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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양희展 / CHANGYANGHEE / 張樣熙 / printmaking.installation   2013_0402 ▶ 2013_0415

장양희_Females#2_레이저 인그레이빙, 디지털 프린트, LED_70×50×7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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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402_화요일_05:00pm

사이아트갤러리 뉴디스코스 작가선정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_02:00pm~07:00pm

사이아트 갤러리 CY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3141.8842 www.cyartgallery.com

원본을 상실한 인용부호 속 주체 ● 작가 장양희의 작업은 자신의 신체와 그 이미지로부터 발생되는 자아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이에 대한 실험 방법으로 그의 작업 초기에는 그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파편화하고 분절시킴으로써 타자와의 차이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분해하여 단위체화 하거나 통일된 이미지를 해체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시선과 존재적 위치의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고자 하는 작업을 보여주었다. 그 후 작가는 자신의 신체뿐만 아니라 현대 도시공간 속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이미지가 드러내는 간극에 대해 고찰하게 되는데 초기의 파편화된 이미지들은 더욱 흐릿하게 되고 안개 속에서 보는 듯이 반투명하게 흐려지거나 가려지고 인화하기 전 감광지에 나타나는 이미지들처럼 인물의 이미지를 반전시키는 방법 등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최근 작업에서는 디지털프린트와 인그레이빙 방법을 통해 한 인물의 이미지를 새겨내고 그 위에 또 다른 인물을 새겨내면서 그 이전 이미지를 부분적으로 지워내고 동시에 중첩시키면서 중층화된 인물상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장양희_Females#6_디지털 프린트, 아크릴판_55×55×6cm_2013
장양희_Males#1, Females#1_레이저 인그레이빙, 디지털 프린트_각 40×40×6cm_2013
장양희_Female#5, Males#2, Males#3 _레이저 인그레이빙_각 45×45×6cm_2013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은 그가 자신을 포함하여 한 인물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시발점인 시각적 인식이 그 인물의 존재적 상황을 확인하는데 과연 얼마나 실효적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점차 타자적 시선에 의해 구축되는 주체에 대한 의미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매일 삶 속에서 습관처럼 도시공간 속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인물은 특정한 존재로서 다가오기 보다는 흐릿한 기억 속 이미지들처럼 희미하게 서로 중첩되어 있거나 특징들이 소거되어 단지 익명적 위치만을 파악할 수 있는 대상들이기에 이는 서로에게 어떠한 '존재'이기 보다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그 '무엇'일 수 밖에 없을 수 있다. 그와 반대로 '나'라는 존재 역시 타자적 시선에 의하면 도시공간 속에서 그 수많은 인물들의 이미지들과 마주치며 혼합되고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흐릿하게 부유하고 있는 기표일 수 있을 것이다.

장양희_Crowd#6, Crowd#7_레이저 인그레이빙_각 34.5×60×6cm_2013
장양희_Crowd#8_레이저 인그레이빙_43.5×110×7cm_2013

그래서 작가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아래 작동되는 도시공간 속에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 역시 그와 유사한 방식 소비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사회 속의 인간의 존재적 위치에 대해 전통적 의미의 고정된 주체와 이를 일관되게 지시하는 이미지라는 것이 과연 유효한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온라인 공간에서 '아바타'가 한 개인을 대체하고 있는 것처럼 장양희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이미지들은 주체가 상실되고 파편화되고 은폐되어 결국 아이콘과 같은 인간의 형상만 남아있는 익명화된 존재의 위치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는 그가 작업하는 방식처럼 원판에서 이미지를 떠내고, 원판을 혼합시키며, 원판을 잘라내어 분절화시키는 작업은 주체가 상실된, 익명 속에 감춰진 이 시대 도시공간 속의 현재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장양희_Crowd#1_레이저 인그레이빙, 디지털 프린트, LED_135×110×10cm_2013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작가에게 있어서는 현실 속의 익명의 이미지들은 작가가 전시주제로 제시한 것처럼 어쩌면 존재하지도 않는 의미를 향한 부재의 기표들일는지 모르며 파편화되고 은폐된 이미지들이 만들어낸 주체는 결국 시뮬라크르(simulacre)처럼 원본 없는 허상이 구축한 '인용부호' 안의 그 무엇에 불과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 이승훈

Vol.20130405b | 장양희展 / CHANGYANGHEE / 張樣熙 / printmaking.instal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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