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공작소 - Heritage / 유산遺産

윤영화展 / YOONYOUNGHWA / 尹永華 / installation   2012_0816 ▶ 2012_0916 / 월요일 휴관

윤영화_Heritage 遺産_소금, 네온, 밧줄, 나무뿌리_영상설치_00:03:00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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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816_목요일_06:00pm

Bongsan Cultural Center 제4전시실 기획전시

워크숍 / 2012_0908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77 Tel +82.53.661.3081~2 www.bongsanart.org

『기억 공작소Ⅴ』 윤영화展 ● '기억 공작소(記憶工作所)'는 예술을 통하여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이곳의 가치를 기억하고 공작하려는 실천의 자리이며, 상상과 그 재생을 통하여 예술의 미래 정서를 주목하려는 미술가의 시도이다. 예술이 한 인간의 삶과 동화되어 생명의 생생한 가치를 노래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또한 그 기억의 보고(寶庫)이며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새롭게 공작하는 실천이기도하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예술은 자신이 탄생한 환경의 오래된 가치를 근원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그 재생과 공작의 실천을 통하여 환경으로서 다시 기억하게 한다. 다르게 생각하라, 또 다른 기억을 위하여 Think different, for different memories 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살려내려는 기억공작소이다. 그러니 멈추어 돌이켜보고 다르게 생각하라! 둘러앉아 함께 생각을 모아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금껏 우리 자신들에 대해 가졌던 전망 중에서 가장 거창한 전망의 가장 독특한 해석과 그들의 다른 기억을 공작하라! 그러고 나서 그런 전망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가치와 개념들을 잡아서 그것들을 미래의 기억을 위해 제시할 것이다. 기억공작소는 창조와 환경적 특수성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소통, 미래가 곧 현재로 바뀌고 다시 기억으로 남을 다른 역사를 공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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遺産 - 바다, 소금 ● 지구 공간의 약70.8%, 육지면적보다 2.42배 넓은 바다,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동남풍의 천신(天神)에 의해 생긴 구멍으로 하늘의 빗물이 계속 쏟아져 바다가 이뤄졌다고 전하고, 성서의 창세기에는 창조주가 처음 하늘과 땅을 만들고 셋째 날에 하늘 아래에 있는 모든 물을 한 곳에 모아 바다로 만들었다고 전한다. 작가는 이 바다를 모든 생명체의 시원(始原)으로 설정하고, 격렬한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역동적인 생명의 터전으로 이해한다. 또한 바다를 '자유' 지향의 가능태로도 기억한다. 그러나 바다와 파도는 인간 생의 모순과 부조리의 굴레이고 두려움이 연속되는 현실의 흔들림이기도 하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며 내 몸짓을 삼켜버린다.", "폭풍우 속 흔들리는 배는 나를 쏙 빼 닮았다. 일백 퍼센트 화이트로 바다와 하늘이 하나 될 때, 이제야말로 단 하나 가슴 속에만 남겨져 있는 내 그리운 섬으로 나는 노 저어간다."는 작가의 말에서 짐작되는 그의 바다는 지극한 현실이다. 인류의 현실적 삶과 과거를 은유하는 바다를 상상한다면 현재에 남겨진 유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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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주하는 한 벽면 가득하게 바다의 영상이 보인다. 잿빛 바다와 심상치 않은 파도의 영상이 격렬하다. 알 수 없는 커다란 힘에 따라 휘둘리듯이 춤추며 일렁이는 파도와 물거품은 마음 깊숙한 곳에 남아있던 잔여물을 씻어주는 속 시원함과 자유를 생각나게 한다. 그리고 바다 영상 프레임의 사이로 표정 없는 연두 빛의 얼굴 몸짓이 짧은 시간 덧씌워지면서 오랫동안 바다와 함께한 인류의 삶이 기억의 레이어처럼 다시 재생된다. 벽면에 투사된 영상의 아래부터 설치된 소금은 전시장 바닥에 가득히 언덕을 이룬다. 고요한 적막, 정지된 찰나, 세상 너머에 존재하는 피안의 섬, 최후에 도달하는 '성화(聖化)'의 감성이다. 소금을 쌓아 만든 언덕 위에는 밧줄과 고기잡이용 부표, 오래된 나무뿌리가 삶의 기억을 대표하듯 남겨져 있다. 그리고 한편에는 배를 젓는 노모양의 네온 불빛이 세속의 찬란함을 상징하듯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점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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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영상으로 투사된 차안(此岸)의 현세를 통하여 일상의 삶과 희노애락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노를 저어 도달한 숙연하고 정제된 저 너머의 피안(彼岸) 세계를 새롭게 확장하여 정의하려는 작가 내부의 몸부림에 관한 서술 구조이다. 저 너머의 언덕을 서술하는 이 소금은 인간에게 있어서 생리적으로 필요 불가결한 것이며, 생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독교에서는 사물이 썩는 것을 막고 음식의 맛을 나게 하는 점에서 사회도덕을 순화하고 향상시키는 참신자의 사명을 비유하기도 하고, 초자연적인 힘 혹은 악귀와 부정을 물리치는 주술적인 힘을 가진 것으로도 주목받는다. 만약 어느 순간에 바다가 사라진다면, 아마 새하얀 소금 언덕과 몇 가지 바다에 관한 기억만 우리시대의 유산으로 남겨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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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Grid)의 기억 ● 윤영화의 작업은 궁극적인 자유를 갈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이 세상을 세속적 욕망과 관념이 씨줄과 날줄처럼 짜여져 진정한 자유가 억압된 세계로 읽어내고, 그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탈출을 끊임없이 시도한다. 작가는 2000년 전후부터 최근까지 디지털 사진 위에 철망을 덧씌운 '그리드' 연작을 해왔다. 작가의 표명대로 "그리드는 물질을 정신으로, 순간을 영원으로 여과시키는 통로로서, 차안과 피안의 경계에 존재한다. 그것은 또한 내면으로의 만남, 절대자와의 조우(遭遇), 그리고 관계의 우주적 회복인 동시에 모순된 것의 궁극적 합일의 장소이다." 또 그리드는 이러한 합일의 유산을 연출하려는 도구이다. 작가에게 있어 그리드를 통한 전시설정은 "재현(再現)과 표현(表現), 이미지와 물질, 실재(實在)와 환영(幻影), 성(聖)과 속(俗), 가시(可視)와 비가시(非可視), 가변(可變)과 불변(不變) 등 상극(相剋)의 개념을 조정하고 화해시켜 친밀한 관계로 이끌어 합일에 도달하는 지향"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이러한 합일의 지향이 우리시대의 유산이 아닐까하고 제안하는 것이다. 궁극적인 자유를 둘러싼 인간의 근원적인 모색 의지, 그리고 우리가 쉽게 지나치고 있을지도 모르는 '합일'을 인류의 유산으로 보고, 이를 시각화하려는 작가는 인류의 과거에 민감하고, '지금, 여기'에 대해 살아있고, 미래의 가능성에 촉수를 세운다면, 과거가 공작해낸 그 작품은 미래를 만들어낼 것으로 믿고 있다. 이 전시는 작가가 공작해 낸 자신만의 유산에 대한 기억이면서, 동시에 미래 세계를 향한 인류의 전망에 적극적으로 관계하는 관객의 유산이 새롭게 펼쳐지는 기억이기도하다. ■ 정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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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와 형식에 과도한 집착증을 보인 동시대 미술의 제 경향들 속에서 미술(회화)이 어떻게 존립 가능한 인간의 소통언어가 될 수 있는가? 또한 종교의 시대가 지나가고 미디어와 복제의 시대라 일컬으며 세속의 승리를 구가하는 지금 역시, '聖'과 '초월'의 개념이 과연 미술을 통해 말해질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하여, 나는 성상과 십자가 상징 등의 종교적 도상을 회화에 극단적으로 적용한 1990년대 파리 체류기를 거쳐 왔다. 이후, 2000년 전후의 사진기반 작업으로 물코를 튼 '그리드(Grid)'연작을 시작으로, 귀국 후 줄곧 회화의 재해석으로서 일련의 '포토드로잉 & 포토페인팅'에 이은 형식적 진화과정, 즉 영상 ․ 설치작업으로 진입하였다. 나는 예술행위를 통해 인간실존의 궁극적 자유구현과 해방을 위하여, 회화와 사진, 영상, 설치 및 퍼포먼스 등 접근방법의 형식적 토대로 그 외연의 확장을 기하면서,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의 삶을 긴밀히 연결 짓는 존재의 근원적 명제와 그 서사(敍事)를 딛고 드넓은 聖의 영역에서 맘껏 유영(遊泳)하고 싶다.

윤영화_Grid-two boats(06L4)_사진에 철사, 그물_114.5×75.5cm_2006

유산(遺産, Heritage) - 운명? ● 어쩔 수 없이 이 모순되고 부조리한 시대의 모든 유산을 떠안고 살아야만 하는 우리가 그 원죄의 굴레로 허우적대는 몸짓들 속에서 과연 한줄기 빛을 발견할 수 있을까? 아니면 한줄기 빛이 저 우주에서부터 다가와 우리를 감싸 안아줄 것인가? 현대예술은 그 의문에 대한 답변인으로서가 아니라 광기어린 괴팍한 질문자로서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고, 내가 아직까지 예술의 언저리를 배회하고 있는 진짜 이유는 어리석게도 바로 그 사실에 집착하는 까닭인지도 모를 일이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며 내 몸짓을 삼켜버린다. ■ 윤영화

워크숍 내용 소개 전시작가의 작업과정과 작품을 이해하는 좀더 적극적인 감상방식으로서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체험프로그램입니다. 제목 : 윤영화 작품세계의 이해 일정 : 2012. 9. 8(토) 15시 장소 :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 및 강의실 대상 : 중학생이상 일반인 (선착순 20명) 참가문의 : Tel. 053.661.3517 내용 : 작가의 작품 세계를 통하여 궁극적인 자유를 둘러싼 갈망과 모색 의지를 이해하고 현대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확인한다.

Vol.20120817d | 윤영화展 / YOONYOUNGHWA / 尹永華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