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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30pm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4층 Tel. +82.2.722.7760
이흥덕의 근작에서 도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욕망과 심리들이 서로 마찰하는 현상들 사이에서, 안락하고 풍부한 휴식이 가능하도록 시간을 확보한 이들을 통해 우리들 삶의 현주소를 역설적으로 제시해 준다. '별장'에서의 안락한'휴식'과 대비되는'지하철'과 '맥도날드'에서의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투는, 군대의 제식훈련처럼 수동(적이자 자동)적으로 반복되어, 이제는 몸에 익숙해진 묘하고 불안한 질서(?)를 구축한다. 아수라 혹은 지옥에서의 휴가와 같은 새디즘(혹은 마조히즘)적 달콤함으로 말이다.
정교하게 연산되고 디지털로 다듬어진 정보와 자본의 교배가 파생시킨 신자유주의 구조에서, 질주하는 속도와 자본에의 욕망은 우리의 두뇌(혹은 감성)를 또 다른 차원으로 변주시킨다. 생각할 틈조차 허용되지 않은 채, 비비고, 바득거리며, 투쟁하는 생존현장에서, 정보와 속도를 자본화 하거나 그런 구조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있는 사람들만이 안락한 휴식의 시간을 그 대가로 얻을 수 있다. 휴식의 확보, 즉 시간의 축재야말로 권력의 또 다른 얼굴에 다름 아닌 시대, 소유의 이데올로기가 작동되어 생산해 낸 휴식과 안락의 메카니즘이 바로 오늘, 후기 자본주의의 도시다.
이흥덕 회화의 이런 형상성은 오늘날 우리들 삶의 반영이자, 거기에서 발생하는 작가내면과 심리에 대한 추상적 토로다. 사회적 사건과 서사를 포착하면서, 갈등하는 자신의 심리를 동시에 드러내는 이흥덕 특유의 어법이 그 바탕이다. 관념적 희망과, 비판적 입장과, 그리기에의 탐닉이 더해지며 일상과의 틈새에서 부대끼는 일상적이지 않은 불안한 정서가 화면을 구성한다. 우리들과 같은 소시민적 삶의 태도에서 비롯되는 사유와 심리의 공통분모를 발견한 자연주의적 관찰과, 작가 특유의 감성이 결합되어 드러내는 도회적 정서는, 리얼하게 현실을 반영하지만 단순하게 묘사하거나 서술하는 범주에 있지 않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폭력적 상황에 반응하는 자신의 몸(감각)에 대해 사유하고, 그것을 회화적으로 되새김질하는 작업과정을 통해 일차원적인 내용전달 이상을 말하는 것이다. 그게 일러스트가 아닌 회화의 맛이다. 이흥덕의 그림이 지겹지 않은 이유다. ■ 김진하
Vol.20120309e | 이흥덕展 / LEEHEUNGDUK / 李興德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