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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진포 희망 Project3 미술평론가 장석원과의 만남 김병철 기획초대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정 GALLERY JUNG 전북 군산시 수송동 435-23번지 다나소아과옆 Tel. +82.63.463.0124
버블 혹은 견고한 실체 ● 현대 사회에서 작가라는 존재는 무엇일까? 보기 좋은 그림을 그려서 관객을 즐겁게 해주는 일?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흔히 간과해버리는 일상의 문제들을 삶의 문제와 결부하여 작업으로서 표현하는 일? 그렇다. 그것도 하나의 작가의 일이다. 김병철 작가의 경우가 그 하나이다. 그는 요즘 파란 색 바탕에 물거품 형태의 테이블, 파르테논 신전, 컵 등을 그리며 회화의 사유화(思惟化)를 꾀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사유의 세계로 빠져 들면서 동시에 보는 사람을 시각적 이미지 너머의 사유의 영역으로 끌어 들이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우리가 보는 사물들이 테이블 또는 보편적으로 잘 알려진 파르테논 같이 견고한 실체라는 점을 암시하면서 그와 반대로 물거품처럼 허망한 것이라는 양면성을 드러낸다. 그렇다. 모든 존재는 영속적이면서 또 일시적이다. 영원성과 순간성이 교차한다. 보기에 따라서 그것들은 이렇게도 또는 저렇게도 보이고 잘 변신한다.
김병철은 이제 40대 초의 젊은 작가이고 자신의 의식으로서 현실을 새롭게 해석하고 작업으로 구현해 가기를 원하는 작가이다. 현실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곧 세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제시를 말한다. 그것은 곧 세상을 보는 눈과 사유를 의미하는 '철학'이다. 미술로서의 철학은 우리가 보는 세상 그리고 감각하고 지각하는 외부 세계에 대한 문제를 이미지 또는 물질적 형태로 제기하는 것이다. 그것은 지극히 관념적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이 작가가 사는 방식은 상당 기간 초상화를 그려주는 것이었다. 낯선 사람에게 빠르게 혹은 느리게, 거칠게 혹은 부드럽게 그 이미지를 그려줌으로써 대가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그는 세상의 삶에 적응하였다. 그의 작품은 사람 대신에 사물의 이미지를 견고한 사물의 속성을 감춤 포말의 속성으로 묘사하면서, 텅 빈 듯한 파란색 바탕의 공간에 온전하게 펼쳐 놓는다. 그의 이야기 방식은 대가를 전제 하지 않는 순수 예술의 진단, 제의, 실험처럼 엄숙하다. 모든 숭고한 문제에는 이와 같은 엄숙한 의례가 따르기 마련이다. 마치 외과 의사가 환자에게 메스를 가하는 순간 대가를 의식하기 이전에 의사로서의 숭고한 감정을 갖게 하듯이….
그는 미술대학에 가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공예를 택했지만 화가로서의 꿈을 항상 지켜 왔다. 군산대학에서 그는 현대미술을 알았고 그러기에 작품에는 늘 논리성과 장소성, 상태성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 근래에 지속하는 회화 작업은 물론 대중적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지만 그 예술적 근거는 오랫동안 지속했던 실험적 설치 작업에서 비롯된다. "…집을 나서면 1106호라는 주소가 보이고 난 어김없이 이 번호를 찾아 다시 집으로 들어온다. 이러한 일은 집안에 들어설 때까지 매일 반복되는 것이지만 한참에서야 살짝 수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말았다. 내 그리움에서 느꼈던 칠흑같은 어두움 속의 빛들과 자연의 아득함, 사람들의 소리가 어느 순간에 사라졌다는 것을…" 무엇을 알아차린 것일까? 매일 같은 길을 오고가는 삶의 반복성 그리고 그 무의미성? 만일 그것이 무의미하다면 그는 무의미하지 않기 위하여 작품을 지속한다. 이것이 그가 예술가로서 사는 이유이다. 세상의 현실이 허무하기 때문에 그는 버블을 그리면서 허무하지 않다는 것을 실감시키려 한다. 역설적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가 사는 방식이기도 하다. ■ 장석원
Vol.20120924f | 김병철展 / KIMBYUNGCHUL / 金昞澈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