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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수요일 휴관
스페이스 선+ Space Sun+ 서울 종로구 삼청로 75-1 B1 Tel. +82.2.732.0732 www.sunarts.kr
어릴 적에 본 TV드라마에는 잔디가 깔린 2층 집이 나왔다. 주인아주머니는 하는 일도 없이 금박으로 장식된 전화기를 들고 오랫동안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별 말이 없는 식모는 밥상을 차리고 식구들을 불렀다. 나는 오랫동안 이 모든 풍경들이 인어공주나 마술콩처럼 단지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내 주변 사람들은 허겁지겁 하루 벌어 하루 살기에 급급했었다. 정말 그런 부자들이 살고 있다면 왜 나는 한번도 보지 못한 것일까? 내가 경험하지 못할 것들로 가득한 세상을 상상하는 것은 맥 빠지는 일이었다.
블로그에 올라온 음식사진을 보면 이상화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실재와 이미지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은 아주 오래전 일이다. 우리는 어느새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을 이미지를 통해 대리 체험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떤 것이 나의 것인지, 너의 것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남보다 좀 더 빨리 많은 양을 보았다는 것으로 앞서간다는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니까.
각종 유아카페, 동호회를 통해 정보를 듣고 물건들을 검색한다. 뉴스와 쇼핑순위를 보며 유행을 짐작한다. 그럴수록 저 마음 깊은 곳에서 낭패감 같은 감정이 밀려올 때가 있다. 나는 왜 저만큼 소비하지 못하는가. 나는 왜 저만큼 가꾸어진 행복감이 들지 않을까.
이미지와 실재의 속고 속이는 꼬리잡기를 보면서 한 번쯤은 현재의 내 일상을 은유 없이 스트레이트하게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이미지라는 두꺼운 외투를 입고 휘청거리는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번 작업을 통해 이제 갓 40대에 접어든 내 생활의 풍경들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육아에 대한 고민, 생활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책임감,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표현의 주된 주제가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경험했던 모습들이 나올 것이다. 무료하지만 소중한 여가 시간, 일확천금을 꿈꾸는 찰나의 순간들은 잠시나마 우리를 숨 쉬게 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조금의 위안과 행복을 되새김질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래본다. 그리고 이미지와의 간극 속에서 더 이상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지 말고 일상의 흘러가는 순간을 소중하게 들여다보았으면 좋겠다. ■ 유한달
Vol.20140327c | 유한달展 / YOUHANDAL / 兪한달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