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다른 이 날

미술, 수원에서 길 찾기展 ③   2011_1206 ▶ 2011_1212 / 월요일 휴관

오늘, 또 다른 이 날-미술, 수원에서 길 찾기展 세미나_2011_1125_수원예총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11206a | 오늘, 또 다른 이 날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1206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경수미_권성택_권용택_김리윤_김석환_김성배 김수철_김영섭_김찬일_김희곤_남기성_남부희 박성현_박용국_박용복_박종만_안재홍_우무길 유지숙_윤기섭_이석기_이선열_이오연_이윤기 이윤숙_이윤엽_이해균_전경선_조성근_최세경 최승일_홍성일_황은화_황제성

주최 / 수원예총 주관 / start운영위원회 후원 / 수원시, 기업은행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수원시미술전시관 SUWON ART CENTER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송정로 19 전관 Tel. +82.31.243.3647 www.suwonartcenter.org

● 아래 글은 '오늘, 또 다른 이 날展' 부대행사로 진행된 세미나 중 엄관현의 "일본의 사례를 통해 본 지역미술의 지역성과 국제화 전략" 발제문입니다.

세상과 지역을 바꾸는 일본의 비영리 문화예술단체, NPO와 공공미술 프로젝트 ● 지난 2006년 공공미술추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공공미술을 통한 지역문화 활성화운동이 중앙정부를 비롯하여 지자체 정부와 문화재단, 그리고 예술단체 등에 의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공공미술을 통해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운동이 문화관광체육부를 중심으로 서울시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 정부와 단체 등에 의해 새롭게 모색,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역사가 서구나 일본에 비해 길지 않은 만큼, 지속적인 운영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단발적인 지역행사나 축제로 그치고 마는 등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음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공공 미술프로젝트와 지역문화 활성화 운동은 해결해야 할 수많은 숙제들을 풀지 못한 채 추진되고 있으며, 그런 만큼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지금도 계속 되풀이하고들 있는 게다. ● 그렇다면, 우리의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지역문화운동과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을까? 이를 최근, 일본의 지역문화 활성화운동과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새로운 주체로 부상한 일본의 비영리 문화예술단체, NPO (Non-profit Organization)의 활동을 중심으로 해 알아보고자 한다. NPO. 분명 우리에겐 조금은 낯설고 생소한 개념이자 이름이다. 이 낯선 집단이 일본의 지역문화운동과 문화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새로운 문화예술운동의 핵심주체로 부상하고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 수수께끼와도 같은 단체와 활동사례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이들이 우리의 지역 문화예술 운동과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시사하는 점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일본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그 현황과 변천과정 ●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공공미술 개념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전문용어로서 정착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에서 공공미술 사업이 사회적 차원의 문화 활동으로 도입되는 것은 1960년대서부터. 당시에는 「공공미술」이 아니라 「야외조각」이라는 개념으로 수용되었다고 한다. 1961년 야마쿠치현 우베시와 1964년 효고현의 고베시가 시정부의 주도 하에 도심의 공원에서 『야외조각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전시에 참여한 조각 작품을 시정부가 구입, 「시민의 문화적 계몽」을 위해 그 조각 작품들로 도심의 거리와 공원을 장식하고 꾸미는 「거리 만들기」 운동을 실시한다. 이러한 움직임이 전국의 지자체 정부에 신선한 자극을 주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이를 계기로 일본에서는 공공미술에 대한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 붐을 일으키며 범사회적인 운동으로 정착하게 된다. ● 그 후, 버블경제의 호황에 힘입어 80년대에 들어서면 일본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CSR) 활동의 일환으로 메세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게 되는데, 이 여파로 일본에서도 민간기업에 의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박차를 가하게 된다. 예전에 비해 많이 감축되긴 했으나, 버블경제의 붕괴로 인한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 속에서도 일본 민간기업의 메세나 활동은 2000년대 이후에도 변함없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되어, 아직도 일본의 주요 문화예술 사업은 대부분 기업의 참여와 지원금에 의존해 이뤄지고 있다. 일본 기업의 문화예술사업 지원과 참여 활동에서 단지 변화가 있다면,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는 지난 80~90년대의 미술관 건립, 전시회 후원, 예술품 구입 같은 직접적인 참여방식에서 예술가 및 문화예술 관련 단체 지원, 예술 프로그램 개발 등 같은 사업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라 하겠다. 2000년대 이후,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일본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지역문화 활성화운동 역시 중앙정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대부분 민간을 주체로 한 문화예술 지원과 참여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는 전체 기업의 70%에 해당하는 숫자의 기업이 메세나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연간 평균 약 8,500만 엔에 가까운 금액을 메세나활동, 즉 문화예술 활동 지원과 참여를 위해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지역과 세상을 바꾸는 일본의 비영리단체, NPO ● 한국에서는 지난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증폭되고 있으나, 우리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사람들에게서 큰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보다는 시민운동 차원에서 조직화되어,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해 시민과 정부, 시민과 사회를 쌍방향적으로 이어주는 사업을 범사회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NPO라는 우리에게는 아직은 낯선 이름의 사회적 조직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보수의 유무에 관계없이 본인의 확고한 사회적 미션과 공동체 의식 아래, 문제의식을 품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구성원들로 조직되어, 「개인」과 「특정 집단」을 위해서가 아니라 「불특정 집단」과 「다수」의 이익을 증진하는 공익사업을 집단적이고 조직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비영리조직 NPO. 이 단체는 사실 넓게 보자면, 사회적 기업의 또 다른 형태이다. 하지만 아래의 표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한국에 널리 알려져 있는 NGO, 사회적 기업과는 다른 성격의 사업목적과 형태를 갖고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데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명실상부 일본 사회의 새로운 변혁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NPO는 1995년 한신지진을 계기로 그 이름이 일본사회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 정체가 알려지면서, 1998년 일본 여야당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NPO의 활동을 정부 차원에서 범국가적으로 조직화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이 제정되고, 2002년 일본의 유명 주류회사인 아사히맥주를 중심으로 한 「메세나-NPO 커뮤니티」가 결성되면서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2011년 현재, 의료, 복지, 환경, 인권보호, 어린이 교육, 학술, 마을 만들기 사업, 문화예술 등 총 17개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NPO는 무려 3만 4천여 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특정비영리촉진법」에 법인으로 등록, 활동하고 있는 단체는 불과 198개. 아주 아이러니컬한 통계수치이다.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제정되어, 현재 500개(2010년 말 기준,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 수는 총 66개)가 넘는 사회적 기업이 정부에 등록하여 세제 혜택과 지원을 받고자 하는 우리나라와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집계결과가 아닐 수 없다. ● 바로 이 점이 우리의 사회적 기업과 일본의 NPO가 어떤 점에서 다르고, 지향하는 목적과 미션이 어떻게 다른지를 밝혀주는 점이기도 하다. 일본의 NPO 역시 민간 기업 혹은 중앙정부와 지방지자체의 지원과 후원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직접적인 지원을 받거나 하기보다는 사업을 위탁받는 형태로 지원기관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데 더 역점을 두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이들은 자신들에게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에 전적으로 「의존」하거나 그들과 「타협」적인 관계를 맺어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가기보다는 지원 단체 또는 기관에 자신들의 사업미션과 활동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분명하게 보장해 줄 것을, 그리고 양자의 관계가 종속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협력 내지는 협동」 체계 속에서 맺어지고 있는 것임을 강조함으로써, 재정적 지원과 관계없이 사업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인정받고, 이런 조건 속에서 자신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활동과 사업목적을 실행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에게는 정부의 「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조차 일개의 형식에 불과한 장치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고, 목적의식과 뜻이 서로 분명하고 맞아떨어진다면 최소수의 인원, 적은 운영자금만으로도 충분히 단체를 조직하고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는 것이기에 애써서 「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에서 요구하는 사항에 맞춰 조직을 구성할 필요도 없고, 원대한 사업계획을 세워 지원과 혜택을 받고자 하지도 않는다. 이들에겐 오직 자신들의 사회적 사명감과 사업을 해야 하는 명확한 목적의식, 그리고 당위성이 우선이지, 사회적 인정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부수적인 요건에 불과할 따름인 것이다. ● NPO는 물론 뜻을 가진 사람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 설립되어 운영되는 조직이다. 그리고 이들이 비록 비영리를 목적으로 회원들의 회비와 기부금, 조성금, 여러 기관과 단체들로부터의 보조금과 지원금, 그리고 무상의 자원봉사자들과 참여자 등에 의해 활동을 유지해 나가는 조직이긴 하나, 100% 순수하게 무상의 구성원들로 조직된 단체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영리를 추구하는 수익사업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비영리적인 사업만 하는 단체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상업적 성격이 강한 미국의 NPO처럼 일본의 NPO 역시 재정적 자립을 위해 유료 또는 유상의 서비스사업을 하기도 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팔기도 하고, 컨설팅과 같은 활동을 통해 수익사업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사회적 사명감과 공동체 의식을 갖고 참여하는 이들에 의해 설립, 운영되는 조직인 만큼, 이들이 거둬들이는 사업수익금은 NPO 활동에 참여한 구성원들에게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유상의 구성원으로 고용한 직원들의 급여와 사업진행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가기 위한 운영자금으로 투자되어 재사용되기도 하고, 지역사회의 발전기금으로 환원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이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통해 거둬들인 이익을 개인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도모하는 사회적 미션과 과제를 성취하고 해결해 나가는 밑거름으로 재투자, 사용하고들 있는 것이다. 일본의 NPO는 최근,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전통적인 NPO 형태에서 벗어나 서비스형 NPO로 전환들 하고 있는데, 전통적인 NPO와 서비스형 NPO의 차이점, 그리고 시장경쟁력과 수익사업을 통해 사회적 기여를 도모하는 사회적 기업들과 이들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는 아래의 표를 참고하기 바란다.

3. 일본 문화예술단체 NPO 활동의 성공사례 ● 현재, 일본에서는 전체 NPO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가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순수하게 문화예술 사업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추진하고 전개했던 예전과 달리, 교육, 복지, 지역 활성화 및 마을 만들기 사업, 그리고 유휴시설의 재활용 등 같은 다른 분야의 사업을 결합해 문화예술 사업을 도모하고 모색하는 단체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2003년 발족된 『전국 아트 NPO 포럼』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매년 전국을 순회하며 포럼을 개최, 성공적인 사례를 통해 새로운 사업과제와 문화예술계의 현안 문제를 공동으로 모색하고 조직적으로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일본의 문화예술 분야 NPO가 역점을 두고 참여하고 있는 사업은 주로 「문화행사 주최 사업」, 「문화시설 관리 및 운영 사업」, 「예술단체 지원 사업」, 「문화예술 감상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 사업」과 「예술을 통한 서비스사업」, 「공적 문화예술자원 활용 사업」 등. 이 가운데에서도 최근에는 특히 「예술을 통한 서비스 사업」, 「공적 문화예술자원 활용 사업」과 관련된 단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예술을 통한 서비스 사업」이란 기존의 개별적인 운영형태를 통합하여 아티스트와 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사업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문화예술단체의 유대관계 조성에 초점을 맞춰 어린이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하는 등의 사업을 전개하는 NPO의 활동을 말한다. 그리고 또 「공적 문화예술자원 활용」 사업은 낙후되거나 해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지역의 공적 시설을 문화예술 시설로 재활용, 지역의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고 관리할 뿐만 아니라 그 시설물들을 거점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이벤트와 문화교류 및 협력관계를 조성하는 사업들을 개최하여 지역의 문화 환경을 새롭게 조성해내고 지역 공동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NPO의 활동을 말하는데, 그 몇몇 성공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아사히 아트 페스티벌 ● 2002년부터 일본의 유명 주류회사 아사히가 일본 전국의 NPO와 공동으로 조직한 전국적인 문화예술 네트워크. 매년 지역재생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전국의 문화예술 관련 NPO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공개모집에 지원한 NPO의 제안 사업을 100여 명으로 구성된 실행위원회가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하면, 아사히는 재정지원만을 담당하고 선정된 NPO에 의해 제안사업이 전국의 도처에서 1년 내내 실행되는 사업이다. 단순히 예술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회를 개최하는 사업보다는 지역주민과 지역작가(내지는 예술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문화예술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여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주민에게 문화예술 접촉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문화적으로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프로세스 중심의 사업에 역점을 둬 진행되고 있다.

2) BankART1929 ● 2004년부터 요코하마 시정부와 NPO단체가 협력관계를 조성하여 요코하마 항만 주변의 역사적 건축물과 산업시설을 문화적으로 재활용하고 있는 도심재생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2004년부터 요코하마시 정부가 3개의 기업으로부터 건물을 기증받으면서 추진되었으나, 현재는 일본해운에서 기증한 창고를 아트스페이스로 개조한 『BankArt Studio NYK』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3개의 기업으로부터 건물을 기증받으면서 요코하마 시는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2개의 NPO를 하나로 통합, 「BankART1929」라는 NPO 단체로 새롭게 법인화하여, 요코하마 시는 아트스페이스로 개조된 건물들의 장소운영비, 광열비, 운영 위탁비, 사업보조금 등 재정적 지원을 담당하고, 이 건물들의 위탁경영권을 위임받은 NPO는 전시와 공연을 비롯한 아티스트 렌지던스, 출판, 교육, 컨설팅 등 연간 600여 개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개최하여 사업수익을 거둬들이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이 시설들을 통해 걷어 들인 수익금은 요코하마 시에 환수되지 않고 NPO의 사업운용자금으로 재투자되어 NPO의 운영과 다양한 문화예술사업의 개발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BankArt Studio NYK』는 3년마다 개최되고 있는 『요코하마트리엔날레』의 메인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한 곳이다.

3) 니시수가모 창작사 ● 2004년, 도쿄 도심에 위치한 토박이동네 토시마 구 니시수가모의 폐교를 문화예술 창작 및 아티스트 레지던스 공간으로 전환, 토시마 구 지방정부가 『아트 재팬 네트워크』와 『예술가와 어린이』라는 두 개의 NPO에게 운영을 위탁해 진행되고 있는 아트 프로젝트. 지역 주민들의 문화 놀이방 역할을 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아티스트들이 유/무상으로 참여하고 있는 문화예술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 지역주민들을 위한 미술 축제, 퍼포먼스 아트를 특화한 아티스트 렌지던스 운영 등을 역점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국내외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국제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벌 『F/T』를 매년 개최하고 있기도 하다.

4) 에치고츠마리 트리엔날레 ● 「교류인구의 증가」, 「지역의 정보발신」, 「지역의 활성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996년 지자체 정부를 중심으로 트리엔날레추진위원회가 조직되어, 지난 2000년부터 3년마다 개최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지아트 이벤트. 2008년 트리엔날레의 자립과 발전을 위해 지역주민과 지역 외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NPO 에츠고츠마리 사토야마 협동기구」가 설립되어 추진위원회와 「NPO 에츠고츠마리 사토야마 협동기구」가 공동으로 트리엔날레를 개최, 운영하고 있는데, NPO는 추진위원회에 트리엔날레를 통해 지역의 빈집과 폐교의 이용, 경작을 포기한 토지의 재활용, 지역주민의 고용확대 등 지역 내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으며, 트리엔날레가 열리지 않는 기간 중에는 트리엔날레를 통해 새롭게 마련된 문화자원을 활용, 지역사회의 내재적인 문제점들을 문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전체인구가 5만 8천여 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변변한 대형 숙박시설 하나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니카타 현의 토오카마치 시를 무대로 지난 2009년 가을, 50일 간 개최된 제3회 에치고츠마리 트리엔날레에 38만여 명의 외지인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었다. ● 이 밖에도 NPO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역재생과 활성화를 위해 공공미술 프로젝트 추진위원회 또는 공익법인 등의 법적 조직이 재정을 담당하는 단체 내지는 기관과 별개로 설립되고, 이러한 조직들이 정부와 민간 기업들로부터 지역재생과 활성화를 위한 문화예술 사업을 위탁받아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독립적으로 운영해 가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 역시 나름대로 큰 성과를 올리며 문화예술계의 새로운 화젯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크게 이목을 끌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성공사례라 할 수 있는 『나카노죠 비엔날레』와 『쿄토 예술센터』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5) 나카노죠 비엔날레 ● 2007년부터 쿤마 현의 작은 온천마을에서 지역의 폐가와 폐교, 농가, 상점가 등을 무대로 지역재생을 위해 추진된 공공미술 프로젝트이다. 기본적으로 이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현지에 체류하며 작품제작과 작품설치 장소를 스스로 선택하도록 되어 있으며, 비엔날레 중에는 작품 전시 외에도 지역주민과 관람객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이 다양한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된다. 전체 인구가 불과 1만 7천여 명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시골마을 나카노죠 시에서 두 달 동안 열린 2011년 제3회 대회에 약 35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었다.

6) 쿄토 예술센터 ● 2000년부터 쿄토 시의 도심에 자리하고 있는 폐교를 재활용헤 시작된 『지역재생을 위한 공공미술프로젝트』로, 쿄토 시로부터 경영 위탁을 받은 독립법인이 현재, 「지역문화의 재생을 위한 문화예술 거점 시설」로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일본의 유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시설이기도 하다. 현대미술 관련 전시회를 비롯하여 음악, 연극, 댄스,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개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레지던스, 도서관, 그리고 예술작가 활동 지원, 예술에 관한 정보 수집, 일반시민들의 문화 교류 등의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쿄토 시의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고려, 현대 문화예술 이벤트 외에도 하이쿠, 노, 전통음악학교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전통문화 관련 프로그램이 함께 개발되어 쿄토 시 특유의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쿄토 시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지역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쿄토 시 예술가 융자제도」, 「쿄토 시 예술가 장려제도」 등을 대행하여 운영, 관리하고 있다.

4. 일본 NPO 활동이 우리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시사하는 것들 ● 일본에서 NPO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지역재생을 위한 문화예술 사업이 모두 다 성공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는 일본사회에서 최근, 사회적으로 크게 논의되고 있는 「공생(共生)」과 「행복지수(GNH)」의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이들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 아닌가 싶다. 특히 이들이 자신들의 문화예술 사업을 통해 지역재생을 위한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 지역주민의 문화예술 소비와 체험의 기회를 증진시켜 삶의 질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아티스트들에게도 창작의 기회를 새롭게 제공해 주고 지역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는데, 이를 통해 공공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예술가와 지역사회, 예술가(단체)와 지역주민들 간의 유대관계를 새롭게 조성해내 지역 공동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들로 인해, 현재 일본의 NPO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정부로부터는 자신들의 문화예술 정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이끌어 나갈 중요한 롤 모델이자 핵심주체로 재평가 받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공공미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가능성을 제시하고 증폭시켜 주는 매개체로 재인식되고 있다. 다시 말해, 일본에서는 지역사회, 중앙정부와 지자체 정부, 민간 기업 모두가 NPO를 공공 문화예술 사업의 협동 파트너이자 지역사회의 노쇠화와 고령화, 지역경제의 활성화, 고용창출 등 오랫동안 일본사회가 해결책을 찾아내지 못하고 계속 끌어안고 있던 사회문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인식의 전환을 도모해 줄 중요한 사회적 주체로 파악, NPO에 대해 크게 기대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들 있는 것이다. ● 그렇다면 NPO의 활동에 일본사회가 기대를 걸고 이들의 활동이 성공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NPO에 위탁사업을 시행한 지자체의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최근의 몇몇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지자체의 문화사업 담당자들은 NPO의 활동이 무엇보다도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그 경험에서 비롯된 넓은 인적 네트워크와 조직력을 겸비한 전문가들에 의해 사업이 계획되고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NPO 활동의 최대 장점이자 성공요인으로 손꼽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사람들이 사회적 사명감과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 유/무상으로 활동하고 있는 NPO 구성원들의 전문성이 시민과 사회, 시민과 정부, 시민과 예술가(단체)를 연결해 주는 중간다리, 즉 매개체 역할을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십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NPO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 대부분이 현장 감각을 갖춘 지역 출신자 아니면 지역에 거주하는 전문가들이고, 이들이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경험에 토대를 두고 지역발전을 위한 문제의식과 사회적 사명감에서 이끌어낸 지역밀착형 사업을 주체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NPO 활동의 또 다른 성공요인으로 들 수 있겠는데, 현재 일본 전체 NPO 가운데 약 40%에 가까운 단체가 한 지역만을 거점무대로 설정,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이들이 자금 및 재원조달에 있어서도 운영의 독립성, 「협동과 협력」의 관계를 강조하며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고 있는 동시에 이들에게 사업을 위탁하고 있는 재정기관들 역시 사업을 이들에게 위탁함에 있어서 NPO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존중해 상호 간의 장기적인 대화와 협의를 도모하고, NPO의 사업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 또한 NPO의 활동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준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 「사업을 맡긴 이상, 믿고 지켜 볼 것」. 지역발전을 위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오랫동안 참여하고 있는 일본의 NPO 전문가가 지난 여름, 우리에게 남기고 간 말이다. 그리고 NPO와 관련된 일본의 여러 조사보고서에서도 자주 접하게 되는 문구이다. 이 말은 다시 말해, 공공미술 내지는 지역발전을 위한 문화예술 사업은 절대로 짧은 기간 내 성과가 나올 수 없는 사업이므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일시적이고 단발적인 인적 구성을 피해야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단기적인 안목으로 사업계획을 세우지 말고 상호 신뢰 속에서 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가라는 뜻인데, 장기적인 관점에서보다는 단기적인 계획으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사업결과에 의해 인사 처리가 단행되고 사업계획이 수정되는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계에서는 분명 되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 더불어 중앙정부와 지자체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 크게 의존해 추진되고 시행되는 우리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지역문화 활성화운동에게 현재,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부와 예술가, 정부와 지역주민, 그리고 예술가와 지역주민을 중립적인 위치에서 연결시켜 줄 중간다리, 즉 매개체의 역할을 담당해 줄 운영조직이 아닌가 싶다. 예술작품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적 환경을 재조성하고자 하는 생산성 일변도의 전시형 사업을 일시적이고 낙하산식의 인적 구성에 의해 추진하고 진행시키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역발전과 재생을 위한 문화적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더불어 지역주민, 지역의 예술가 모두가 함께 자리해 지역의 문화공동체를 일궈나갈 수 있는 소비자주권주의적인 토대를 조성하고, 그 토대를 통해 지역사회의 자립과 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하고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갈 독립된 운영조직을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모색하고 육성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하나 더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지금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지역문화 활성화 운동이 누구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고, 누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계획되고 추진되는 사업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이들 모두 「아이가 행복해지려면 고기를 주지 말고 고기 낚는 법을 가르치라」던 옛말의 진의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되새겨 봐줬으면 하는 바이다. ■ 엄광현

Vol.20111230c | 오늘, 또 다른 이 날-미술, 수원에서 길 찾기展 ③

2025/01/01-03/30