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T WALL PROJECT_The Deep Stay

이수진展 / LEESUJIN / 李秀珍 / installation   2012_0322 ▶ 2012_0421 / 일,월요일 휴관

이수진_The Deep Stay_자동밴드_가변설치_201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10519c | 이수진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2_0322_목요일_06:00pm_뮤지션 하림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가인갤러리 GAAIN GALLERY 서울 종로구 평창동 512-2번지 Tel. +82.2.394.3631 www.gaainart.com

나는 개인 혹은 집단의 심리, 행동 패턴에 의해 만들어지는 특이점(공간)의 시각적인 정황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중첩된 시간과 물리적 관계의 일정한 규칙과 불확실성 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계획중인 'The Deep Stay'는 도시 속 특정한 장소를 찾아 머무르며, 그 내부에 존재하는 요소들을 시각 혹은 공감각적 스토리로 구성하는 작업이다. ● 나의 공간 이야기는 도시라는 (삶의) 무대에 극적 공간을 구성하며 진행되는 프로젝트로서 장소를 대상으로 다루지만, 그 자체를 주목하게 하기 보다는 그 공간에 통해 반영되거나 퍼 올려지는 심리적 질감, 연루된 경험들, 컨텍스트, 상호반응 등에 주목한다. 이 프로젝트는 공간의 구조로서 관객과 만나며, 삶의 모습을 투영하고 보이지 않는 주변을 색다르게 경험시키고자 한다. ● 나의 작업은 특정 장소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동시에 그곳에 자리한 사물들의 이야기, 그 장소를 스치거나 머물고, 그 사물을 사용하거나 가져다 놓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모든 것은 늘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이 프로젝트는 그 유기적으로 맞물린 순간들을 말하며, 그 유연한 접촉을 통해 우리 삶에서 잊고 간과하고 넘어가는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의 일부분을 드러내어 일상성을 환기하고, 살아 숨쉬는 삶의 진행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수진_The Deep Stay_자동밴드_가변설치_2012

본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가인갤러리 외부공간은 밋밋하거나 단순한 외벽 구조가 아닌 통로와 틈새, 외벽과, 내벽, 계단, 모퉁이, 천정 등 곳곳에 시선을 둘 수 있는 유기적 레이어를 가진 심리공간이다. 이 장소는 외부인 동시에 부분적으로는 내부이다. 적당히 비바람과 격리된 장소도 있으며 완전히 노출되어 빛과 이슬, 바람 등의 일기와 그대로 직면하는 벽 또한 있다. 이 안에는 내내 빛이 들지 않는 어두움도 있으며, 서늘함과 동시에 축축한 습기가 끊이지 않는 특정한 면과 건조한 벽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고 이어져 있기도 하다. 이곳은 야외와 내부공간이 뒤섞인 채로 내 외부를 분명히 규정짓기 어려운 구조로 짜여있다. 천정 또한 완전히 막혀있지 않으며, 그 아래 오랜 녹과 이끼를 간직한 바닥 타일 모퉁이엔 잡풀이 돋아나있기도 하다. 나는 이 장소를 지속하고 있는 단단한 벽과 이 곳을 스치는 공기와 다소 서늘한 빛, 먼지가 내려앉은 표면의 질감 사이로 우리 삶에 존재하는 특정 정황을 가져오고자 한다.

이수진_The Deep Stay_자동밴드_가변설치_2012

우리 삶의 장소에 존재하는 불필요한 것들은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 쌓인다. 당장 쓰지 않는 것들이 그렇고, 쓸모 없어진 것들이 그러하다. 잠시 놓아두거나 지금 당장은 관심이 없어져 밀어두거나 등 결국 중요하지 않은 것들로 구석을 채우거나 임시로 놓아둔다. 이러한 것들도 질서라 칭하고 바라보면 우리 삶의 생각보다 많은 상황에 이러한 내재율이 동일하게 존재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사물의 경우를 포함하여 우리 삶에 숨어 존재하는 자연이 그러하고 사람이 그러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석으로 몰아놓은 이후 그 정황 안에서 새롭게 생겨나는 연결과 보이지 않는 유기적 상황에 대하여는 특별히 관심을 두지는 않는다. 나는 지업사에서 실제 규격을 만들기 위해 발생되는 용도 폐기된 종이들을 전시 공간으로 가져온다. 건물 구석구석에 쌓아 두는 상황을 설정하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형태와, 우연한 배열에 의한 변화, 그 흐름을 시각화하고자 한다. 종이라는 재료는 습기와 바람, 시간에 반응한다. 나는 그러한 오브제 (재료)의 물성과 밀집되어 가득 쌓여 엉키고, 일부 무너지고, 흩어지거나 부피와 무게를 만들어가는 일련의 물리적인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구석이라는 지점을 중심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비대해져 어느덧 본래의 장소에 구조를 덧대며 나름의 심리적 규칙과 질서를 통해 유기적인 벽들이 중첩되고 쌓여가는 흐름은 전시가 끝날 때까지 계속적으로 진행된다. 점점 비대해지는 구조는 본래의 장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상호 반응한다. 관객의 신체는 자유롭게 구조와 닿고 밀접하게 관계를 맺을 수도 있으며, 점점 커지는 구조는 장소 표면의 두께와 높이가 되어 새롭게 이 장소를 느끼게 한다. 나는 대상 그 자체보다 그 정황에 대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그 안에서 관계 맺으며 새롭게 생성되는 정체와 잠재적인 이미지에 대하여 끊임없이 탐색하고 발견하며 이 작업을 진행한다.

이수진_The Deep Stay_자동밴드_가변설치_2012
이수진_The Deep Stay_자동밴드_가변설치_2012

갤러리 외관의 거친 질감 및 구조, 계단, 구석, 주차장, 테라스 등을 점령하며 나아가는 자동밴드 작업 역시 이 곳의 물리적 형태를 가리고, 서로를 지지하는 소통을 계속한다. 이 공간을 잠식할 유연한 벽은 계속 이곳을 덮어가며 본래의 장소에 새로운 이미지를 잡아낸다. 벽에 반영되는 빛과 바람의 이미지와, 끝없이 지어지는 새로운 벽에 의한 정황들, 그리고 이곳을 넘나드는 관람객의 손길에 의해 이 장소는 한달동안 수십, 수백번 씩 다른 표정으로 탈바꿈 될 것이다. ● 나의 설치는 전시기간을 런닝타임으로 사용한다. 계속 진행되어 이 공간안에 새로운 벽을 지어가는 한편, 갤러리 창고공간을 점령한 종이 설치 작업은 끝없이 이곳을 통과하는 바람과, 통로를 지나는 관람객의 옷과, 손길에 한올한올 딸려나가, 전시가 끝나는 시점에서 본래의 빈 창고로 되돌리는 작업을 계속 진행한다. 이 전시는 작가인 내가 계속 상주하며 관람객과 소통하고 새로운 장소를 짓는 동시에, 본래의 장소를 드러낸다. 이 프로젝트는 전시가 끝난 이후에 영상과 사진으로 그 과정을 설명하는 동시에 새로운 작업을 파생시킨다. 나는 이 프로젝트 이후에 순차적으로 갤러리 공간이 아닌, 삶의 주변장소를 프로젝트 공간화하여 이같은 설치 작업 및, 영상, 텍스트, 사진 작업을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2년간의 여정을 시작하였고, 옥외 간판 내부 및 건물과 건물의 틈새 등의 예정된 장소로 찾아가며 다양한 주변의 정황과 만나고 소통할 계획이다.

이수진_The Deep Stay_지업사에서 수집된 폐지_가변설치_2012
이수진_The Deep Stay_지업사에서 수집된 폐지_가변설치_2012

특정 장소의 유연한 시간과 신체성, 공간의 물리적 구조, 그리고 빛에 의한 영감으로 빚어진 보안여관에서의 개인전 (유연한 벽, 2011)을 비롯하여, 나의 이전 작업에 등장했던 자투리 유리 파편에 의해 구축된 이미지, 특정 장소에서 가득 찬 물질의 잔재들, 식당 멜라민 식기에 새겨진 그을음 자국들, 그것을 통한 시간과 삶의 이미지는 특정한 곳에 머물고 교차하는 관계들을 바라보고 오늘을 살고 있는 (나와 우리의) 삶에 스며든 생명력 넘치는 삶에 깃든 시간, 기억을 말하고자 한다. 나의 작업은 특정장소에서 가져옴이 중요하거나, 혹은 중요하지 않은 오브제들과, 그러한 오브제가 복수단위로 증대되어 공간과 소통하는 단위로 확대된 구조설치로서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관객의 신체와 직접 맞닿는 능동적인 접근으로 내용이 채워질 예정이다. 나의 '유연한 벽'은 우리의 삶 속에서 주변을 드러내는 또 다른 방법이며, 일상 안에서 스토리를 찾고, 숨어있는 잠재적인 이미지와 함께 존재하게 할 것이다. ■ 이수진

Vol.20120323f | 이수진展 / LEESUJIN / 李秀珍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