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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606_수요일_05:00pm_관훈갤러리
기획 / 관훈갤러리_나무화랑
관람시간 / 10:30am~06:30pm
관훈갤러리 KWANHOON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Tel. +82.2.733.6469 www.kwanhoongallery.com
관람시간 / 11:00am~06:30pm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4층 Tel. +82.2.722.7760
우리시대의 미륵(彌勒), 우리 이웃의 아이콘(Icon) ● 김주호의 사람조각 사람마다 자기만의 성격이 있고, 사물을 보는 눈이 서로 다르고, 어떤 현상이나 상황을 대하는 감성 또한 다르다. 예술가들은 이런 차이점을 적어도 하나씩은 갖고 있는 사람들인데 똑 같은 것에 대해 어떤 이는 비극적인 입장을, 어떤 이는 냉소를, 또 어떤 이는 낙관적인 태도를 갖기도 한다. 이렇듯 자신이 체험한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서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나름대로의 자기표현을 우리는 '개성'이라고 한다.
조각가 김주호의 개성은 모든 것을 '느림'과 '여유'와 '낙관'으로 보는 그만의 독특한 감각과, 생각하는 과정과, 표현하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한 인간으로서 그의 사람됨과, 작가로서의 입장과, 그리고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는 그만의 캐릭터와 조각형식을 갖고 있다. 아니 뭉뚱그려 말한다면 그의 이 모든 태도는 역설적으로 너무나 일반적이다. 우리들 주변의 여느 아저씨와 다를 바 없이 일반적이기에 오히려 그 일반성으로부터 이탈하려는 미술풍토에서 그의 개성이 역으로 대비되어 강조되는 것이다. 언제든 소탈한 성품과 꾸밈없는 이웃과 같이 선한 미소를 짓는 것이 그렇고, 작가로서 출세하기 위해 화단이나 상업화랑 주변을 얼씬거리지 않고 묻혀서 작업만 하는 것이 그렇고, 자신의 작업을 증명하기 위해 정형화된 조각적 논리나 서구의 조형적인 스타일을 흉내내지 않는 점이 그렇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돈도 벌고, 명예도 얻고, 소위 성공한 작가가 되기 위해 줄달음을 치는 작가들만 보이는 우리 화단 풍토에서 보면 작가나 한 인간으로서 지극히 평범함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그의 작업과정이 나에겐 오히려 개성 있게 각인된다는 것이다. 줄여서 말한다면 그의 조각은 우리 시대 사람들의 평범한 삶에 대한 여유와 낙관의 아이콘이며, 그것을 포착하고 표현해 내는 그의 능력과 평범한 것처럼 보이는 독특함이 바로 그의 개성이다.
김주호의 질구이(테라코타)나 목조, 석조, 철조각의 내용과 형식은 단순하다. 우리들의 일상과 그 속에서 서로 다른 사람과의 만남, 거기에서 빚어지는 많은 이야기들. 그 이야기 속에서 끊임없이 발산되는 여유의 증거물들로서의 그의 조각의 해학과 위트와 유머가 전체다. 그것은 삶에 대해 분명히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 그만의 냄새이자 체취이다. 기쁨과 슬픔, 선과 악, 분노와 체념, 희망과 욕망 등이 그의 시선과 그의 정서와 만나면 바로 여유롭게 맞닥뜨리는 이웃의 일상으로 변한다. 김주호라는 프리즘을 통하면 모든 사람들의 삶과 생활의 파노라마가 넉넉한 해학과 골계로 바뀐다. 그래서 나는 그의 조각을 종교적인 아이콘과 같은 그의 인생의 표지로 본다. 희망과 낙관을 기다리는 여유 있는 미륵으로 자신과 이웃을 반영하는 그의 다양한 조각군상들에서.
그런데 김주호 조각의 도상적 특징이 실제로 전통적인 우리의 조각형식에 근거하고 맞물려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도 미륵부처를 기다리는 기층민중이나 서민들의 민간신앙과 맞물리는 운주사의 수많은 돌부처에 말이다. 또한 탈에서 보여지는 해학과 여유가 그의 작품의 표정에서 간단한 드로잉으로 전환된다. 많은 것을 생략한 간단한 형태구조, 서구의 조각적 모뉴멘트성에서 벗어나는 직립의 납작한 원통 기본형에 의한 불상조각의 무동적(無動的)이고 정지된 매스Mass의 정면성, 말뚝이나 삐죽이 같이 큰 입과 작은 눈들이 움직이는 탈과 같은 안면 구조 등이 능숙한 장인의 손맛처럼 무기교의 졸박미로 드러난다. 많은 동세대의 조각가들이 서구의 근, 현대 조각가인 로댕과 브랑쿠지, 쟈코메티등에서 조각적 근거를 찾을 때 김주호는 우리의 전통적인 서민적 미감과 우리 땅에서 사는 사람들의 인체구조와 표정을 연구했다. 그리고 그것을 쉽게 부담 없이 많은 이웃과 어울리고 소통하고자 했다. ● 그러자니 일차적으로 작업에 재미가 있어야 했다. 작업의 주체인 자신도 그렇고 그것을 보는 관객도 재미를 느끼도록 해야 했다. 마치 초등학교 흙 놀이 공작시간의 재미처럼 주객체가 모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드는 그런 형식이 바로 코일링(흙 말아 올리기)기법과 조각칼만 있으면 누구나 깎아낼 수 있는 나무 조각에 의한 사람 만들기다. 쉽고 재미난 작품, "로뎅 할아버지도 깜짝 놀랄" 작업의 능숙한 진행속도에 의한 군더더기 없는 맛과 재미는 그것이 바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기에 더욱 친근하다. 기존에 자신이 습득했던 조각적인 지식과 형식의 굴레를 가능한 도외시하려 애쓰면서 순간적으로 그가 포착한 인물들을 파악, 해체, 재구성하여 캐리커쳐한 인물의 표정과 포우즈에서 날카로운 작가의 감수성이 스쳐가고, 거기엔 머리가 크고, 수직으로 선 몸통, 짧은 하체에 다양한 복장과 손의 묘사로 사람사이의 여러 가지 일들이 묘사된다. 그렇지만 이 빠른 작업과정과 어눌한 듯하게 비례를 무시한 듯한 형태감, 무기교의 손맛과 형상 속에서 엄격하고도 견고한 수직의 형식적 힘과 담담하고도 낙관적인 수평의 주제가 있다. ● 이 수직의 형식적 미학과 수평의 주제의식의 결합이 빚어내는 조각의 세계는 바로 그간의 우리 미술계에서 찾고자 애쓴 '한국성 韓國性'의 한 예이자 전형이다. 운주사의 미륵불상들, 탈 조각들, 그리고 장승들에서 보여지던 그런 전통적 형식과 내용의 현대적인 변용의 세계이자 김주호의 작업이 그 개인의 영역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넓게 사회화되어 가치를 확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 김진하
Vol.20120606d | 김주호展 / KIMJOOHO / 金周鎬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