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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915_토요일_05:00pm
관람료 어린이 300원(단체 100원) / 어른 500원(단체 300원) 청소년, 군인 400원(단체 200원) 노인(65세이상) 무료
관람시간 / 09: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전라남도 옥과미술관 JEOLLANAMDO-OKGWA ART MUSEUM 전남 곡성군 옥과면 옥과리 산1-3번지 Tel. +82.61.353.7278 www.okart.org
Story of LUXURY STONE ● 이번 전시 『Story of LUXURY STONE』은 돌가방을 통해 인간의 욕망, 이를 대변하는 명품의 본질과 그것의 사회적 조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질문하고자 한다. 물건자체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인간을 은유적으로 나타내는 가방과 돌의 물성, 거기에 새겨진 기호가 갖는 상징성, 현대사회를 형상화한 수직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철과 나무. 이러한 소재로 동시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전하는 작업을 펼치고자 한다. "가방 + 명품", 이에 빗댄 인간의 욕망을 나는 여전히 돌로 표현했다. 나의 작업 속에서 '가방'은 일상의 소품을 넘어 욕망을 대변하는 개체이다. 묵묵히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 속에서도 문득 일탈을 꿈꾸며 한 번은 가방을 꾸려볼까 하는, 그럼에도 쉽게 나서지도 떠나지도 못하며 현재에 머무르는 우리네. 욕망의 무게이든 현실의 무게이든 가볍지 않기에 내 작업안에서의 각각의 돌가방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상징함을 전제하고 있다. 여기에 명품로고를 새기며 그 돌가방은 더불어 '동경의 대상' '성공의 상징'으로까지 이어간다.
지금 이 시대에 말하는 '명품'은 진정한 가치의 것이라는 본래의 뜻이라기보다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존귀한, 상류층의 취향을 나타내는 전유물, 고가의 해외 유명 브랜드로 한정, 변모된 사치품으로 보는 풍조가 있다. 『Story of LUXURY STONE』展에서 LUXURY의 의미는 이러한 사회적 인식에 더해 장인정신이 깃들여져 있는 '훌륭하기에 이름 난 물건'이라는 원래의 정의까지도 포함하고자 한다. 어쩌면 우선적인 개념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에 더해져 명품을 통해 누구나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고, 괜찮은 사람으로 보여야 하는 명품일반화 현상 ․ 인식에 대한 원인과 인간의 욕망을 풀어보았다. 자신의 정체성보다는 몸에 걸치고 있는, 새겨진 기호가 우선적으로 소통되는 사회에서 '이미 그 자체로 명품'임을 얘기하고자 했으며 개인의 개성과 의지보다는 욕망을 조장하는 사회적 구조와 틀, 기준에 수긍 ․ 몰입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명품을 추앙하고 추구하는 개개인의 정서적 ․ 감정적 동인과 이를 감싸고 있으며 사회적 조건을 높이우고 있는 사회구조와 가치, 문화적 기제들. 동경, 과시, 위로, 신분 상승, 구분 짓기 등을 위한 상징 ․ 기호와 유일하게, 더 높게 쌓여 있는 1%의 더미. 이것은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욕망의 사회적 조건화라는 맥락에서 문제를 재해석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사용하는 물건이 아닌 '이야기하는 물건'으로서 사회와 시장이 제시한 결과로 명품 브랜드는 곧 존귀라는 등호가 성립한다. 광고와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주입된 상품의 이미지가 상품의 본질적인 가치보다 우선시 되는 것이다. 명품은 제품 그 자체의 효용성보다 오히려 '소비' 자체에 목적을 두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징화는 각 개인의 차원이라기보다 사회전체의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고, 소비만능의 이데올로기 아래에서 이를 권하는 사회가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사람들은 결코 사물 자체를 그 사용가치에서 소비하지 않는다."라고 기호학자 보를리야르는 지적한다. 현대사회의 소비는 문화적 맥락 아래서 하나의 기호로 이해해야 한다는 보를리야르의 주장대로 우리는 규정된 사회와 문화의 맥락에 영입되기 위해 자신에게 어떤 기호를 새겨야 하는 것일까? 아무것도 새겨 넣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일까?
자기정체성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물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누구인가'. 과거에는 소속에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만족을 얻었다. 그러나 개인을 묶고 있던 여러 가지 사회적 유대가 끊어지고 대중으로 해체되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존재의 공허를 극복하고 자기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한 노력으로 '연기하기'와 '몰두하기'가 있다고 한다. 이 둘 중 나는 '연기하기'에 주목한다.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정체성은 다분히 연극적이다. 복잡한 구조 속 익명의 도시에서 현대의 우리들은 그때그때의 상황과 상대에 맞추어 자신을 '연기'한다. 연기에 필요한 것이 분장과 소도구이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 반드시 사치와 치장이 필요한 수단이 되었다. 그렇게 나의 작품 속, 우리들 또한 화장을 하게 된 것이다. ■ 양문기
Vol.20120924i | 양문기展 / YANGMUNGI / 梁文基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