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남긴 흔적/문명이 가져다준 지나친 사랑

백재현展 / BAEKJAEHYUN / 白在鉉 / sculpture   2012_0530 ▶ 2012_0612 / 월요일 휴관

백재현_문명이 가져다준 지나친사랑_알루미늄, 철_112×100×42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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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530_수요일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_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에이치 ARTSPACE H 서울 종로구 원서동 157-1번지 Tel. +82.2.766.5000 www.artspaceh.com

바람의 소리 ● 나는 ... 숲을 보고 간다. 그 숲의 어느 지점으로 가려하는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모호함이다. 어느 한곳 머무르고 싶지 않은 정확성의 부재가 안겨주는 모호함이다. 숲은 그냥 숲으로... 모호함은 그냥 모호함으로... 그렇게 끝나기를 바란다. 하여 끝까지 모호함의 숲에서 헤매이기를 진정 바란다. ● 그는 ... 나무를 보고 간다. 그 나무의 근간까지 헤집으려는 듯 달려간다. 선명함이다. 너무나 확연히 드러나는 집요한 선명함이다. 불확실성에 불안해 하지 않듯 확연함에 주저앉지 않기를 바란다. 숲에서 기꺼이 길 잃을 준비를 하듯 나무에게 향하는 길도 여러갈래가 있음을 상기하길 바란다. ● 그의 나무에 나이테가 더해지고 가지가 늘어난다. 잎은 생성과 소멸을 일상처럼 반복한다. 그도 나이를 먹나보다. 작품에 묻어있는 익살스러움에서 외로움과 애정이 느껴진다. ■ 남은경

백재현_문명이 가져다준 지나친사랑_알루미늄, 철_120×100×43cm_2012
백재현_문명이 가져다준 지나친사랑_알루미늄, 철_73×80×56cm_2012

작은 거인의 거대한 난쟁이 ● 백재현은 '작은 거인'이다. 작지만 알찬 사람이다. 그는 언제나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그 열정은 늘 작품을 통해 표출되었다. ● 그가 만들어내는 인체들은 '거대한 난쟁이'이다. 몸집은 거대하지만 속이 비어있다. 주물로 성형된 작품 자체도 그러하려니와 거대한 인간들을 통해 의도적으로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이 또한 그러하기 때문이다.

백재현_문명이 가져다준 지나친사랑_알루미늄_74.5×51×35cm_2012
백재현_문명이 가져다준 지나친사랑_알루미늄, 고흥석_290×200×200cm_2012

백재현의 인체들은 이전의 작업도, 그리고 현재의 작업도 많은 경우 등신대의 크기를 넘어서 육중한 거인의 풍모를 풍기고 있다. 하지만 그 부풀어진 거대함 속에는 어떤 공허함이 있다. 그것은 현대인의 내면에 감추어진 어떤 중압감 같은 것은 아닐까? 그는 현대인이 물질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수혜자라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러한 문명으로 인해 야기된 인간성의 상실을 비대해진 인체들을 통해 비추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그의 인체들은 거대하지만 작은 인간들, 즉 난쟁이인 것이다. ● 지금의 시대는 확실히 과거 그 어느 시대들 보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다. 편리해 졌고, 풍족해 졌음이다. 그러나 이 편리함의 메커니즘이 가져다주는 이면에 소리 없이 자리 잡은 인간성의 상실, 고독, 소외감들은 자연을 거스르고 발전적 진보를 향해 돌진하는 현대 인류가 낳은 양면성의 어두운 단면이다. 인간의 이기심이 이들 풍요로움 이면에 숨겨진 소외를 외면하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이 고독은 현대인의 정신을 갉아먹고 영혼을 빼앗고 있는 것이라는 데에 필자도 동의하는 바이다.

백재현_문명이 가져다준 지나친사랑_알루미늄, 철_110×60×42cm_2012
백재현_문명이 가져다준 지나친사랑_알루미늄, 고흥석_290×149×71cm_2012_부분

백재현은 문명이 아닌 자연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것은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석(엄밀히 말해 자연석의 이미지)이다. 이 자연석과 인체가 만나는 지점, 그곳에 그의 시선이 머무르고 있다. 인간이 돌이 아니듯 돌도 인간이 아닌데 '겹겹이 쌓인 돌을 이고 서 있는 누드', '돌 속에 갇혀버린 인체들', 또는 '돌머리 인간' 등에서와 같이 돌은 인간처럼 되고 인간은 돌처럼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형상들은 "나는 자연이요"라고 울먹이며 호소하는 것 같다. 문명의 이기로 인한 현실적 중압감을 자연과의 결합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그의 작업은 부정이자 동시에 긍정인 이중의 메타포라 여겨진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수용이자 적극적 저항이다. 이 이중의 메타포는 자연-문명의 대립항 속에서 두 축을 왕래하며 표류하고 있는 듯하다. ■ 폴리

Vol.20120530j | 백재현展 / BAEKJAEHYUN / 白在鉉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