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기 Take a rest for a while

이윤진展 / LEEYUNJIN / 李允珍 / painting   2012_0904 ▶ 2012_0916 / 수요일 휴관

이윤진_休_순지에 수묵_74×105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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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908_토요일_02: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수요일 휴관

스페이스 선+ Space Sun+ 서울 종로구 삼청동길 75-1 Tel. +82.2.732.0732 www.sunarts.kr

이윤진 작가는 삶의 모양새를 정중동(靜中動)의 고요하지만 변화무쌍한 에너지의 흐름에서 찾고 있다. 기운, 기세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할 때, 그 기운은 특별한 자기 자신을 만들기도 하고, 또는 다른 누군가와 닮은 소속감을 주기도 한다. 내가 오롯할 때, 나는 다른 이와도 닮아도 인정이 되고, 그 지점부터 내가 오롯하기 위해서 다른 이를 수용하게도 된다.

이윤진_休_순지에 수묵_74×105cm_2012

"쉬어가기" 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일련의 「감정덩어리」, 「섬」, 「나라」 시리즈들을 확인할 수 있다. 무심한 종이에 검은 먹을 자잘하게 찍어 가는 작업을 통해 드러난 감정들은 덩어리처럼 뭉쳐져서 하나의 존재로 경계를 만든다. 점을 찍어가는 그 순간순간이 그대로 작가가 스스로 인식하는 자신에 대한 존재감일터, 그 인식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작가 존재의 모양새로 잡히게 된다. 이 모양새를 작가는 '감정의 덩어리' 라고 부르고 있다. 「감정덩어리」 시리즈의 화면을 채우는 세 개의 덩어리들은 합해져서 하나의 존재가 되기도 하고, 또 그 하나하나가 각각의 존재가 되기도 한다. 작가는 자신과, 또 자신과 다름없는 가족의 구성원 셋을 이야기한다. 작은 점, 색이 빠진 농담만으로 구분이 되는 작은 점들이 무수히 모여서, 하나의 경계를 만들어 모양을 잡고, 또 이 비슷한 모양의 덩어리들이 모여서 또 다른 존재를 만든다. 그래서 그 어디서도 같은 것은 찾을 수 없지만, 비슷한 것은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자신과 자신이 아닌 존재와의 소통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비슷하지만 다른 요소 요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각각의 객체들은 멀리서 보면 너무나도 다른 형태를 띄고 있지만 결국 그 비슷한 요소들로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다고...

이윤진_休_순지에 수묵_90×74cm_2012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처음으로 시작하는 작업은 분류다. 큰 덩어리를 어떤 기준에 의해 쪼개고 이들을 일정한 카테고리로 넣는다. 그 분류 기준은 무엇이든지 처음엔 양분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면,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를 의식/무의식의 영역에서 나누어서 구분해보게 된다. 작가는 「섬」 연작을 진행하면서 객체가 스스로를 인식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가로의 수평선이 화면 가운데 보이는데, 그 위 아래로 섬 하나와 섬을 둘러싼 물의 표면에 드리우는 그림자가 나타난다. 여기서 나타나는 섬의 첫 번째 속성은 한 덩어리라는 점이다. 이 덩어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나무라는 또 다른 덩어리이다. 이 나무들은 각각이 하나의 객체이면서도 역시나 섬이라는 한 객체의 집합원이 되고 있다. 그 다음 속성은 그림자처럼 보여지는 부분에서 드러나는 한 객체의 양분된 모습니다. 이 부분은 격자 무늬가 들어가는데, 작가의 외면적 모습과 유사하면서도 충돌할 수 있는 내면 공간에 대한 시각화이다.

이윤진_休_순지에 수묵_74×110cm_2012

이렇게 객체로서의 자신에 대한 인식 작업을 한 단계 마치고는, 확장된 공간에 대한 관심을 「나라」 시리즈에서 보여준다. 크지 않은 드로잉 연작인데, 아프리카 대륙의 모양과 프랑스, 중국, 이라크,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폴란드 국경의 모습을 아웃라인으로 하고 그 안을 같은 요소로 채웠다. 간결하게 도식화된 나무와 바위들을 「섬」 연작에서처럼 수평선의 위 아래로 양분되어 방향을 달리 하고 있다. 이렇게 다른 형상의 나라들로 새로운 작가만의 지도를 만들어 간다. 작가의 지도 안에서는 형체는 다르지만 결국 그 안을 채우는 건 인간이고, 이 인간은 자연의 큰 질서 안에서 또 하나의 요소로서 자리하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이윤진_休_순지에 수묵_83×74cm_2012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꾸준히 고민하고 있는 작가는 자연에서 인간의 삶의 질서를 찾았고, 이렇게 찾아가는 과정의 지점마다 담담하고 성실하게 시각화하고 있다. 보여지는 것과 보았다고 생각이 드는 것과 보고 싶은 것과 볼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모아서 작업으로 가져오고 있는 작가는 '쉬어가기'라는 역설적 제목으로 쉬어 지지 않는 생의 움직임을 더욱 오롯하게 묘사하고 있다. ■ 최효진

Vol.20120904j | 이윤진展 / LEEYUNJIN / 李允珍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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