr/gallerysum.php blog.naver.com/gallerysum

인체풍경-비움과 채움(더 비워내면 더 채워질 것이다.) - 웃음(비로소 웃는다.) ● 김철규의 작품은 비움과 채움으로 시작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비움과 채움은 동양사상인 도가 사상이 배경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비움으로써 모두 채워진다.' 즉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고, 채우지 않으면 비울 수 없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스스로 그러한 상태"가 된다. 있음이 없음의 단계에 이르면 스스로 그러한 상태 즉 불교적 언어인 "참으로 여여(如如)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여여하다란 뜻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피상적으로 모든 것은 비워지고 깨달음을 얻음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욕망이라는 한계를 넘으려는 본성이 있으며, 그것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진정으로 비워지는 '여여한 상태'는 만족을 얻으려는 그 어떤 욕망도 없는 진정한 침묵을 지키는 것이다. 또한 내적인 채움은 비워지는 침묵이라는 고통을 이겨냄으로써 얻을 수 있다.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사포로 긁어서 표현_112×145.5cm_2014

이렇듯 작가는 침묵의 고통을 생채기 입은 마음의 껍데기를 세세하게 긁어내어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한다. 작가는 이전의 작품들과 같이 물감을 캔버스 위에 겹겹이 쌓아 올리고 이미지를 그린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작업과정은 작가와 그 찰나의 시간에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듯 예측할 수 없는 우리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또한 침묵의 고통을 참아내는 작가 스스로의 비움의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과정은 지우면서 그려지는 것으로 역설적으로 지워지지만 지워진 흔적이 고스란히 존재의 이미지로 드러난다.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사포로 긁어서 표현_130.3×145.5cm_2014

김철규의 인체풍경은 초기에는 인체의 특정 부분을 클로즈업시켜 하나의 풍경으로 탄생시키는 작업에서 시작하였다. 수많은 인체풍경에 대한 고찰 끝에 이번 전시에서는 화면 안에 얼굴을 가득 채워 넣는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작가의 주변인들로 작가가 엮어가는 자신의 인연과 그에 따른 관계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와의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던 웃음 뒤에 가려진 각각의 삶의 흔적은 과장된 웃음으로 묘사되었으며, 그것은 그 어떤 저항정신마저 느껴진다. 또한 인물들의 얼굴 주름과 잔털들 그리고 온갖 근육과 구멍들을 수많은 사포로 세세하게 갈아내며 그들을 비워낸다. 또한 작가 역시도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으로써, 무의식적으로 화면 속 인물의 얼굴에 자신을 투영한다.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사포로 긁어서 표현_130.3×145.5cm_2014_부분

작품에서 보여 지는 우스꽝스러운 표정이나 갑작스러운 다른 신체 등의 등장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내려놓는 듯 한 평온함 그리고 묘한 애잔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웃음들이 있지만 작품 속 등장하는 인물들의 웃음은 마치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는 아무런 억압도 없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웃음과도 비슷하며,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는 이들이 발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재로 인물들은 인생의 굴곡진 역경의 삶, 욕망에 따른 고뇌의 시간을 이겨내고 화면 속에는 인생의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순간의 모습을 각자의 상황에 맞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웃음은 자신의 깨달음을 전하는 데에 있어 방편으로 삼고 있다. 이 웃음은 결코 기쁨의 웃음도 희락의 웃음도 아닌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해탈의 웃음인 것이다. 자기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면 행복한 것이며, 반대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불행한 것이다. 결국 행복과 불행은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모자람과 넘침 없이 그 정도를 결정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사포로 긁어서 표현_91×27cm_2014

이렇듯 지독한 지우기를 통해 화면은 비로소 웃음을 동반한 주름이 드러난다. 삶을 지우는 과정을 통한 흔적인 주름은 사용된 시간과 에너지가 늘어날수록 더욱 더 겹겹이 쌓여간다. 이러한 흔적은 앞으로의 삶을 지우는 과정을 통해 당연히 수 없이 많은 변화를 할 것이다. 결국 인생은 모든 것을 채우고 비워내는 과정의 연속이다.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지며, 무엇을 비우느냐에 따라 삶의 가치 또한 달라지는 것이다. 채움에서 비움의 과정을 변(變)이라고 하고 비움에서 채움의 과정을 화(化)라고 한다. 결국 비움과 채움의 과정을 변화(變化)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인생은 채움과 비움의 변화를 거처 결국 이루고자 하는 소중한 것들을 향해 가는 과정인 것이다. ■ 김미량

Vol.20140414c | 김철규展 / KIMCHEOLKYU / 金澈圭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