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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215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EONBUK PROVINCE ART MUSEUM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인사아트센터 제1전시실 Tel. +82.2.720.4363 www.jbartmuse.go.kr
천천히 움트다-난(蘭) ● '천천히 움트다-난(蘭)' 전(展)은 수묵과 채색을 통해 자연과 생명을 표현하고자 했던 그간 일련의 작품들과 그 맥을 같이한다. 개인적으로 자연의 경이로움 및 생명의 신비 또 그 안에 숨어있는 우주의 원리를 고찰해보고, 수묵과 추상적 조형을 통해 이를 구현하고자 노력해왔다. 기존 작품들을 통해 선보인 현대적 담묵 스타일, 추상적 조형, 전통적 소재의 재해석은 이같은 '우주의 원리'와 '생명의 비밀'을 심미적 언어를 통해 외부와 소통하고자 했던 나 자신의 의지적 표명이었다. 삶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이뤄지는 작품 활동이지만 '생명의 찰나(刹那)'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고, 이를 담아내 보는 이들과 소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번 개인전에서 선택한 소재는 난초(蘭草)다. 난초는 매화(梅花), 국화(菊花), 대나무(竹) 등과 함께 사군자(四君子)를 이루는 네 가지 대표 식물 중 하나다. 예부터 군자의 품성을 지녔다고 해서 사군자라고 불린 '매란국죽(梅蘭菊竹)'은 올곧은 선비정신과 자연을 상징하는 표상이었다. 특히 난의 단아함과 고귀함은 선비의 절개를 표현했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소재로 채택돼왔다. 난초는 깊은 산중에서도 그 은은한 향기를 멀리까지 퍼뜨리기 때문일 것이다.
산중은 아니지만 성냥갑과 같이 갑갑한 아파트에 살면서도 나 역시 난 향기에 어느덧 익숙해졌다. 어디서 가져왔는지 그 출처를 일일이 알 수 없지만 남편이 하나 둘씩 가져다 놓은 난들이 조그만 온실을 만들 규모가 됐기 때문이리라. 처음엔 처(妻)보다 난을 곰살맞게 챙기는 남편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겨울을 지나 꽃망울을 터뜨릴 때면 은은한 향기, 여성적 아름다움, 강인한 생명력에 나 역시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단아한 모습의 난을 보며 나 역시 옛 선인들처럼 난 속에 서린 선비정신과 자연의 생명력을 되새겨 보곤 했다. 그것이 이번에 사군자중 가장 먼저 난의 '현대화 작업'을 마음먹게 된 결정적 이유 중 하나다.
그림의 형태나 기법이 간단할수록 그 소재 자체에 부여된 상징적 의미가 더 중요하게 부각된다. 그러기에 이번에는 좀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작품에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전에 자연현상인 비, 바람, 구름, 빛, 어두움 등을 새로운 추상적 모습으로 재해석 했듯 난도 단순함과 일상적 평범한 속에서 현대적으로 해석하고자 노력했다. ●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다가오면 생명들은 겨우내 웅크렸던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보이기 시작한다. 모든 생명은 천천히, 아주 조금씩 움트기 시작한다. 이번에도 이러한 자연과 생명의 순간을 독자적인 먹과 색의 스타일, 추상과 구상의 어울림으로 조화롭게 표현하고자 시도했다.
그간 개인 작품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첫 개인전은 2002년 '수묵과 자연'이라는 제목으로 추상화를 담았고, 2007년에는 인사아트센터에서 그동안의 모티브였던 '생명-움직임'이라는 제목으로 수묵에 색을 가미해 구상과 추상을 접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2008년에는 '터-움직임'이라는 테마로 전시를 했다. 이번 '천천히 움트다-난' 전에서도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자 했으며 향후에도 다양한 스펙트럼(spectrum)의 창작활동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 김서영
Vol.20120215d | 김서영展 / KIMSEOYOUNG / 金瑞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