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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90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_11:00am~07:00pm
갤러리 룩스 GALLERY LUX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82.2.720.8488 www.gallerylux.net
소년과 소녀들은 젊음 그 자체로 아름답다. 아직 활짝 피어나지 않은 꽃봉오리처럼 풋풋하고 싱그럽다. 그들의 감성은 한 겹의 꽃잎처럼 여리디여리다. 그맘때의 불안과 걱정 가운데 고민하고 있지만 피워낼 꿈과 열정 또한 가득 머금고 있다. 그러한 소년과 소녀들의 순수한 모습이 작가의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피사체 그대로의 모습으로 한 장 한 장 사진이 되어 전시장에 진열되어 있다.
소년들의 사진은 지극히 스트레이트하다. 인공적인 기교는 배제된 채 대상의 본질을 드러내는데 주안을 두고 있다. 사진 속 아이들은 하나같이 졸업앨범의 한 컷과 같이 정적인 표정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렌즈를 응시하고 있는 아이들의 눈에선 편안함이 전해진다.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촬영하는데 있어, 아이들도 작가도 서로에게 한 걸음 다가갔기에 가능한 결과이다. 무광 인화지의 은은한 질감 속에 소년들의 말간 얼굴과 호기심어린 눈빛이 투영된다.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장난치는 것을 좋아할 것 같은 개구쟁이, 열심히 공부할 것 같은 모범생, 친구들을 세심하게 챙겨줄 것 같은 다정다감한 아이, 소년들의 얼굴사진을 바라보며 각각의 개성어린 성격들을 상상해본다. 여러 친구들과 함께한 촬영의 순간은 소년들에게 저마다의 한 장의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그들 한명 한명의 얼굴을 카메라로 남겨놓고 있다. 그 역시 소년의 시간을 지나왔기에, 그들이 지니고 있는 현재의 아름다움을 쉬이 지나치지 않고 눈여겨보아 소중하게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사진 속 소녀들은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 스티커 사진을 찍고 있다. 작가는 찍혀진 스티커사진들을 수집하여 반복적으로 나열하여 월페이퍼 형식으로 재구성한 뒤 출력하였다. 유광인화지의 광택 때문에 후작업을 거치고난 뒤에도 스티커사진의 질감이 연상된다. 촬영의 과정 중에 작가의 손길이 일체 배제되어 있는 점을 눈여겨 볼만하다. 남성인 작가는 경험할 수 없는 소녀들만의 감성을 다루고자 하였기에, 소년 시리즈와는 다른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녀들만의 촬영으로 만들어진 포트레이트를 배열하는 방식이다. 소년들의 독사진과 달리, 소녀들의 사진에는 동일한 프레임 속에 친구가 함께 등장한다. 그녀들은 하나같이 밀착되어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발을 쓰기도하고 남기고 싶은 문구를 쓰거나 스티커사진기내의 스탬프기능으로 스티커사진을 장식하기도 한다. 또래 동성친구와의 돈독한 유대감을 드러내며 스티커사진을 찍은 뒤, 서로 절반씩 나눠 갖으며 함께한 우정의 순간을 공유한다. 유희적 놀이 속에 담겨진 소녀들만의 추억은 스티커 사진의 다채로운 컬러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이를 반복하여 원본보다 크게 출력된 결과물은 패턴을 형성하여 시각적으로 장식적 효과를 주는 동시에, 스티커사진을 실제로 찍었을 때 여러 장의 사진이 출력되는 것을 떠올리게 하며 보는 이에게도 공유되어진다.
소년과 소녀의 초상들. 이름 모를 이들의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풋풋함을 감상하고, 우리의 한 때를 떠올려 볼 수 있다. 지나온 시간들은 아득히 멀어져버렸지만, 더듬더듬 추억을 되감아보는 경험은 우리도 모르는 새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만들기 마련이다. 전시된 사진속의 누군가의 얼굴들은 아련해져버린 시간 속의 나의 옛 모습이 될 수도, 그리운 어린 시절 친구의 모습으로도 비춰질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누군가의 사진을 바라보며, 지나가버린 시간들을 돌아보고 지금의 순간을 다시금 소중히 여겨 보는 것이다. ■ 구나영
Vol.20130930e | 전종대展 / JEONJONGDAE / 全鍾大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