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지속-자이트가이스트 Zeitgeist

권순왕展 / QWONSUNWANG / 權純旺 / mixed media   2013_1204 ▶ 2013_1215

권순왕_트러스트 trust_유리, 영어사전_61.5×115.5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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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_02:00pm~07:00pm

사이아트 스페이스 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3141.8842 cyartspace.org

권순왕 작가의 근작들에서는 화면에 이질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는 미묘한 화면을 만들어내는 기존의 작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각의 프레임이 창문처럼 뚫린 화면에 생경한 이미지가 등장하는 등 더욱 복잡하고 난해한 이미지와 공간이 등장하는 것을 접하게 된다. 권순왕 작가의 작업은 다양하고 이질적인 이미지들이 섞여 있는 듯이 보여서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며 좀처럼 그 의미를 읽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상이한 이미지와 요소들을 한 화면에서 등장시키게 된 것은 작가의 사유방식이나 표현방식이 몽타쥬적 결합에서 파생되는 제3의 의미들에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된다면 좀 더 그의 작업에 쉽게 다가 설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는 단순히 어떠한 대상 자체를 표현하기 보다는 자신의 기억과 사유로부터 혹은 현실을 바라보면서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들을 서로 충돌시키면서 그로부터 생성되는 감각 혹은 의미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권순왕_낙서 The Hidden Flow-Scrawl_유리 오브제_116.5×91cm_2013
권순왕_수집 The Hidden Flow-Collection_유리 오브제_116.5×91cm_2012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뚫려진 프레임 속의 이미지는 그 이전의 이미지간 충돌에서 중층적인 화면 사이의 충돌로 이행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읽을 수 있다. 작가가 이전에 종이컵을 이용한 원형 프레임을 사용하여 채색된 유리 오브제로부터 물질들을 화면의 요소로 끌어들였다면 이제는 화면을 뚫어내고 본 바탕이 되는 캔바스의 프레임과 충돌하는 뚫려진 프레임을 중층적으로 배치함으로써 두 가지 이상의 차원에서 이미지와 공간이 충돌하도록 만들고 있다. 과거 원형의 프레임들이 오브제로서 한 화면의 요소로 등장할 때 여러 개의 원형들이 큰 문맥의 파편으로서 언어적 분절과 같은 차이만을 보여주었다면 이제 차이는 캔바스라는 이미지를 담아내는 틀이라는 차원에서 프레임의 위계적 차이를 드러내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의도한 것은 커다란 캔바스가 갖는 프레임의 힘과 작은 창문과 같은 프레임이 갖는 힘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고 돌출되거나 들어가 있는 시각적 레이어의 위치상의 차이일 수도 있다. 작가는 이미지의 몽타쥬적 결합방식을 2차원에서 3차원적 공간 차원으로 이끌어내면서 낯선 이미지들의 충돌에서 경험하게 되는 시각적 감각과 사유의 차원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권순왕_강 The Hidden Flow-River_캔버스에 유채, 성경_132×162cm_2013
권순왕_산책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5×73cm_2013

작가는 이렇게 변화된 조형 언어방식을 이용하여『가려진 지속-자이트가이스트 Zeitgeist』이라는 이번 전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현대의 사회적 시스템이나 자본과 같은 물질주의적 표피에 가려진 이면에 위치한 한 사회의 역사나 개인의 기억과 같은 영역은 단일한 경향의 지시적 이미지들에서 발견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에 이질적인 이미지들을 지속적으로 충돌시키면서 이미지에 대한 변증법적 감각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 감각의 시원은 일상에서의 구체적 공간에 대한 기억의 이미지로부터 특정한 사유에서 시작된 추상적 에너지의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파면화된 물질의 콜라쥬적인 충돌에서부터 영화의 짧은 장면과도 같은 화면 공간 사이의 충돌에 이르는 몽타쥬적 혼합 방식 역시 이러한 문맥 가운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순왕_샘 The Hidden Flow-Spring_차유리, 영어사전, 성경, 석고_75×105cm_2013
권순왕_가려진 지속-건축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5×73cm_2013

작가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혹은 현재의 이면의 세계는 이러한 기억의 이미지와 현재의 이미지간의 충돌에서 더 가깝게 감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작가의 생각은 이러한 일련의 기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로부터 좀 더 두터운 의미층을 형성해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권순왕 작가는 이렇게 현대의 물질 문명이 견고하게 구축하고 있는 세계상 이면을 직설적인 방법보다는 그 세계상을 형성하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이미지 혹은 오브제 사이의 충돌에서 발생하게 되는 이미지에 대한 제3의 감각을 통하여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며 표피적 차원에 머물러 있는 둔감해진 현대인들의 시선을 방향을 그 레이어 이면으로 향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으로써 작가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하여 물질 문명의 모순적인 사회적 시스템에 대하여 지시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인 이미지들이 몽타쥬적 공간을 형성하도록 하는 일종의 부조리극을 보는듯한 혼란스러움을 마주하게 함으로써 개별 이미지 자체의 지시적 의미 이면에 감춰져 있는 세계를 결국 감상자 스스로 감각하고 경험하도록 만드는 독특한 조형적 전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이승훈

Vol.20131208g | 권순왕展 / QWONSUNWANG / 權純旺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