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으로 보는세상

권남희展 / KWONNAMHEE / 權南喜 / installation   2012_0309 ▶ 2012_0427 / 월요일 휴관

권남희_외눈으로 보는세상展_갤러리 水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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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水 서울 송파구 신천동 32번지 석촌호수 내 Tel. +82.2.2147.2810, 3813 www.songpa.go.kr

『권남희: 외눈으로 보는 세상』은 그동안 한국과 영국에서 문자, 숫자, 발견한 물건, 네온 사인, 간판 등을 통해 작가 자신이 구상한 생각을 간결하면서도 깔끔하게 표현해 온 권남희의 최근작을 모은 전시이다. 여기서 '외눈'은 작가의 '시각적 눈'이라기 보다는 '정신적 눈', 즉 모든 것을 여과하고, 정리하여 멀리 내다보는 지혜의 눈이자, 감각기관의 자극, 주변의 혼잡한 환경, 물리적 소리를 극복하고 작가 내면의 시각, 정신적 내공을 쌓은 눈이다.

권남희_외눈으로 보는세상展_갤러리 水_2012
권남희_외눈으로 보는세상展_갤러리 水_2012
권남희_외눈으로 보는세상展_갤러리 水_2012
권남희_외눈으로 보는세상展_갤러리 水_2012

권남희의 작업의 가장 큰 특징은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 발견을 개념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다양한 형식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일상에서 접하는 공책, 쇼핑백, 영화관람권 등이 그대로 액자에 담기기도 하고 때로는 확대되어 원래의 맥락을 넘어 작가의 경험이 반영된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What Time Is It There?』와 『Ten』은 작가가 런던의 ICA (현대미술연구소)에서 관람했던 영화 티켓을 모아 두었다가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는 2개의 영화 제목을 연결하며 마치 하나의 대화를 보듯이 구성한 것이다. 그 결과, 원래 맥락은 영화티켓이지만, 그 영화의 제목을 통해 재구성된 것은 멀리 떨어진 친구, 연인이 나누는 대화처럼 사적인 공간을 만들어낸다. 『I Am Safe』는 작가가 런던에서 유학하던 시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에 관한 글을 읽다가 발견한 글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작가가 처한 심리적 상태를 반영한 작품이다. "I am safe, nothing can injure me whatever happens"는 비트겐슈타인이 어릴 적 본 연극에서 한 인물이 받은 종교적 안정감을 설명하면서 사용한 문구로 불행의 끝자락에서 벗어나 절대적인 보호를 받는 순간적 느낌을 설명한 것이다. 권남희는 이 구절을 길거리의 광고판처럼 크게 제작한 금속패널에 담아내어 자신의 외로움과 불안함을 극복하는 위안처이자 타인에게도 그러한 보호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지판으로 삼는다. 네온은 작가가 좋아하는 매체 중 하나이다. 네온으로 제작된 숫자들은 마치 전시장 벽을 하나의 공책 페이지처럼 만들어버린다. 이 작업은 그동안 『Meet Me at the Station』 등 네온으로 만든 일련의 작품들처럼 작지만 밝게 타는 불빛을 통해 오브제이면서도 마치 그 자체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권남희_외눈으로 보는세상展_갤러리 水_2012
권남희_외눈으로 보는세상展_갤러리 水_2012

『조용한 세상(Quiet World)』은 아마도 권남희의 사고를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작업으로 공격적이고 허황된 욕망으로 가득한 세상에게 보내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이 세상에 가장 필요한 것은 침묵의 소리라고. ■ 양은희

Vol.20120311b | 권남희展 / KWONNAMHEE / 權南喜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