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y I Felt Wonderful

김유신展 / KIMYOUSIN / 金裕新 / painting   2012_0901 ▶ 2012_0920

김유신_기분좋은날_장지에 채색_110×16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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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미광화랑 MIKWANG GALLERY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 701-3번지 Tel. +82.51.758.2247 www.mkart.co.kr

그곳에서, 여유로움을 들이쉬다. ● 산~~이 부~른다 구~름에 솟~은 산~이 햇~빛도 따스하고 바~람도 시~원해 즐거워라 하이킹 이 마음 산 마음 랄랄랄라 랄랄랄라 산~에서 살~리라 산~에서 살~리라 이 노랫말처럼 김유신의 풍경은 햇빛과 바람과 구름이 있는 전형적인 산 풍경이다.(이외에도 바다를 마주한 풍경이라든지, 설경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산 풍경이다.) 그에게 유독 수목이 우거진 곳을 찾는 이유를, 그리고 그곳을 그리는 이유를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 좋아하는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붙이기 곤란하기에. 그리고 여기에서 광활한 자연을 맞이했을 때의 느낌을 굳이 구구절절 표현하는 것 또한 무의미하다. 그의 풍경을 마주하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무의식적으로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유신_기분좋은날_장지에 채색_159×128cm_2008

그가 찾는 곳은 그냥 지나는 길에 들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배낭하나 달랑 메고 가볍게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한,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이다. 빽빽이 치솟는 도시의 부산물들은 뒤로 하고 그는 산(자연)과 마주하고 있다. '빵빵'거리는 소음도,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길을 재촉하는 수많은 인파도, 뿜어내는 매연 덩어리도 이곳에는 없다. 작품 대부분은 울창한 숲이 있는, 싱그러운 초록의 풋내가 나는 풍경이다. 그리고 사이사이 구름이 걸쳐있거나 새가 날고 있거나 오솔길이 보인다. 그곳에 자연과 마주한, 오직 한 사람이 있다. 그의 풍경은 수변공원, 계림 숲, 강원도 폭설 등 현실에서 경험한 풍경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경험에 기억과 상상이 덧붙여 풍경이 만들어진다. 현실에서 가져온 풍경이지만 사실적이지 않고 사실적이지 않지만 허구는 아니다. 언제 어딘가에서 그가 체득한 경험을 조합한 풍경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이지만 더 이상 이 풍경은 특정한 지명을 가진 곳이 아니다.

김유신_기분좋은날_장지에 채색_83×70cm_2012

푸른 녹음을 배경으로 학 두 마리가 날거나 나무 사이사이 구름이 걸쳐있는 등의 풍경은 다소 설정적이다. 그는 이미 다녀온 곳의 풍경을 기억의 보따리에서 적절하게 선별하여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아름답고 한가로운 풍경'의 전형적인 상황을 설정하여 마치 '기분 좋은 날의 교과서적인 풍경'을 표현한다. 현실의 풍경이라기보다는 유토피아를 드러내는 관념의 풍경이다. 그래서인지 보는 이마저 편안함을 느끼고 평화로운 그곳의 기운에 만취하게 한다. 심적 안정은 육체적 고단함을 녹이는 치유제이다.

김유신_기분좋은날_장지에 채색_42×64cm_2012

그러기에 산을 찾는 날은 「기분 좋은 날」이 된다. '산'이라는 공간적 배경이 있지만 그 속에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자연과 호흡을 맞추며 자연이 내어주는 것을 그대로 만끽할 뿐이고 정상에 서서 바라볼 뿐이다. 나무로 가득한 풍경이지만 그 속에 여백은 항상 존재한다. 잎사귀 하나하나가 사실적으로 세밀하게 묘사된 나무와는 대조적으로 운무(雲霧) 낀 풍경으로, 물길을 내거나 하늘을 펼쳐 보이거나, 숲으로 들어서기 전 그가 서있는 곳, 즉 전경부분을 여백으로 처리한다. 그래서인지 이 작은 배려로 그의 풍경이 더 편안히 다가오는지도 모른다.(바다가 있는 풍경도 화면 대부분이 바다와 하늘로 시야가 시원스런 '펼친 구도'이다.)

김유신_기분좋은날_장지에 채색_200×122.5cm_2012

관찰자의 시선은 대상 뒤에 있다. 그의 뒷모습만을 바라보고 그의 시선을 통해 그의 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본다. 그를 따라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그를 따라 뜻하지 않은 출발을 하고 그를 따른 것만으로 자연과의 '관계 맺기'가 시작된다.(정상에 서 있는 그의 모습을 쫓는 동안에도 우리의 시선은 산세를 훑고 지난다.) 이것은 대상 이입을 통한 관망적 태도이다. 그의 시선은 산의 풍경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게 한다. 산을 우러러보기도 하고 둘러보기도 하며 새처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게도 한다. 그의 시선을 따르지 않은 것은 정상에서 하늘을 쳐다보는 그의 시선과 마주쳤을 때뿐이다. 단지 먼발치에서 그를 쫓을 뿐인데 일순간 그와 마주한다. 그 순간 시선은 마치 '훔쳐보기'를 한 것처럼 당황스럽고 민망하다. 그를 통해 자연을 탐닉하고 안일하게 해답을 찾으려하는 마음을 들킨 것 같이.

김유신_기분좋은날_장지에 채색_200×122.5cm_2010

혼자 하는 길이 쓸쓸하고 적막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의 길은 여유롭고 편안한 길이다. 이곳에 향한 그의 발걸음은 자연이 주는 심적 정화작용에 중독된 이의 걸음이며 자연에 '답'을 묻는 행자의 걸음이다. 자연을 인위적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그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이의 걸음이다. 그는 '자연을 대하는 법'을 아는 행자이다. 자연이 내어준 길을 따라 정상에 올라 풍광을 만끽하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다. 그것은 또 다시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가야하는 또 다른 출발을 의미한다.

김유신_기분좋은날_장지에 채색_200×122.5cm_2011

작품 제목은 대부분 「기분 좋은 날」이다. 산(자연)을 찾는 날이, 기억 속의 그 날이 「기분 좋은 날」일수도 있지만 이 말은 작가가 자신에게 거는 주문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 문구는 보는 이도 동화되게 하는 강력한 문구이기도 하며 마치 즐길 거리를 던져주는 듯하다. 오락에서 마저 무한도전과 서바이벌로 적자생존의 논리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 광고에서 주로 사용되는 '즐겨라'라는 문구는 배부른 자의 헛된 말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여러분에게 하나의 처방전을 권한다. '자연을 통해 주관적 즐거움을 찾길…' ■ 조은정

Vol.20120902e | 김유신展 / KIMYOUSIN / 金裕新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