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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615_금요일_03:00pm
서울옥션 북경 Seoul Auction Representative Office 798 Art District, No.4 Jiuxianqiao Road, Chaouang District, BeiJing Tel. +86.10.5978.9335 www.seoulauction.com
새로운 리얼리즘 인가 아니면 새로운 팝아트 인가? ● 한국 작가 김준식의 작품을(내 앞에 놓고 열어) 볼 때, 처음으로 드는 생각은 과연 그의 작품을 팝아트라는 범주 안에 포함 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작가가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이 자주 사용하던 캠밸 수프 깡통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들여다 보면, 김준식과 앤디 워홀의 차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먼저, 표면상으로 볼 때, 앤디 워홀의 캠밸 깡통은 가지런하게 정렬되어 있다. 어쩌면 이것은 앤디 워홀이 상업 사회에 대한 지지와 환영하는 태도를 나타낸 것 일 수도 있다. ● 그러나 김준식의 작품에서는 모든 캠밸 수프 깡통이 눌린 채 납작해져 있다. 납작해진 깡통들도 여러 가지 형태를 띄고 있지만, 이러한 형상이 상점의 진열대에 가지런히 놓여져판매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 압력을 받아 납작해진 깡통들은 심지어 작가가 무엇인가로부터 결별을 하려고 한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앤디 워홀이 상업사회를 환영하는 것이라면, 김준식은 상업사회와의 결별을 표현하고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서, 김준식이 앤디 워홀과의 결별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있지 않을까? 그것은 또한, 모든 팝아트의 전통방식과 결별이라고.
대답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작가가 말하기를, 한국에서 열린 이전 개인전의 전시 제목이 "이것은 팝아트가 아닙니다" 였다 라는 것이다. 팝아트의 전형인 캠밸 수프 깡통을 인용한 것은 어떤 이유이건 간에, 창작력 고갈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 그러나 예상외로 김준식은 과감하게 캠밸 수프 깡통을 선택하였고, 이것은 그가 그의 작품이 팝아트라는 분야에 귀속되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캠밸 깡통이란 재료를 사용한 까닭은 팝아트와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고, 그의 작품이 팝아트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김준식의 이러한 선택은 지혜로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같은 곳에서 다른 차이가 보이는 것이 진정한 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준식의 매화 나뭇가지를 주제로 그린 그림을 한번 보자. 이 작품들을 보게 되면 첫눈에 매화가 그려진 중국 전통 수묵화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 하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면 마치 캠밸 깡통이 팝아트의 허상이었던 것처럼, 수묵 매화 또한 하나의 허상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림 속의 나뭇가지는 그림이지만, 실제 나뭇가지를 캔버스에 붙여 놓은 것처럼 보이게 한다. 또한 두 가지 다른 스타일의 화법 대비를 통하여, 그의 작품 의도를 표현하고 있다. 몇몇 작품 중에 어떤 꽃은 그려 넣은 것이 분명하게 보이고, 또 어떤 꽃들에는 실제 꽃을 붙여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면 두 종류의 꽃들이 모두 그려 넣은 것이고, 이것은 그림과 실제 꽃의 차이가 아니라 두 가지 다른 화법의 차이였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화가들은 실제 대상을 그림에 그대로 붙여 넣어서 회화를 더 힘있게 만들기도 한다. 만약에 화가 자신이 그림을 실제 대상처럼 완벽하게 그려 넣을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이것은 그의 회화 능력이 이미 출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결국 김준식이 팝아트의 캠밸 깡통과 동양화 속의 매화를 이용한 이유는 바로 그의 회화 능력을 표현해 내기 위해서이다. 그의 그림은 사람들에게 서양의 팝아트 방식과 정반대인 매화가 그려진 동양화 전통 방식을 한번에 보임으로써 그 무엇도 그의 회화 능력을 감추지는 못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 김준식의 작품들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사이의 충돌을 표현하였지만, 이러한 내용보다 중요한 점은 바로 그의 회화 능력이 사물을 진짜 같이 재현해 낼 수 있는 그림 실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는 아마도 김준식을 하이퍼 리얼리즘이나 사진 사실주의의 범주에 넣을 수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의 작품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기교와 스타일이 섞여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퍼 리얼리즘과 비교해 보면 훨씬 자유분방하다. 아마도 우리는 이것을 새로운 리얼리즘, 요즘 시대에 적응한 사실주의라고 부를 수 있을 듯 하다. ■ Peng Feng
서로 다른 성질의 두 가지가 한곳에서 어우러지는 일은 신비스럽고, 때론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런 이유로 나에게는 전통과 현대를, 동양과 서양을, 평면과 입체를, 만화와 사실적 이미지를, 한자리에서 만나게 하는 일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 서양과 동양은 하나가 되어가는 것인가? 아니면 동양이 서양화 되어가는 것인가? 이제 우리(동양인)는 서양식 옷을 입고, 서양식 결혼을 하고, 서양식 집에서 살며, 서양식 화랑에서 동양인이 그린 유화를 감상한다. ● 언젠가는 서양인이 동양식 옷을 즐겨 입고, 동양식 결혼을 선호하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동양전통 가옥을 짓고 살며, 서양인이 그린 수묵화를 감상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 서양회화의 사실주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나는 단순한 하나의 구조를 발견한다. 3차원의 실재 표현 대상을 보고, 2차원 화면에 옮기되, 다양한 방법(원근법, 명암법, 구도, 색상등)을 사용해서 3차원처럼 느껴지게 그리고 싶어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동양화와 완전히 다른 지향점을 가진다. 하지만 사진기술의 등장과 인쇄기술의 발달로, 사실주의 회화는 사진과 같아지는 방향으로 지향점을 착각한 듯 보인다. 사실주의 회화의 역사가 사진 때문에 잠시 멈추어버린 것이다. ■ 김준식
Vol.20120617b | 김준식展 / KIMJUNSIK / 金準植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