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21012f | 홍이현숙展으로 갑니다.
홍이현숙 홈페이지_www.honghyunsook.com
고래뱃속 GORAEBAETSOK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128-3 Tel. +82.2.3141.9901 www.goraein.com
1988년의 첫 개인전부터, 26여년의 작가생활이 그대로 담긴 홍이현숙의 작업 노트가 출간되었다. 홍이현숙은 지금까지 열두 번의 개인전과 여러 공공미술 작업을 전시장 아닌 공간에서 많이 하였는데 국립극장 계단, 광화문역 지하도, 인사동 육교, 오두산 통일 전망대, 훈련원 공원 인공폭포 등에서 설치작업을 하였다. 이 작업노트에는 이 '바깥에서의 전시'를 성공시키기 위해 현장의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메일, 작업을 도와주었던 노숙자 아저씨의 이야기까지도 솔직하고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작품을 전시할 때도 흙과 옷을 번갈아 쌓고 보리 씨앗를 뿌려, 관객들이 갤러리에서 농사를 짓는데 동참하도록 하는, 홍이현숙의 미술은 계속해서 외부과 내부의 넘나듦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또한『팥쥐들의 행진』,『언니가 돌아왔다』展 등의 참여와 세 번의『가상의 딸』展을 기획하는 등 여성으로서 산다는 것에도 꾸준히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에술가로서 작업을 계속한다는 것을 하나의 '수행'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매일 새벽, 잠이 덜 깬 상태에서 '금성'에 갔다 오는 것으로 그의 일과를 시작한다고 하는데, 작가의 '금성'은 말하자면 작가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허구의 공간이며 환상의 작업실을 의미한다. 그는 그곳에서 '허튼 명상'을 하며 심호흡을 하고, 하루를 살아낼 만큼의 힘을 얻어 지구로 돌아온다고 한다.
■ 책 속에서 "대학을 1980년에 졸업한 내가, 지상에서 작업실을 갖게 된지는 이제 채 10년이 안 된다. 그 전에는 집 거실에서, 베란다에서, 남의 작업실에서, 공장에서 어디서든 공간이 주어지는 대로 닥치는 대로 했다. 그래도 그게 견딜만했던 것은 저 쪽 너머 어디 쯤에, 나의 '장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곳이 그저 먼 우주의 어떤 별쯤이려니 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 금성이었다. 금성은 흔히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자주 보여 샛별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저녁에 서쪽 하늘에서 보이기도 한다. ● 난 그곳에 있는 시간이 정말 좋다. 그러나 그곳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머무는 건 아니다. 식구들이 깨기 전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제자리로 돌아 오는데, 실패한 적은 없다. 나는 거의 매일 새벽, 그곳에 가고 오는 것을 반복한다. 어떨 땐 대낮에 살짝 갔다 오기도 한다. 이 왕복달리기로, 나는 내 몸으로, 지구와 금성 사이, 그 허공에 수많은 선을 긋는다. 그것이 나의 어떤 '리듬'인 것같다. " ● 또한, 이 책에서 그의 후배이자 동료작가인 이수영은, 홍이현숙의 사주팔자를 통해 그의 예술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홍이현숙(Hong Lee, Hyun-sook)과 강산이 한 번 변하는 동안의 연(緣)을 이어오며 그의 기기묘묘한 예(藝)와 술(術)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귀한 기회를 가졌다. 그 인연이 때론 기이하여 내가 홍이현숙의 책에 사족을 달게 되었다. 무술생(戊戌生) 홍이현숙. 임수(壬水)의 기운으로 태어난 자. 이 자는 목마른 자이다. 물은 차고 깊으나, 땅은 넓어 서둘러 물을 길어도 돌볼 것이 많고, 나무는 땅과 물이 좁다하며 가지를 내지 않고 위로 뻗는다. 갈증은 그의 힘이다. 홍이현숙은 임수(壬水)와 갑인목(甲寅木)을 타고 났다. 그의 목(木)은 금기(金氣)의 상극(相剋)을 받지 못한다. 바람 같은 나무다. 그의 물은 우주를 품은 씨앗이다. 주역에서 물과 바람나무(風水渙)의 괘(卦)를 받아 보았다. 그 중에서도 자신을 이미 떠나 변화하기 시작한 마지막 효(爻)가 홍이현숙에게 갔다. 씨앗이 바람을 모시었으니 불같은 목마름으로 새벽 세 시처럼 힘차게 일동(一動)할 것이다. 피를 흩으면 피가 제거되고 두려움을 흩으면 두려움에서 벗어날 것이다. 점(占)은 신의 목소리다. 그 목소리를 작가 홍이현숙에게 읊고자 하나, 노래를 모신 어린 사제의 거친 데시벨이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아프락사스의 새로운 경공술이, 궁금하다." (이수영)
암컷 울프의 대칭적 무의식과 그 모험활극 ● "들쥐와 같은 험준한 지구 등성이를 포복하는 짓은 대체 누가 시작하였는가" (이상, 시『Le Urine 오줌』)라는 질문이 던져진다면, 이는 한국의 작가가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영토 내부에 삶아지는 형국이 아니라 세계 체제를 터치하고 있음을, 그런데 누가 터치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그리고 이 터치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따위의 간장종지 같은 스타일을 버리고 대범하면서도 스케일이 커야 한다는 조건에서 가능하다. ● 홍이현숙은 놀랍게도 이러한 조건에 응하는데, 그 응하는 방식이 대지와 도시, 생명과 재생, 경공술과 한가로운 산책을 마구 섞으면서 "예술이 대체 뭐냐?"라는 반문을 던진다. 이미 확립된 지배적이며 공식적인 예술의 판 위에서 카프카의 반쯤 열린 문이라는 역설에 도전하지 않는다. 그냥 무시해버린다. 그 대신 정말 사막과 초원의 대지를 걷고, 그 걸음이 이 악마의 아가리처럼 정체해 있는 도시로 이입될 수 있도록 디졸브한다. 홍이현숙 작가에게 도시는 시골의 반대항이 아니라 저 원초적인 대지의 종속항이다. 대지가 낳은 사생아로서 도시이다. 왜? 대지와 도시의 디졸브는 도시가 대지에 포함되어버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예술이란 예술사에 등재되기 전까지는 비-예술의 강렬함으로만 존속하고, 실제 당대의 예술 사회에서 '예술됨'이란 단지 상호주관적인 임시의 불안정한 상태를 의미할 뿐이다. 고로 '예술됨'보다는 '비-예술' 쪽이 훨씬 더 퍼포머티브-수행적인 것-로서 우리에게 인지적 충격을 가할 수 있다. 그것이 아무리 예술적인 것에서 배제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이 배제의 논리는 아감벤이 말한 것처럼 '예외 상태'의 발령인데, '비-예술'로 배제된다는 것은 바로 배제된 것의 포함이라는 이상하고 역설적인 상태를 출현시킨다. 고로 '비-예술'은 힘이 세다. 그리고 그것은 예술이라는 자명한 체계보다 윗길에서 일종의 태도 문제를 제기한다. ● 홍이현숙에게서 이러한 비-예술과 태도로서의 박력이 느껴진다. "들쥐와 같은 험준한 지구 등성이를 포복하는 짓"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신성한 미소와 더불어 소규모하나마 이동되어가는 실'을 만드는 것도 그러하다. 어떻게 이 중년의 몸의 주름 내부에 잠재적인 것이 문득 깨어나 충동과 무의식으로 무엇인가 인지적 충격의 퍼포먼스를 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밀란 쿤데라의『불멸』에 등장하는 "사람은 많되 몸짓은 적다"에서 바로 그 희소한 몸짓에 해당하는 퍼포먼스. 그러나 실제로 경공술의 SF적 프리즈 쇼트와 한가로운 산책 사이에서 느껴지는 것은 이 작가의 '평화로운 문약'이자 거의 늑대여인의 본능이다. 본래 늑대란 초원에 사는 샤먼의 메신저로서 달을 보면 공중제비를 도는 습성이 있다. 우먼, 즉 Woman이란 말 자체가 Wolfman이었다고 한다. (이하 생략) ■ 김남수
■ 목차 여는 글 아직 못 다한 애도 -버드나무의 체온, 첫 개인전 -너무 일찍 가버린 조각가 전국광 -허방으로 사라진 아버지, 아르코 미술관 -버려진 옷들의 탑, sadi갤러리 농사의 기운 -갤러리에 밭, 원서갤러리 -와선형의 밭, 일산 mbc 부지 -노르웨이에서, Stiftelsen 3,14 갤러리 -광화문에 들깨를 심다, 신문로동 전시장 아닌 곳에서 -국립극장 계단, 옷 한 켜 돌 한 켜 -광화문역 지하도에 옷으로 쌓은 기둥, 공간의 반란전 -인사동입구 육교 새로운 예술의 해 공공미술 프로젝트 -통일 전망대, 꼬리를 흔들다 -훈련원터 인공 폭포, 흘러 넘치는 옷들 -일산 KT빌딩, 무당벌레, 스치로폼 예찬 -부산 광안리 해변, 바람의 주문(呪文), 부산비엔날레 언니라는 말의 배꼽 -팥쥐들의 행진-여성미술제, 예술의 전당 -언니가 돌아왔다 틈의 확장, 경기도 미술관 -나는 가상의 딸을 키운답니다, 가상의 딸전I, II, III 나의 몸 나의 장소 -'그 여자의 방', 종로갤러리 전관(B1,1,2,3층) -'풀과 털', 대안공간 풀 기획 - '비니루방, 관훈갤러리 -'비닐장판에서의 항해', 3인전 -'폐경의례', 복합문화공간 에무 -왕십리 찬가 & 북가좌동엘레지 -난곡의 추억, 파주아트센타 -다른 풍경, 광화문에서 놀기 고독한 채로 무리를 이룬다.'-미술인 공동체의 실패와 희망의 단서 - 미술인회의와 박원식 - 레드안테나 혹은 득능막망 혹은 아무것도 아님 변신-이수영 지구 저편의 우정 -11명 작가들의 일상과 플란데 갤러리, 뒤셀도르프 -USF Verftet 레지던시, 할머니의 털토시, 노르웨이 -나르힝겔의 땅-노마딕 레지던시 울랄라 공공미술 -점자 금강경,지하철5호선 열차 프로젝트 -불광 川에 물오르니 미친 興이 절로 난다,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놀면서 올라가요, 철산동 계단, 아트인시티 -Hello!이름이 뭐예요?-안산 공단 한뼘 프로젝트 암컷 울프의 대칭적 무의식과 그 모험활극-김남수 홍이현숙
Vol.20140221g | 금성까지 왕복달리기 / 지은이_홍이현숙 / 고래뱃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