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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금요일_10:00am~09:00pm
갤러리 루벤 GALLERY LUBEN 서울 종로구 인사동 186번지 Tel. +82.2.738.0321
Hustle Real Hard... '힙합을 그리다' ● 나에게 묵(墨)은 무대(stage)와 같습니다. 비어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들어올 수 있는 무대처럼. 얽매임이나 구속을 거부하는 힙합이 나에게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 준다면, 묵과 색은 그것을 그릴 수 있는 아주 멋진 방편입니다. ● 박성민은 최근 몇 년간 수묵채색으로 힙합을 그리고 있다. 힙합과 수묵채색. 얼핏 들으면 서양과 동양 내지는 현대와 전통의 만남이나 소재와 관련해서 팝아트를 떠올릴 수 있지만,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면 이러한 생각이 편견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오히려 기존의 미술사나 이론적 배경에서 출발한다면, 그의 그림을 온전하게 볼 수 없는 모순에 빠지게 되는데, 이는 결과로서의 그림보다는 그리기 이전과 그리는 행위라는 과정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작업 태도에서 기인한다.
그에게 힙합이란 무엇이며, 그것을 그리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자,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한 채 자유, 표현, 시도와 같은 말로써 어떤 뮤지션이나 곡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한다. 한참이 지나자 힙합은 느낌 전체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며, 자신은 힙합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묵과 색으로 보여줄 뿐이라고 말한다. 박성민에게 힙합이란 '음악'으로 환원되지 않는 '힙합 그 자체'로서 감각의 영역이며, 그림이란 이러한 감각의 구성물이다. 그래서 그는 힙합에 대해서도, 자신의 그림에 대해서도 명료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아니 설명할 수 없다. 왜냐하면 '어떤' 말로 설명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다른 것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형상 묘사 이전에 화면 전체를 묵으로 채워 나아간다. 그리는 것은 존재를 드러내는 사유의 한 방식이라고 한 들뢰즈의 말처럼, 박성민에게 있어서 그린다는 것은 '아무 것도 주어져 있지 않은 백지[無] 위에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것들(donne)인 쏟아져 들어오는 우주에너지의 와동(渦動)으로부터 무언가를 빼는(-) 행위'이다.
익숙한 것이나 거추장스러운 것들, 부가적인 것들을 배제하면서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본원적인 것만을 남겨두는 것. 박성민의 작업은 1차적으로 화면을 그리기 이전에 '주어진 것'으로서의 카오스로 되돌려 놓는다. 그런 다음 카오스와 마주한 채 무질서 안에 드리워진 질서를 찾아간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을 가로지르며 소리가 들려오듯, 어두운 무대 위에서 비트와 랩이 들려오듯, 미묘한 묵의 농담으로 가득 채워진 화면은 균질한 검은색의 막이 아니라 그 끝을 알 수 없는 '현묘한' 우주가 되고, 그 위로 색이 피어오르면서 서서히 그리고 흐릿하게 형상이 드러난다. 묵은 색을 방해하지 않고, 색도 묵을 어지럽히지 않는다는 옛 말처럼, 묵과 색은 서로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화면 위에서 서로를 존재하게 한다. 어둠을 헤치고 형상이 드러나 듯, 묵으로부터 형상이 나타나고 있다. ● 작가는 무엇을 그릴 것인가 보다 언제 그리기를 끝낼 것인가를 더 많이 고민한다. 그에게 있어서 힙합을 그리는 것은 힙합의 상징이나 기호를 표시하는 것도, 힙합적인 이미지[像]를 재현하는 것도 아니다. 질서정연하게 미리 계획하고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순간순간 화면과 마주하면서 버려야 할 것과 남겨야 할 것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짧은 묵선과 색선들이 어지럽게 쌓인 두터운 적묵(積墨)의 이전 작업보다 간결하고 단단해 진 최근 작업은 자신과 더 지근하게 근접한 작가의 내면을 엿보게 하는 반가운 징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변청자
나는 HIPHOP이라는 소재로 작업을 하고 있고, 내 삶에서 그림과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자리 잡았다. 풍경과 인물, 사물 등 다양한 작업을 좋아하고, 수묵작업도 좋아하지만 나는 색에 매료되고, HIPHOP에 매료되어 이것을 통하여 작업을 하고 있다. HIPHOP을 좀 더 색다르게 표현하고 싶고, 다른 것들 보다 더 좋아하고, 더 관심이 가고, 더 알아가고 싶다. ● 전에 했던 HIPHOP작업은 인물을 통하여 힙합음악을 표현하였고, 색을 쓰는 방법에서도 색을 많이 쌓아가는 방법으로 깊이 있게 표현하였다. 이번 작업은 HIPHOP의 4대요소인 Djing(디제잉), Mcing(엠씨잉), Breaking(브레이킹) 혹은 B-Boying(비보잉), Graffiti(그래피티) 말고, 패션-배기바지, 뉴에라모자, 스냅백모자, 조던신발 등 과 흑인들이 쓰는 언어, 말투 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표현 방법에 있어서도 자유로운 표현과 색을 사용하였다. 나는 나의 작업이 HIPHOP이고 조금 다른 방법으로 HIPHOP을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하는 HIPHOP 표현은 힙합음악의 영향이 크게 차지한다.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와 미국의 힙합음악이 나에게 영향을 준다. 이런 힙합음악이 우리나라 대중가요 속에 있는 힙합음악과는 다르다. 그저 추임새와 같은 랩과 라임의 힙합음악이 아닌 자기 자신의 솔직한 표현과 말장난 과감한 표현의 힙합음악이 나의 작업과 영향을 주고 자유롭게 해준다. ● 미국 힙합음악에 욕이 많이 들어가지만 많이 쓰는 단어중 하나가 Hustle(허슬)이다. 예전에는 좀 다른 의미로 쓰여 졌지만 지금은 열심히 음악하고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들에게 많이 사용된다. 나도 내 그림, 작업으로 Hustle(허슬)을 이루고자 한다. ■ 박성민
Vol.20120627b | 박성민展 / PARKSUNGMIN / 朴成旻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