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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908_토요일_02: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수요일 휴관
스페이스 선+ Space Sun+ 서울 종로구 삼청동길 75-1 Tel. +82.2.732.0732 www.sunarts.kr
이윤진 작가는 삶의 모양새를 정중동(靜中動)의 고요하지만 변화무쌍한 에너지의 흐름에서 찾고 있다. 기운, 기세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할 때, 그 기운은 특별한 자기 자신을 만들기도 하고, 또는 다른 누군가와 닮은 소속감을 주기도 한다. 내가 오롯할 때, 나는 다른 이와도 닮아도 인정이 되고, 그 지점부터 내가 오롯하기 위해서 다른 이를 수용하게도 된다.
"쉬어가기" 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일련의 「감정덩어리」, 「섬」, 「나라」 시리즈들을 확인할 수 있다. 무심한 종이에 검은 먹을 자잘하게 찍어 가는 작업을 통해 드러난 감정들은 덩어리처럼 뭉쳐져서 하나의 존재로 경계를 만든다. 점을 찍어가는 그 순간순간이 그대로 작가가 스스로 인식하는 자신에 대한 존재감일터, 그 인식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작가 존재의 모양새로 잡히게 된다. 이 모양새를 작가는 '감정의 덩어리' 라고 부르고 있다. 「감정덩어리」 시리즈의 화면을 채우는 세 개의 덩어리들은 합해져서 하나의 존재가 되기도 하고, 또 그 하나하나가 각각의 존재가 되기도 한다. 작가는 자신과, 또 자신과 다름없는 가족의 구성원 셋을 이야기한다. 작은 점, 색이 빠진 농담만으로 구분이 되는 작은 점들이 무수히 모여서, 하나의 경계를 만들어 모양을 잡고, 또 이 비슷한 모양의 덩어리들이 모여서 또 다른 존재를 만든다. 그래서 그 어디서도 같은 것은 찾을 수 없지만, 비슷한 것은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자신과 자신이 아닌 존재와의 소통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비슷하지만 다른 요소 요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각각의 객체들은 멀리서 보면 너무나도 다른 형태를 띄고 있지만 결국 그 비슷한 요소들로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다고...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처음으로 시작하는 작업은 분류다. 큰 덩어리를 어떤 기준에 의해 쪼개고 이들을 일정한 카테고리로 넣는다. 그 분류 기준은 무엇이든지 처음엔 양분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면,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를 의식/무의식의 영역에서 나누어서 구분해보게 된다. 작가는 「섬」 연작을 진행하면서 객체가 스스로를 인식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가로의 수평선이 화면 가운데 보이는데, 그 위 아래로 섬 하나와 섬을 둘러싼 물의 표면에 드리우는 그림자가 나타난다. 여기서 나타나는 섬의 첫 번째 속성은 한 덩어리라는 점이다. 이 덩어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나무라는 또 다른 덩어리이다. 이 나무들은 각각이 하나의 객체이면서도 역시나 섬이라는 한 객체의 집합원이 되고 있다. 그 다음 속성은 그림자처럼 보여지는 부분에서 드러나는 한 객체의 양분된 모습니다. 이 부분은 격자 무늬가 들어가는데, 작가의 외면적 모습과 유사하면서도 충돌할 수 있는 내면 공간에 대한 시각화이다.
이렇게 객체로서의 자신에 대한 인식 작업을 한 단계 마치고는, 확장된 공간에 대한 관심을 「나라」 시리즈에서 보여준다. 크지 않은 드로잉 연작인데, 아프리카 대륙의 모양과 프랑스, 중국, 이라크,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폴란드 국경의 모습을 아웃라인으로 하고 그 안을 같은 요소로 채웠다. 간결하게 도식화된 나무와 바위들을 「섬」 연작에서처럼 수평선의 위 아래로 양분되어 방향을 달리 하고 있다. 이렇게 다른 형상의 나라들로 새로운 작가만의 지도를 만들어 간다. 작가의 지도 안에서는 형체는 다르지만 결국 그 안을 채우는 건 인간이고, 이 인간은 자연의 큰 질서 안에서 또 하나의 요소로서 자리하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꾸준히 고민하고 있는 작가는 자연에서 인간의 삶의 질서를 찾았고, 이렇게 찾아가는 과정의 지점마다 담담하고 성실하게 시각화하고 있다. 보여지는 것과 보았다고 생각이 드는 것과 보고 싶은 것과 볼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모아서 작업으로 가져오고 있는 작가는 '쉬어가기'라는 역설적 제목으로 쉬어 지지 않는 생의 움직임을 더욱 오롯하게 묘사하고 있다. ■ 최효진
Vol.20120904j | 이윤진展 / LEEYUNJIN / 李允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